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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7월 9일 토요일

공부 안하는 의사때문에 지속된 섬망 tramadol-induced delirium -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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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madol이 섬망의 원인이었다는 의심이 들어도 일단 끊고 섬망이 사라지지 않으면 다른 문제를 생각해야 한다.

반대로 울트라셋이알세미(트라마돌37.5mg)를 끊고 증상이 사라져도 다른 조건이 바뀌어서 결론을 내리기 쉽지 않다. 퇴원으로 환경이 바뀌었고, 약이 몇가지 바뀌거나 줄었고, 트라마돌 주사제(50mg)가 중단되었으니, 내가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증상이 개선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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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에서 무슨 처치를 했는지 차트를 볼 수 없지만 병원에 매일 다니면서 보고 메모했던 것과 퇴원후 계산서와 함께 나온 처치 내역서를 보면 무슨 행위를 몇 번 했는지 비슷하게 짐작할 수 있다.

섬망 증상을 내가 평가하는 것은 실제로 매우 어려운 일이다.
이것은 전문가들의 평가와는 전혀 다를 수도 있다.
그러나 이상한 증상들을 기록해 놓은 것이 조금 있어서 상중하 정도로 임의로 구분했다.

증상이 수술 후에 심했다.
수술이나 통증이 섬망의 원인이라면 피할 수 없는 일일 수도 있지만, 이전 글의 논문을 보면 술전 술후의 진통 관련 처치를 개선해서 사라지게 할 수도 있다.

섬망치료제를 투여후 개선되는 시기가 있었다.
그런데 알지 못하는 이유로 퇴원며칠 전부터 악화되었다.
다행히 퇴원 후에 트라마돌을 끊고 나서 이틀만에 극적으로 개선되었고, 3일째 증상이 없다.

며칠동안 증상이 더 없다면, 정신과 상담 후 섬망치료제를 끊을 예정이다.
아직은 그렇게 될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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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과의사에게는 뛰어난 수술실력을 갖추는 것이 최우선일 것이다.
그래서 성과가 좋으면 이름도 날리고 충분히 돈도 벌 수 있다.

그러나 여기에 조금만 더 공부하면 환자와 관련된 심각한 문제들을 예방하거나 해결할 수 있다.
그런데 그렇게 하지 않는다면 이유가 있을 것이다.
그것을 스스로 명확히 밝혔다.

'다 그렇게 하기 때문이다.'

해왔던 대로 해서 큰 문제가 없다면 그렇게 하는 것이 맞다.
그러나 심각한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면, 개선해야 한다.

문제의 발생을 인지하는 것은 환자도 보호자도 가능할 수 있지만, 개선하는 것은 전문가 스스로 바꾸지 않으면 바꾸기 어려운 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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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번째 수술 후 정확히 한달이 지났다.
섬망이라는 심각한 문제가 거의 해결되어 가는 것처럼 보인다.


만약 전문병원이 아니라, 서울의 빅5 대학병원에 있었다면 어땠을까?

아마 보호자나 환자가 지속해서 불평을 하면 신경과 혹은 정신과에 의뢰했을 것이고, 레지던트나 펠로우가 찾아와서 기록을 살펴보고 트라마돌을 다른 진통제로 바꾸었을 것이고, 그렇게 하고 나서 섬망이 사라졌을 것이다. 그래도 사라지지 않으면 또 다른 시도를 했을 것이다.
아니면 적어도 입원기간 동안 정신과에서 섬망치료제 titration이라도 진행했을 것이다.
아마 그 의사는 다음 번에 같은 문제가 반복되지 않도록 예방조치를 했을 것이다.


내가 왜 대학병원이 아니고, 전문병원에 갔을까?

수술을 잘 하는 의사가 있었기 때문이다.
그것도 집에서 가까운 곳에 병원이 있었기 때문이다.


내가 무엇을 잘 못 했을까?

전문병원의 수술 전문가들은 수술은 많이 해서 수술실력은 급격히 늘어도 사는데 지장없으니 공부를 안 할 수 있고, 공부를 안해서 새로운 지식을 받아들이지 않을 수 있고, 무식해서 크고 작은 과실이 발생해도 다양한 전문가 그룹의 피드백을 받지 않아도 되는 상태라는 것을 간과했다.
고인 물이라는 것이다.


앞으로 전문병원에서 치료해도 될 상황이 발생하면 어떻게 할 것인가?

힘들어도 멀리 대학병원에 가는 것을 일순위로 놓을 것이다.
이번 문제는 일단 끝난 것으로 보이지만, 상당한 시간이 지날때까지 판단할 수 없다.
다음에 돌이킬 수 없는 문제가 발생하면 내가 감당하기 어려울 것이다.





공부 안하는 의사때문에 지속된 섬망 tramadol-induced delirium -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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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원하던날 월요일에 비가 왔다.
퇴원수속을 마치고 아버지를 집에 모신 다음 다시 정신과를 방문했다.
섬망 증상이 악화되어 급히 퇴원했고, 약이 다 떨어졌다고 보고했다.
수술후 섬망이라고 보기에 기간이 길고, 악화되고 있으니 만약 1주일 정도 더 경과를 보고 개선이 없으면 대학병원의 정신과나 신경과에 1-2주정도 입원하는 것을 고려해야 한다고 하신다.
파킨슨(레보도파)약과의 상호작용때문에 섬망치료제(quetiapine) 용량을 결정하려면 의사가 자주 관찰해서 적정용량을 결정(titration)할 필요가 있다고 하신다.

OMG

이제 4주만에 퇴원했는데 다시 입원이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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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달치 약은 거의 한 보따리라고 볼 수 있다.
이 약을 역시 노인인 어머니가 잘 드릴 수 있을까 정리하면서 보니 울트라셋이알세미라는 약이 보였다.
입원해 있을 동안에도 저녁마다 드시던 약이었다.
처방해서는 안되는 내과 방광약을 찾으면서 뒤져볼 때 봐서 알고 있었다.

그런데 갑자기 이약이 nsaid가 아니라는 생각이 났다.
성분이 아세트아미노펜 325mg, 트라마돌염산염 37.5mg이다.
타이레놀이야 누구나 아는 것이지만, 트라마돌은 그렇지는 않다.
마약은 아니지만 아편양 수용체에 작용하기 때문에 마약성 진통제가 가지는 중추신경계 효과는 어떤 것이라도 나타날 수 있다.

울트라셋이알세미서방정 [ Ultracet ER Semi Tab. ]http://terms.naver.com/entry.nhn?docId=2128287&cid=51000&categoryId=51000

4.1. 이상반응
1) 과민증: 쇽 등의 과민증상이 나타날 경우에는 투여를 중지한다.
2) 전신장애: 무력증, 피로, 홍조, 때때로 흉통, 경직, 실신, 금단증상이 나타난다.
3) 순환기계: 때때로 고혈압, 고혈압악화, 저혈압, 부정맥, 심계항진, 빈맥이 나타난다.
4) 중추신경계 및 말초신경계: 현기, 두통, 진전, 때때로 운동실조, 경련, 긴장항진, 편두통, 편두통 악화, 불수의근의 수축, 지각이상, 혼미, 현기증이 나타난다.5) 소화기계: 복통, 변비, 설사, 소화불량, 방귀, 구내건조, 구역, 구토, 때때로 연하곤란, 혈변 (melena), 혀부종이 나타난다.
6) 정신과적 장애: 식욕감퇴, 불안, 착란, 도취, 불면증, 신경과민, 졸음, 때때로 건망증, 이인증, 우울증, 약물남용 및 의존, 감정 불안정, 환각, 발기부전, 악몽, 비정상적 사고가 나타난다.7) 혈액계: 때때로 빈혈이 나타난다.
8) 호흡기계: 때때로 호흡곤란이 나타난다.
9) 비뇨기계: 때때로 단백뇨, 배뇨장애, 핍뇨, 뇨저류가 나타난다.
10) 피부: 소양증, 발진, 발한, 두드러기 증가
11) 기타: 간기능 이상, 체중감소, 이명, 비정상적인 시야, 오한이 나타난다.

흔하게 쓰는 약이고 부작용/이상작용 중에  흔한 것이 어지럼증, 울렁증, 구토 등이다.
이약은 자기전에 통증을 없애기 위해 먹는 것이지만 이것만 쓴 것이 아니고, 하루 한번 tramdol 50mg을 주사했다.

합치면 적지 않은 양이 입원기간 내내 투여된 것이다. 37.5 mg + 50 m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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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약 이것이 지속된 섬망의 원인이라면 두말할 필요없이 빼야하지만, 통증이 심할 수 있고, 의존성도 생겼을 수 있으니 고민스럽다.
그래도 통증을 참을 수 있다면, 섬망 증상으로 정신과에 입원하는 것을 피할 수 있다.
일단 약국에 가서 타이레놀이알 650mg짜리를 30개 사왔다.
한번에 30개 달라니까 약사가 흠칫 놀라면서 하루 최대 6개까지만 가능하다고 설명을 한다.

일단 그래놓고 논문을 찾기 시작했다.
세상이 좋아서 tramadol delirium 으로 구글링을 하니 주루룩 많이도 뜬다.
그것도 몇년 이내의 최신 논문들도 꽤 있다.

tramadol-induced delirium이라는 개별 항목이 있을 정도이고, 수술때문이든 아니든 노인 중환자에서 통증 조절을 위해 이 약을 쓴 경우에는 꽤 높은 빈도로 섬망이 발생한다는 것이다.


미국에서 보고된 부작용 빈도로 보면, 부작용을 보고한 4만명 중 341명이 섬망이다.

트라마돌의 사용이나 부작용 발생 수가 낮지 않다는 점을 고려하면 1%에 미달하지만, 중요한 부작용/이상작용이라고 볼 수 있다.
더구나 위험요인이 있다면 어렵지 않게 의심할 수도 있다. 

그래서 나름 원인을 발견한 것으로 생각하고 다시 병원으로 달려갔다.
면식이 없던 것은 아니지만, 따로 만날만한 처치는 아니라서 진료끝나는 시간에 문앞에서 기다리다 잠깐 조우했다.


q) 찾아보니 트라마돌이 섬망을 일으킬 수 있으니, 뺐어야 하는 것은 아닙니까?
a) 다 그렇게 합니다. 별 문제 없습니다.

q) 울트라셋 빼고, 타이레놀만 먹는 것은 괜찮습니까?
a) 많이 아파하지 않으면 그렇게 하셔도 됩니다.


아예 트라마돌의 부작용가능성을 고려하지 않으니, 리스크가 높은 환자에서 조심하거나, 증상이 발생한 환자에서 다른 것으로 대치하는 것을 기대할 수는 없는 일이다.

애초에 따질 생각이 있던 것도 아니었고, 약을 바꾸는 것을 물어보려는 목적이었으니 더 얘기할 이유가 없다. 또 시간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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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 논문을 좀 더 찾아보았다. 그 중에



리뷰논문이고, 위험 요인들이 잘 정리되어 있다.
위험요인들이 매우 많지만 그 중에서도 마약성 진통제는 섬망을 유발하는 몇가지 주요 약에 포함될 정도로 중요한 요인이다.


입원환자에서 섬망이 일단 발생하면 사망률이 높아진다.
그래서 낮추려는 노력들을 한 모양이다.
많은 위험 요인 중에 노인, 파킨슨, 마약성 진통제는 중요한 요인이다.
노인, 파킨슨은 어찌할 수 없는 조건이지만 진통제는 바꿀 수도 있다.
그러면 어떤 일이 생기나?

Delirium after fast-track hip and knee arthroplasty

220명 환자에서 아편양 진통제를 쓰지 않고 빠르게 퇴원시키는 방식을 적용했더니 섬망이 아예 발생하지 않더라는 얘기이다.


요점은 오피오이드 수용체에 작용하는 약물은 어떤 것이든, 섬망을 유발할 가능성이 있다고 봐야 하는 것이다. 따라서 피할 수 있다면 피하고, 줄일 수 있다면 줄여야 한다. 
노인이고, 파킨슨 환자를 수술해야 한다면 더 피해야 하는 것이었다.
다른 방법으로 통증조절이 불가능할 경우 최소한으로 써야 하는 것이다.

트라마돌(트리돌), 울트라셋, 울트라셋세미 등은 이런 환자에서는 일단 쓰면 안 되는 약이었다.
위 논문에 있는 것처럼 대부분의 경우에 다른 약들로 대치가능한 것이다.




- 이어서 - 


공부 안하는 의사때문에 지속된 섬망 tramadol-induced delirium -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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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부 안 하는 의사(들)에 대한 얘기이다.
그래서 한달 동안 섬망을 겪은 환자와 보호자에 대한 얘기이다.


1

아버지는 80에 가까운 노인이고, 파킨슨병을 앓고 있다.
며칠전 퇴행성 관절염때문에 양쪽 무릎관절 치환술을 받고 퇴원하셨다.
보통의 의사는 파킨슨 환자를 수술하기 꺼려한다.
그러나 내가 간 병원은 의사가 20명에 달하는 큰 전문병원이다.
수술경과는 매우 좋고, 수술 후 한달이 지난 지금 아버지는 최근 2-3년 내에는 가장 잘 걷는 것으로 보인다.

결과적으로 다행이지만, 나는 보호자로서 한달동안 섬망이 지속된 환자를 지켜보는 것이 매우 어려웠다.
아직 예후를 단언하기 이르다.
다만 상황을 정리할 마음의 여유는 생겼다.


2

아버지에게 수술 다음날부터 섬망이 발생했다.
증상을 한마디로 요약하면, 헛소리를 하는 것이다.
치매환자같은 헛소리가 아니고, 정신병자같은 헛소리를 하는 것이다.
다양한 망상을 얘기하고, 환각도 의심스럽고, 며느리 사돈도 몰라보고, 기억도 왜곡되는 등의 증상이 비전문가가 명확히 구분하기는 어려워도 정상과도 치매와도 다르다는 것은 알 수 있다.

전형적인 섬망 증상들은 보통 2-3일 내에 사라지지만 노인, 파킨슨병, 큰 수술 같은 요인이 겹쳐있으니 연장될 수 있고, 대개는 기다리면 좋아진다고 들었다.
그렇게 첫번째 일 주일이 지나도록 상태는 호전되지 않았고, 반대쪽 무릎 수술을 받고도 지속되었다.
담담의를 만나서 상의하고 들은 것은 '파킨슨환자에 섬망 치료제를 쓰기 어려운 면이 있다. 섬망은 시간이 지나면 반드시 회복된다. 빨리 퇴원해서 안정된 환경으로 돌아가면 좋아진다. 드믈지만 몇개월 후에 회복되는 환자도 있다.'라는 것이었다.

이전에 파킨슨 치료를 담당하던 정신과 선생님께 진료를 받고 처방을 받으면 써도 좋다고 얘기를 들어서, 밖에서 섬망치료제를 처방받아 드렸고, 투여한 이후 일시적으로 증상이 개선되기도 했다. 
그러나 꾸준히 증상이 나타났고, 결코 없어지지 않았다. '헛소리'가 지속되었다는 것이다.

입원기간 간병인과 간호사들은 섬망증상을 수술후 생긴 문제가 아니라 원래부터 문제가 있던 것으로 치부했고, 그런 문제가 없었다고 얘기하면 그럴리가 있냐(자식이 그런 것도 몰랐냐)는 표정으로 돌아보기는 했다.

다행히 간병인은 매우 성실하게 섬망증상, 섬망 치료제 투여 후 수면, 소변 등의 변화, 운동기능의 변화 등을 잘 보고해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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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호사와 의사들은 수술 후 무릎 상태 이외에 대해서는 도움이 되지 않았다.
수술 다음날부터 섬망이 발생하고 소변줄을 제거한 뒤로 소변을 가리지 못해서 밤에 심하면 30분마다 소변을 보는 상황이 발생했다. 간병인이 심하면 3-4번씩 기저귀를 갈고 시트를 갈기도 했다고 한다.
이것을 간호사에게 얘기했더니 내과에 알려서 처방을 받겠다고 했다.

그러나 일주일동안 거의 매일 밤 소변을 못 가려서 기저귀를 채우고 살아야 하는 상황이었다.
전혀 증상의 개선이 보이지 않아서, 일주일이나 지난 후에 도대체 무슨 약을 쓰고있나 알아보니 베타네콜이라는 파킨슨환자에서는 금기이고, 빈뇨, 야간뇨 증상을 악화시키는 약을 추가하고 있었다.

이 약을 수술 후 발생한 요 정체에 루틴으로 투여하는 모양이다.
추측컨데 간호사도 의사도 환자가 수술후 소변보기 불편하면 기계적으로 처방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지 않고 환자의 증상을 악화시키고, 파킨슨환자에서 금기로 되어 있는 약을 처방했을 이유를 찾기 어렵다.

혹시 베타네콜이 섬망과 관련이 있나 싶어서 처방한 내과의사를 만나서 상담을 해보려고 했더니 바쁘다고 만나주지를 않았다. ***퀴들.
지*을 했더니, 바로 간호사가 (의사가 아니고) 약을 빼갔고 다음날부터 소변장애는 완전히 개선되었다.

결과적으로는 이 약과 섬망과는 별 상관이 없었을 것이다.
오히려 섬망치료제로 인해 소변 장애가 극적으로 개선되는 것을 확인했다.
(입원전 하룻밤에 4-5번에서 섬망치료제 투여 시 1번 전후)


4

수술받은 무릎의 재활이 실패하면 걷지도 못하는데다, 파킨슨병은 진행될 것이고, 거기에 정신이 나갔다면 가족이 돌보는데 한계가 있고, 그런 노인을 요양병원, 요양원으로 보내면 그것으로 인생은 끝이라고 봐도 된다.
그래서 무릎이 빨리 회복되기만 바랐는데, 다행히 두번째 수술후 2주 경과후에 퇴원가능하다는 얘기를 들었다.
빨리 퇴원하면 섬망증상 개선에 유리하지만, 집에서 재활 운동을 할 수 있는 여건이 아니라서 일주일만 더 입원하기로 했다.

그러던 중 섬망이 심해져서 대화가 잘 이어지지도 않는 상황이 발생했고, 악화된 상황이 이틀이나 지속되었다. 간병인이 화장실에 다녀오는 사이에 아버지가 병동 다른 곳에서 간호사들에 이끌려 돌아오는 상황도 발생했다.

입원후 3주 반 만의 상황이다.
수술 전 혼자서 20-30m도 못 움직이던 분이 마음대로 돌아다닌다.
대신 정신도 가출해버린 것이다.

글자 그대로 암울했다.
그래서 일요일이었지만, 무조건 퇴원을 결정했다.
월요일 아침에 가능하다는 얘기를 들었다.





- 이어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