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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4월 8일 월요일
조폭자본주의
M&A, 대주주교체, 가장납입, 주가조작, 횡령, 분식회계, 자본잠식, 상장폐지.
상장된 주식회사가 막장으로 가는 경우에도 대개는 여기까지가 보통이다. 그런데 조폭이 끼면 납치, 폭행, 공갈, 협박, 살인까지 등장한다.
1920, 30년대 미국 갱들의 전성시대에 알 카포네와 같은 갱들은 증인을 법정에 세우기가 실질적으로 불가능한 살인이 아니라, 장부로 증명할 수 있는 탈세혐의로 법의 심판을 받았다. 그런데 한국에서는 술집 영업권보다 상장기업 경영권을 획득하는 것이 쉽다. 액수가 아무리 커도 형량이 살인보다 적다. 수백원, 수천억을 횡령한 재벌 오너들도 기껏해야 몇년의 형량과 집행유예, 사면, 복권을 받게 된다.
조폭이 주식시장을 아수라장으로 만들고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이들을 단죄하는 것뿐 아니라 비슷한 범죄를 근절하기 위해서는 원칙을 바로 세우는 것이 필요하다. 조폭들이 해먹은 돈을 다 합쳐도 지난 10여년간 천억대에 불과할 것이다. 그러나 재벌 오너들은 각자 혼자서도 수천억씩을 해먹었다. 어떤 재벌은 그야말로 조폭과 똑같은 짓을 자행하기도 했다.
미국의 자본주의 초기를 도금시대라고 부르고 당시의 악덕 자본가들(모건, 록펠러, 카네기...)을 강도귀족(robber barron)이라고 불렀다고 한다. 나중에 자신의 이름이 붙은 대학도 세우고, 자선사업에 관여했다고 하지만, 그들이 부를 축적하던 과정은 그야말로 피로 얼룩졌다. 한국의 재벌들이 부를 축적하는 지난 수십년의 과정도 여러가지 면에서 비슷하다고 할 수 있다.
한국자본주의의 특성을 나타내는 말이 몇 가지 있다. 종종 회자되던 카지노자본주의라는 말은 지금은 진부한 느낌도 있다. 천민자본주의, 정실자본주의라는 말도 크게 다르지 않다. 신자유주의라는 말도 귀에 못이 박힐 지경이지만, 이런 말들은 기껏해야 한국 자본주의의 일부만을 설명하고 있다.
카지노자본주의나 신자유주의는 산업자본보다 금융자본이 우위에 있는 발달된 형태의 자본주의에나 어울린다. 국제적인 분업을 고려해서 한국이 변방에 있다고 본다면 크게 틀리지 않았다고 할 수도 있지만, 산업자본이 지배하는 한국의 상황에서는 좀 억지스럽다.
천민자본주의라는 것은 시민사회가 존재한 적이 없는 역사적 배경에서 관용, 연대감같은 덕목을 보유하지 않는 하층, 노블리스오블리쥬가 없는 귀족(노동귀족, 졸부, 재벌), 영혼이 없는 지식인 같은 존재들이 섞여 있는 총체적인 천민들의 자본주의를 표현하는 것이겠지만, 저런 식으로 뭔가를 규정하는 것이 가능하다면 차라리 '서민자본주의'라고 하는 편이 마음이 편하다. 어차피 정치적이고, 감정적인 용어라면 국민 다수가 선호하는 서민을 쓰지 않을 이유가 없다. 나는 서민, 너는 천민이라고 한다면 할말은 없다.
한국사회 전체가 여전히 정실에 의해 영향을 받는 것은 명백한 사실이지만, 핵심재벌기업들의 이윤이 대부분 내부에서 창출된 것이라기 보다는 외부에서 획득된 것이기 때문에 (현대차, 삼성전자의 이익이 국내에서 폭리를 취해서 생긴 것이라고 믿는 사람들과는 말을 섞지 않는다. 한국에서는 박통이 외국자본을 끌어들이기 전에 자본의 본원적 축적이 진행되지 않았고, 이후에도 대부분 수출도 벌어들인 것이다. 사촌이 땅을 사면 배가 아프다.) 정실자본주의라는 말도 한국자본주의에 대해 왜곡된 이미지를 조장한다. 그래도 90년대까지는 그렇다고 해도 할말은 없었을 것이다.
진짜 조폭들이 술, 마약이 아니라 자본 시장에 진출해 돈을 벌고 세력의 확장을 꾀하고 있다는 점이 조폭자본주의의 핵심이 될 수는 없다. 그러나 진짜 조폭이 상장회사를 접수할 수 있는 것은 제도적인 규제도, 자율적인 정화작용도 충분히 작동하지 않는 시장이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다. 한국에 대한 국제적인 인식은 선진국의 턱밑이라고 하지만, 미국 자본시장과 비교하면 1930년대 이전의 어느 시기와 비슷하다고 할 수 있다.
재벌들의 마피아적 행태에 대해 얘기하지만, 마피아는 서양산이고, 이에 해당하는 동양산은 바로 조폭(삼합회, 야쿠자...)이다. 마피아에 비교되는 집단들(종교, 조폭, 검새, 모피아, 향우회)은 의리를 중요시하는 가족같은 질서가 유지된다. 군사부일체처럼 노골적으로 묶어서 얘기하거나, 군신유의, 부자유친으로 구분해서 얘기하거나 마찬가지이다. 시키면 하는 상명하복이 바탕이 되지 않으면 존재하지 않는 관계들이다. 만약 질서를 깨는 자가 나오면 철저하게 복수하는 것까지 다르지 않다. 김용철의 책을 보라.
시키면 한다.
하면 된다.
시키면 된다.
이것이 *으로 밤송이를 깔수 있는 한국에서 통하는 삼단논법이다.
이것이 한국의 재벌들이 국민소득 2만불까지 한국경제를 밀어올린 방법이다.
지금까지 성공적인 방법이 앞으로도 통할지 알 수 없다.
일본식 자본주의가 한계에 부딪혔던 20년 전, 1등 일본은 역사속으로 사라졌다.
한국은 1등 근처에도 가본 적이 없고, 그런 생각을 하는 사람조차 없다.
만약 삼성전자, 현대차가 거둔 성공이 더 이상 지속되지 않더라도 그것이 우연이 아니라면 제 2, 제 3의 기업들이 그런 위치에 올라갈 수 없을까?
성공한 국가의 발전과정을 복제하는 것은 쉽지 않을 것이다.
성공한 기업의 발전과정도 복제하는 것이 쉽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신생, 후진 조폭이 선진 조폭의 발전과정을 복사하는 것은 어떨까?
삼성전자의 성공이 조폭적 질서의 진화를 의미하는 것일까? 해체를 의미하는 것일까?
한국조폭의 진화와 한국재벌의 국제적인 성공신화.
결론을 내리기 어렵지만, 같은 방향일 가능성이 높다.
그렇다면 조건이 바뀌지 않는 한 비슷한 부류들이 등장하는 것도 예상하기 어려운 일은 아니다.
천민자본주의라는 것은 시민사회가 존재한 적이 없는 역사적 배경에서 관용, 연대감같은 덕목을 보유하지 않는 하층, 노블리스오블리쥬가 없는 귀족(노동귀족, 졸부, 재벌), 영혼이 없는 지식인 같은 존재들이 섞여 있는 총체적인 천민들의 자본주의를 표현하는 것이겠지만, 저런 식으로 뭔가를 규정하는 것이 가능하다면 차라리 '서민자본주의'라고 하는 편이 마음이 편하다. 어차피 정치적이고, 감정적인 용어라면 국민 다수가 선호하는 서민을 쓰지 않을 이유가 없다. 나는 서민, 너는 천민이라고 한다면 할말은 없다.
한국사회 전체가 여전히 정실에 의해 영향을 받는 것은 명백한 사실이지만, 핵심재벌기업들의 이윤이 대부분 내부에서 창출된 것이라기 보다는 외부에서 획득된 것이기 때문에 (현대차, 삼성전자의 이익이 국내에서 폭리를 취해서 생긴 것이라고 믿는 사람들과는 말을 섞지 않는다. 한국에서는 박통이 외국자본을 끌어들이기 전에 자본의 본원적 축적이 진행되지 않았고, 이후에도 대부분 수출도 벌어들인 것이다. 사촌이 땅을 사면 배가 아프다.) 정실자본주의라는 말도 한국자본주의에 대해 왜곡된 이미지를 조장한다. 그래도 90년대까지는 그렇다고 해도 할말은 없었을 것이다.
한국 자본주의의 특징을 가장 잘 설명하는 말은 아쉽지만 재벌자본주의라고 할 수 있다.
그런데 최근 벌어진 사건을 보면서 한국자본주의의 특징을 조폭자본주의라고 요약할 수도 있겠구나 하는 생각을 했다.
진짜 조폭들이 술, 마약이 아니라 자본 시장에 진출해 돈을 벌고 세력의 확장을 꾀하고 있다는 점이 조폭자본주의의 핵심이 될 수는 없다. 그러나 진짜 조폭이 상장회사를 접수할 수 있는 것은 제도적인 규제도, 자율적인 정화작용도 충분히 작동하지 않는 시장이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다. 한국에 대한 국제적인 인식은 선진국의 턱밑이라고 하지만, 미국 자본시장과 비교하면 1930년대 이전의 어느 시기와 비슷하다고 할 수 있다.
재벌들의 마피아적 행태에 대해 얘기하지만, 마피아는 서양산이고, 이에 해당하는 동양산은 바로 조폭(삼합회, 야쿠자...)이다. 마피아에 비교되는 집단들(종교, 조폭, 검새, 모피아, 향우회)은 의리를 중요시하는 가족같은 질서가 유지된다. 군사부일체처럼 노골적으로 묶어서 얘기하거나, 군신유의, 부자유친으로 구분해서 얘기하거나 마찬가지이다. 시키면 하는 상명하복이 바탕이 되지 않으면 존재하지 않는 관계들이다. 만약 질서를 깨는 자가 나오면 철저하게 복수하는 것까지 다르지 않다. 김용철의 책을 보라.
시키면 한다.
하면 된다.
시키면 된다.
이것이 *으로 밤송이를 깔수 있는 한국에서 통하는 삼단논법이다.
이것이 한국의 재벌들이 국민소득 2만불까지 한국경제를 밀어올린 방법이다.
지금까지 성공적인 방법이 앞으로도 통할지 알 수 없다.
일본식 자본주의가 한계에 부딪혔던 20년 전, 1등 일본은 역사속으로 사라졌다.
한국은 1등 근처에도 가본 적이 없고, 그런 생각을 하는 사람조차 없다.
만약 삼성전자, 현대차가 거둔 성공이 더 이상 지속되지 않더라도 그것이 우연이 아니라면 제 2, 제 3의 기업들이 그런 위치에 올라갈 수 없을까?
성공한 국가의 발전과정을 복제하는 것은 쉽지 않을 것이다.
성공한 기업의 발전과정도 복제하는 것이 쉽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신생, 후진 조폭이 선진 조폭의 발전과정을 복사하는 것은 어떨까?
삼성전자의 성공이 조폭적 질서의 진화를 의미하는 것일까? 해체를 의미하는 것일까?
한국조폭의 진화와 한국재벌의 국제적인 성공신화.
결론을 내리기 어렵지만, 같은 방향일 가능성이 높다.
그렇다면 조건이 바뀌지 않는 한 비슷한 부류들이 등장하는 것도 예상하기 어려운 일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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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 카포네
http://shindonga.donga.com/docs/magazine/shin/2013/02/20/201302200500013/201302200500013_1.html
http://www.mt.co.kr/view/mtview.php?type=1&no=2013040509383200118&outlink=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