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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8월 28일 일요일

아파트가격과 가계부채 6 - 대출과 주택공급이 늘면 미분양이 늘어난다



앞에서 총대출이 집값, 전세값과 관련이 높지만, 시기적인 차이가 명확하게 나타난다는 것을 확인했다.

이전에 주택공급이 증가하면 미분양이 증가한다는 것을 확인했다.
또한 주택공급과 미분양에는 명확한 싸이클이 나타난다는 것도 확인했다.

그럼 총대출은 미분양, 주택공급과 어떤 관련성을 보이는가?



아파트 미분양, 분양 - 주택 공급의 자동조절
http://runmoneyrun.blogspot.kr/2015/07/blog-post.html

이전 그림에 14, 15년의 숫자 몇개를 더해 연장한 것이다.
합쳐놓으면 전체를 보기는 좋은데 세부를 보는 것은 불편하다.
아래는 나누어서 비교한다.



공급이 증가하면 미분양이 증가한다.

이 사실이 일년 만에 명백해졌다.
그런데 당시나 지금이나 사람들이 착각하는 것이 있다.
공급, 미분양이 증가했으니 가격은?
이렇게 질문하면 현실을 설명할 수도 없고, 말세론자의 교리에 빠지기 쉽다.

공급, 미분양이 증가하려면 어떤 조건이 필요한가?
이렇게 질문하면 과거도 미래도 그럭저럭 이해할 수 있게 된다.




보정한 총대출과 주택건설호수 아파트건설호수를 비교했다.

건설호수는 일년간의 공급량이다.
총대출금yoy는 일년간 증가한 비율이다.

비교하기에 적당할 뿐 아니라, 관련성이 높다.

15년에 공급이 늘어났고, 대출도 늘었다.
안심대출을 통해 정부가 대출을 30조 늘렸으니 그만큼 공급이 증가하는 것은 당연하다.

30조를 풀면 주택공급을 얼마나 늘릴 수 있을까?
20-30만호 정도.
그렇다면 정부가 원하는 대로 진행된 것이다.




공급이 늘면 미분양이 증가한다.
15년에 증가하기 시작했으니, 3-5년은 진행할 것이다.

질문해보자.
미분양이 늘려면? 공급이 늘어야 한다.
공급이 늘려면? 가격이 올라야 한다.
왜 가격이 올라야 공급이 늘어나나? 기업의 이익이 늘어난다.
만약 가격이 많이 안 오르는 데도 공급이 늘어나면? 원가가 떨어져서 이익이 늘어난 것이다.
15년에 원가가 떨어졌나? 유가가 내리고, 금리가 내렸다. 그것도 많이.

공급은 앞으로도 늘어날 것이다.
미분양도 늘어날 것이다.

이것을 막으려면 주택가격을 내리면 된다.




미분양과 총대출과의 관련성은 적다.
그러나 총대출과 주택공급, 주택공급과 미분양의 관련성을 확인했으니 둘 간의 직접적인 관련성이 낮다는 사실은 덜 중요하다.



위의 그림은 대출, 주택공급, 미분양의 관계를 하나의 그림으로 보여준다.
앞에서 대출과 전세가격, 전세비율의 관계를 확인했으니 도식으로 정리해 보자.


대출 <- >주택공급 -> 미분양 -----> (공급, 가격)
대출 <- 전세가격 (2004 이전)
대출 <- 주택가격 (2004 이후)
대출 -> 전세비율 (2004 이후)


이제 다시 생각해보자.

공급이 늘면 미분양이 늘어난다.
이것은 누구한테나 당연하다.

대출이 늘면 미분양이 늘어난다.
당연한가? 반대로 생각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

직접적인 관련성은 낮지만, 시차를 두고 대출이 미분양을 늘리게 된다.
그 시차가 가격에 중요하다.
그 가격이 공급에 중요하다.


주택공급부족 이제 해소 중http://runmoneyrun.blogspot.kr/2016/06/blog-post_8.html


주택공급과잉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도 많은 것 같지만 그렇게 생각할 자유를 존중한다.
상대적으로만 보면 10년간 아파트의 공급이 적었고 이제 늘어나고 있다.
지속적으로 아파트의 공급이 늘어나려면 아파트의 상대적인 가격이 중요하다.

가격이 떨어지면 한해 35만호밖에 공급할 수 없고, 그것이 전문가들이 생각하는 적정수준인 모양이다.
그러나 그렇게 50년을 공급하면 1750만호이다.
내가 사는 동네에 50년짜리는 고사하고 30년이 넘은 집도 별로 없는 듯하다.
앞으로 선진국처럼 150년동안 고쳐가면서 살게 될까?
아파트도 그럴 수 있을까?
두고 보자.




아파트가격과 가계부채 5 - 대출이 늘면 전세비율이 내려간다



일반의 믿음과도 다르고, 이전의 내 믿음과도 다르다.
그러나 다르게 볼 방법이 없다.
이것이 집값이 오르면 대출이 늘어난다는 것과 같은 말일까?



전세비율 = 전세가/매매가

전세비율yoy = -(1년전매매가/현재매매가)*(매매가yoy - 전세가yoy)

               만약 매매가격의 변동이 작다면
               1년전매매가/현재매매가 ~= 1

전세비율yoy = - (매매가yoy - 전세가yoy) = 전세가yoy - 매매가yoy



전세비율변화율(전세비율yoy)이 매매전세변화율의 차이(매매가yoy-전세가yoy)와 근사적으로 같다는 것은 위의 계산처럼 확인할 수 있는 것이지만 실제 데이타를 비교해본 적은 없다.
또한 다른 사람이 비교한 것도 본 적이 없다.


전세비율변화율, 전세가변화율, 매매가변화율의 세가지 데이타를 총대출과 비교하면 해보기 전에는 짐작할 수도 없는 현상을 관찰할 수 있다.

1) 2004년 이전까지 아파트가격보다 전세가격이 은행의 총대출과 관련성이 높다.
97년 외환위기 이전까지는 비교할 필요가 없을 정도의 차이가 난다.

이 현상은 전세비율이 지속적으로 상승하는 2001년까지 벌어진 현상을 이해하는 데는 도움이 된다.
세입자가 은행에서 고리의 대출을 받아서 집주인에게 무이자로 빌려주는 대신, 집주인은 집값의 폭락에 대한 위험을 짊어지는 한국식 금융제도가 90년대에 빠르게 확장되었다는 사실을 보여준다고 할 수 있다.


2) 2004년 이후 총대출변화율이 매매전세변화율의 차이 혹은 (-)전세비율에 선행한다.

이 현상을 이해하는 것은 쉽지 않다.
그러나 이후에 벌어질 일을 이해하는 도구로 쓸 수 있다.




1
아파트값, 전세값의 변화율이다.



2
보정한 은행의 총대출과 아파트값을 비교하면 매우 잘 맞는다는 것은 앞서 확인했다.
그러나 그것은 외환위기 이후부터이고 이전 시기는 관련성이 보이지 않는다.

그런데 전세값과 비교하면 달라진다.



3
대출을 전세값과 비교해보면 88년부터 2009년까지 전세값이 총대출에 적은 시차를 두고 선행한다.
2004년까지는 관련성이 지나칠 정도로 높다.
매우 관련성이 높아서 직접 가계대출과 관련된 다른 자료로 비교해보면 좋지만 90년대의 다른 대출자료는 구할 수가 없다.
그러니 왜 관련성이 높은가라는 질문에 답하기는 어렵다.
그러나 상상력을 발휘하기는 어렵지 않다.

세입자가 전세보증금을 올려주기 위해 비싼 이자를 물고 대출을 받아서 집주인에게 무이자로 대출해줬다.

이게 90년대에 벌어진 일이다.
집주인의 무이자 대출이 공짜가 아니라 그만한 위험을 감수한 것이었다는 것은 외환위기 때의 깡통전세, 깡통주택이 증명했다.
외환위기의 일시적인 하락을 제외하면 매매가와 달리 전세가는 지속적으로 상승했고, 그 속도가 둔화된 것은 2002년에 들어서서 발생한 일이다.

90년대 기업대출이 은행대출의 많은 부분을 차지했고 외환위기에 망한 많은 은행들이 기업대출비중이 높아서이고 당시 주택은행, 국민은행이 개인에 대한 대출비중이 높아서 부실이 적었다고 하는데 기왕에 기업대출이 많은 것과 별도로 90년대 대출 증가의 많은 부분은 가계대출이 차지했다고 볼 수 있다.
그러지 않으면 전세가와 은행의 대출이 동행하는 현상을 설명할 방법이 없다.

2000년대 들어 전세보다 매매가 대출과의 관련성이 높은 것은 다시 언급할 필요없이 자명하다.




4
전세와 관련된 대출의 비밀을 한가지 알았지만, 오랜 과거의 일이다.
그런데 전세가와 매매가의 변화율 차이를 추적하면 최근 이상 현상이 나타난다.

위의 노란선이 두 변화율의 차이이다.



5
전세비율yoy는 전세비율 자체와는 전혀 다르게 보인다.
92년, 99년, 11년이 고점이다.

서두에 언급한 것처럼 전세비율변화율과 매매전세변화율의 차이는 부호만 바꾸면 거의 같다.
전세비율 자체를 대출이나 대출변화율과 비교하는 것은 관련성을 확인하기 어렵지만 전세비율의 변화율은 그렇지 않다.





6
총대출금변화율(노란선)이 전세비율의 변화율(파란선, 역축)에 선행한다.
대출이 감소하면 일정시간 이후 전세비율이 상승하는 것을 기대할 수 있다.

전세비율상승이 대출증가를 반영한다거나, 전세비율상승이 대출증가를 유발한다는 이전의 설명과 부합하지 않는다.

그래서 직관적으로 설명하기 어렵다.




7
똑같은 얘기이지만 총대출변화율(노란선)이 매매전세변화율의 차이(파란선)에 선행한다.


2001-2004년 이전에 총대출이 전세가와 관련이 높다가, 이후에 매매가와 관련이 높아진 현상과 관련이 있을테니 우연의 일치라고 보기는 어렵다.



8
예금취급기관의 가계대출과 비교해도 관련성이 상당히 높다는 점을 알 수 있다.

왜 이런 관계가 나타나는지 설명하기는 어렵다.
그러나 모르는 척하고 넘기기에는 관련성이 지나치게 높으니 예측의 도구로 이용할 수 있는지 고려할 필요는 있다.

최근 2년간의 대출증가 추세로 보면 벌써 전세비율이 하락했어야 한다.
15년 이후 어떤 원인으로 전세가격의 증가가 1년 이상 더 지속되었고 상대적으로 매매가의 상승이 제한되었다가 2016년 이후 그 원인이 사라지면서 차이가 줄었다.

의심되는 것은 내려갈듯 말듯 계속 내려가는 금리, 오락가락 갈팡질팡 난해한 부동산가계부채 정책, 낮은 금리때문에 월세로 전환하는 집주인들, 확인될 때까지 비싸도 전세로 버티자는 세입자들, 그런 세입자와 정부 사이에서 베팅하는 갭투자자들, 물들어올 때 배 띄우자는 건설업체들.

이 중에 있을지 알 수 없으나, 확인하면 대출과 전세비율사이의 불가해한 관련성을 이해하는 것도 가능할 것이다. 다행히 정부가 강하게 수박통을 두들기고 있으니 소리를 들어보면 보이지 않는 안쪽의 모습을 짐작할 수도 있을 것이다.


전세비율 관련한 내용은 정리하고 갈 필요가 있다.

길게 정리
1) 전세비율이 09년 이후 지속 상승했지만 1-2년 사이 지방부터 수도권 서울까지 꺾이고 있다.
2) 4번의 전세비율의 고점 이후 아파트값이나 전세값이 단기간에 내리는 일은 없었다.
3) 2004년 이전에는 대출과 전세값의 관련성이 높고, 이후에는 대출과 집값의 관련성이 높다.
4) 2004년 이후 대출변화율이 전세비율변화율에 선행한다.

한줄 정리
대출이 늘면 전세비율이 내려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