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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1월 11일 금요일

Moving is hard


Moving is hard. So is moving a blog. So is moving money.


작년 재작년 몇 번의 일이 있은 후 네이버 블로그에서 옮기려고 했었다.
그래서 워드프레스와 구글블로거에 블로그를 열고 테스트를 해 봤었다.
적응하는데 시간이 많이 들어서 몇 번의 시행착오를 해보고 다시 네이버에 눌러 앉았다.

이번에 다시 차단을 당하고 나니 네이버에서 마음이 떠난 것을 알 수 있었다.
그러니 어디에든 적응해야 한다.
여기 블로거에는 필요한 기능이 어디 있는지 찾을 수가 없다.
정말 있기는 한 것인지도 모르겠다.
영어를 대충 번역해 놓은 항목들은 무슨 뜻인지 모르겠다.
부실한 설명서는 도움이 되지 않는다.

아침에 몇 십분 동안 겨우 10개의 글을 옮겼다.
포맷이 모두 깨져서 글을 처음부터 읽어가면서 옮겼지만, 그림이 깨진다.
여기에는 그림을 한번에 올리는 기능조차 없다.
몇 가지 다른 옵션이 있지만, 역시 익숙하지 않다.
왜 그렇게 그림을 많이 그렸나 후회가 될 정도이다.

2000여 개가 넘는 포스팅 중에 일부라도 옮겨보려고 했지만, 현실적이지 않다.
그러면서 점점 지금은 과거에 대한 정리가 필요한 시점이라는 것이 확실해진다.

돈이 어떻게 돌아다니는지, 그 놈들의 일부라도 나에게 오게 할 방법이 있는지 궁금해서 내 방식으로 이해해보겠다고 숫자와 그림을 들여다보기 시작한 것이 대략 5년 정도 되었다.
그러나 답보다는 질문만 늘었다.
내가 아는 것이 늘기보다는, 남들도 모른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자기에게 답이 없기 때문에 경제학자들은 정치가 문제라고 하고, 정치가들은 경제가 문제라고 하는지도 모른다.

작년에 8년 만에 처음으로 이사를 했다.

이사는 어렵다.
오랫 만에 하려면 더 어렵다.
이사가 어려운 것은 버릴 것, 버리지 말 것을 선택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블로그를 옮기는 것도 어렵다.
마찬가지로 남겨둘 것, 가져갈 것을 선택하기가 어렵다.

그런데 돈을 옮기는 것도 어렵다.
버려야 할 기회 비용이 있기 때문이다.
또 버려야 할 매몰 비용이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옆에서 배를 째주는 사람이 필요한지 모른다.
이렇게 어려운 경험을 하게 해 준 네이버와 ***에게 고마운 마음이 솟는다.



국민연금과 삼성

2012/01/12



국민연금으로 삼성을 견제할 수 있나.
http://sisun.tistory.com/699


새사연에서 나온 글이다.


국민연금이 삼성전자의 지분을 6% 소유하고 있고, 삼성생명에 이어 2대주주라고 한다.
연기금이 재벌기업들의 주주가 된 후, 주주로서의 권리를 주장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그런 점에서 연기금이 '주주로서 감시기능을 발휘하는 것은 어떤 주주라도 반길 일이지 경계할 일은 아니'라는 점에는 100% 찬성한다.
그러나 글의 핵심처럼 보이는 마지막 구절은 사족을 넘어서 심각한 문제를 안고 있다.


'그런데 하나의 문제는 이런 것이다. 소액주주운동이 비판받았던 것처럼 국민연금도 주요 주주로서 수익이나 주가·배당과 같이 주주이익 차원에 국한된 이슈를 넘어설 수 있는가. 삼성의 무노조 경영이라든지 일감 몰아주기 관행이라든지, 납품기업에 대한 과도한 가격 인하 등에 대해 주주의 이익보다 국민의 이익이라는 차원에서 경영참여를 할 수 있는가. 국민연금이 국민의 돈이고 국민은 투자수익 몇 푼보다 재벌개혁으로 얻을 이익이 더 크다면 당연히 그렇게 행동해야 한다. 그러나 아직은 정부가 이런 수준의 주주권 행사를 위해 준비하고 있다는 소식은 들리지 않는다.'


소액주주운동이 비판을 받았다고 한다.
분명히 기억에 나는 것은 소버린이 SK지분을 14.9% 소유한 후 최태원의 퇴진을 요구했던 것이다.
보통 소액주주와 장하성이 먹튀 외국자본의 하수인으로 이익실현을 도왔다고 한다.
그러나 소버린은 최태원 일가에 의해 가치가 훼손되고 있던 sk의 지배구조개선을 이끌어 내서 기업가치의 상승을 가져왔고 관련 주주 모두에게 이익을 가져왔다.
반면 무지한 국민과 타락한 정부의 도움으로 살아남은 최태원 일가는 sk의 자금을 빼돌려서 무당의 조언으로 선물로 도박을 하던 과거의 행태를 반복하고 있다.
이 사람들은 소액주주운동이 비판을 받아야 하는지 먹튀논쟁으로 소액주주운동을 방해한 자들이 비판을 받아야 하는지 아직도 판단을 못하고 있다.


국민연금이 주주의 이익보다 국민의 이익이라는 차원에서 경영참여를 해야 한다고 한다.
국민연금이 국익을 판단해서 주주총회에 참여해야 한다는 것이다.
주주의 이익을 판단하는 것도 쉬운 일이 아니다.
대주주가 횡령하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배당이 유리한지, 투자가 유리한지 판단하는 일은 어렵다.
투자를 하더라도 언제 어디에 해야할 지 판단하는 것은 더 어렵다.
그런데 그것을 넘어서서 국민의 이익을 판단해야 한다고 한다.
한마디로 불가능한 일이다.


재벌기업이 이익을 추구하는 것이 국익에 반하는 것이라고 철썩같이 믿는 사람들이 많다.
그런 사람들도 재벌이 수출을 통해 벌어들이는 이익은 국익에 기여한다고 믿는다.
그런 분열적인 생각을 하는 정치인들이 시키는 데로 대기업에 대한 주주권을 행사하면 어떤 일이 생길까?


무노조경영, 일감몰아주기, 납품기업에 대한 가격인하 등을 대표적인 예로 든다.
주주가 노조가 기업에 득이 될까 해가 될까를 판단하는 것은 노동자가 판단하는 것과 같을 이유가 없다.
노조 자체가 문제가 아니라 어떤 노조냐가 문제가 된다.
재벌기업들의 귀족노조는 재벌일가만큼 부도덕하고 기업의 이익을 파먹는다.
주주의 적이라는 말이다.


일감몰아주기는 보통 대주주의 지분이 높은 기업으로 이익을 빼돌리는 방법이다.
이것은 원칙적으로 막는 것이 주주에게 득이 된다.
그러나 그런 것을 빌미로 중소기업에게 무조건 사업기회를 넘기라는 것도 말이 되지 않는다.
정부, 정치가 상생을 위해 공정한 룰을 만들고 심판을 역할을 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그러나 정치적 개입으로 대기업들의 사업기회를 원칙적으로 박탈하는 것은 수출이 중요하지 않은 나라에서나 가능한 것이다.
달러중독에 걸린 나라에서는 어불성설이다.


납품기업에 대한 가격인하도 비슷한 맥락에서 볼 수 있다.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불공정한 거래 관행을 손보는 것은 정부, 정치의 몫이다.
대기업이든 중소기업이든 시장의 규칙을 준수하면서 경쟁하는 것이 필요한 것이다.


MB정부 들어 물가를 잡기 위해 시장에 직접적인 규제를 많이 가했지만 성공한 것이 없다.
전기, 석유, 가스, 버스, 식료품 등등..
그들이 예상치 못한, 그러나 시장은 예상하고도 남은 부작용들만 많이 발생되었을 뿐이다.


사회주의적인 세계관을 가진 사람들은 근본적으로 프로레타리아 독재의 환상에서 벗어나지 못한다.
시장만능주의, 신자유주의를 비판한다고 하는 사람들의 대부분이 그렇다.
규제와 통제.
이것은 현 정부에서 시장과 맞서기 위해 수도 없이 벌어졌던 일이다.
그런데 적어도 100년 가까이 진행된 실험에서 배운 것이 하나도 없는 좌파들도 똑같은 방식으로 문제들을 해결할 수 있다고 믿는다.


정부는 심판의 역할을 해야지 선수의 역할을 해서는 안된다.
이것을 현 정부는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그런데 한국의 좌파들도 똑같은 생각을 하고 있는 것이다.
(그래서 정권이 바뀌는 것을 바라기는 하지만 큰 기대는 없다. 또한 MB정권에서도 경제성장이 가능했던 것처럼 다음 정권이 누가 되어도 가능할 것이라고 본다. 대한민국은 지도자가 중요한 나라가 아니다. 힘이 없어 보여도 국민이 가장 강한 나라다.)


정부가 국민연금에게 주주의 이익을 위해 최대한의 자유를 허락하는 것은 효과가 있을 것이다.
그러나 정부가 자신의 정치적 목적을 위해 국민연금을 이용하기 시작하면 2050년경에 고갈될 연금의 미래는 더욱 어두워진다.
MB정부에서 4대강 사업에 국민연금을 이용하려고 했고, 부족한 세수를 위해 국민연금에 주식매매수수료를 부과했다.
국민들이 국민연금에 조금이라도 노후를 기댈 생각이 있다면, 잘 판단해야 한다.


국민연금은 오로지 투자한 기업의 주주로서 주주의 이익만을 위해 판단하고 행동하도록 하는 것이 최선이다.



효율적시장 vs 삼성전자


2012/04/04



버핏은 효율적 시장가설을 인정하지 않는다고 한다.
또한 자신이 반례를 구성한다고 볼 수 있다.
많은 다른 가치투자자들도 시장이 효율적이면 자신이 초과수익을 얻을 가능성이 감소할 것이라고 믿는다.


가설의 지지자들은 버핏을 운좋은 원숭이에 비유한다.
수억의 투자자 중에서 버핏같은 사람이 안 나오는 것이 이상하다는 것이다.
그런 관점에서는 버크셔도 다른 투자회사와 비슷하게 망할 수도 있는 것이다.


버핏을 포함해서 벤자민 그레이엄의 영향을 받은 일단의 투자자들이 수십년간 모두 성과가 좋은 것은 운으로 설명할 수 없다.
이외에도 장기적인 성과가 훌륭한 가치투자자들이 의외로 많은 것은 사실이다.
그런데 책으로 알려진 유명투자자의 투자방식은 본질은 유사할지언정 모두 다르다.
그래서 가치투자의 실체가 무엇인지는 알기가 어렵다.


그럼 이해하기도 쉽지 않은 가치투자가 특별한 방법인가?
꼭 그런 것 같지도 않다.
그로스와 같은 유명 채권투자자의 글과 책을 보면 대상이 채권일뿐 가치투자자와 매우 비슷한 방식의 계산을 하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버핏이 주식을 이자가 증가하는 채권이라고 얘기한 것을 보면 가치투자자가 채권투자자의 아류가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든다.


소로소, 로저스를 포함한 유명한 투자자들은 가치투자자와 다르다는 것은 누구나 알 수 있다.
그러나 그들은 '가까운' 미래에 사람들이 원하는 것,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계산하는 것처럼 보인다.
그 점은 비슷한 것처럼 보인다.


장기적인 성과가 뛰어나서 투자의 귀재로 불리는 사람들이 서로 다른 시기에 다른 방법으로 다른 대상에서 수익을 올린다.
또 그런 사람들은 황금기의 시장보다 성과가 뛰어나다.
그런데 이사람들도 시장의 일부를 구성할 뿐, 시장 밖에 있는 것이 아니다.
시장 안에서 치우침이 있는 것은 지극히 정상적이다.


보통 비판의 대상이 되는 효율적인 시장은 이성적이고, 균질한 사람으로 구성되고, 정보유통이 빠른 환상적인 시장이다.
그러나 버핏같은 초인과 범인이 적당히 섞인 현실의 시장도 평균적으로 효율적일 수 있다.
버핏이 보통사람들에게 미국 인덱스 펀드를 추천하는 것은 장기적으로 시장의 평균은 효율적으로 움직인다는 것을 믿기 때문일 것이다.
가끔 투자에 대해서 묻는 사람들에게 무조건 인덱스펀드를 추천하는 것은 한국을 믿고, 버핏도 믿기 때문이다.


다양한 투자자들이 평균적으로 효율적인 시장의 일부라면, 다양한 기업이 평균적으로 효율적인 시장을 구성하는 것도 이상할 이유가 없다.


시장이 효율적이면 삼성전자로 초과수익을 기대하는 것이 불가능한가?
한 번 바꿔본다.
삼성전자는 많은 전문가들이 주목하고 있기때문에 '항상' 시장에서 적정한 평가를 받고 있는가?
그렇지 않다.


그렇다고 이것이 시장이 효율적이지 않은 증거도 아니다.
시장이 효율적이면 혹은 정상이면 대형주에서 초과수익이 생길 수 없다고 믿는 사람들은 원래 많았다.
최근 한발 더 나아가 삼성전자만 많이 올랐다고 시장이 정상이 아니라는 주장을 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내가 보기에는 그래서 시장이 정상이고, 그래서 시장이 효율적이다.


그냥 평균적으로 효율적인 시장에 다양한 투자자, 다양한 기업, 다양한 평가, 다양한 시기가 존재할 수 있다고 보면 될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