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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6월 26일 일요일

지뢰밭 risk risk risk 20220626

 

미래에 대한 잡설이니 데이타나 그림은 없다.


2021년 내내 유럽, 일본, 중국에서 에너지 대란이 나타나고 있었다.

가스가격, 석탄가격이 10배, 20배 오르고 전기도매가격이 20배-30배 올랐다.

전기소매가격은 2-3배까지 오르지만 20배씩 올리게 둘 수 없으니 전기회사들이 망하는 일이 여기저기서 나타났다.

왜 이런 일이 생겼나?

잘 모르니 관련된 이슈들을 늘어놓고 본다.


금융위기 이후 양적 완화. 08년

탈세계화. 트럼프? 브렉시트? 판데믹?

미-중 경제 전쟁. 트럼프 이후

선진국 고령화. 미국 제외. 

후진국 고령화. 인도 아프리카 천천히.

탄소에너지 퇴출. 15년 파리협정? 이전?

esg정책으로 전세계 전통 에너지 투자 감소. 14년 이후 

후쿠시마 사태. 11년

독일의 클린 디젤 사기 발각. 15년

전기차 시대 도래. 테슬라 로드스터 이후.


적당히 섞고 양념을 치면 대개는 설명이 될 것이다.



보통 최근의 인플레이션 원흉으로 지목하기보다 피해자인 것처럼 언급되지만, 독일은 50년 묵은 녹색당이 전세계에서 드물게 정권을 좌지우지 한 이래 석탄발전, 원자력발전을 축소 폐지하고 가스, 풍력, 태양력을 중심으로의 에너지 전환을 주도했다. 

독일은 전기차, 이차전지 관련된 기술에 대한 투자 대신 클린 디젤이라는 사기극을 기업, 국가의 차원에서 주도했고 많은 유럽국가들, 선진국들, 한국 등이 추종하도록 만들었다가 된통 당한 후 테슬라의 꽁무니를 약 5-7년 늦게 쫓아가고 있다. 

러시아의 가스를 낮은 가격에 장기 공급 받으면서 수출 경쟁력을 높이고 EU와 나토의 수장 역할을 하면서도 비용 지불은 최소화하는 이중적인 모습을 보였다. 

돌이켜 생각해보면 패전국 독일과 일본이 다른 것은 독일에게는 계속 빨대를 꽂을 수 있는 러시아(에너지)와 남유럽 (시장, 노동력)이 있고 유럽 경제가 단일 통화로 묶여 있다는 이점을 가장 잘 이용해왔다는 것 뿐 아닐까 싶다. 

에너지 위기 상황에서 독일은 여전히 러시아의 가스를 도입하고 있고, 석탄발전, 원자력발전의 재가동을 남보다 먼저 모색하고 있다. 양심에 털이 난 듯.



반면 일본은 미국, 한국, 중국, 대만과 긴밀한 공급망을 형성하고 있지만, 경제적 착취가 가능한 일방적인 관계는 아니었다는 차이가 존재한다. 

반대급부라면 유사시에도 남북한과 대만의 난민이 밀려들어갈 가능성이 적다는 점은 있을 것이다.



판데믹은 금융 위기 이후 10년 동안의 저물가, 저금리 기조 아래 진행된 인플레이션 압력 증가에 수요를 늘리고, 공급망 교란을 일으켜서 쐐기를 박은 것으로 보인다. 그에 비하면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은 막타를 날린 정도 아닐까 싶다.



코로나 시기 각국 정부와 중앙은행은 무제한 양적완화로 금융권에 돈을 넣었을 뿐 아니라, 실업보조금으로 기업과 가계에 직접 돈을 쏘아주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은 2월 이후 단기간 석유, 곡물 상승에 기여한 바가 있지만, 전쟁이 없었으면 현재의 인플레이션이 얼마나 감소할까?

(전쟁 가능성이 사전 반영되었을 가능성에 대해서는 전쟁 가능성을 유일하게 지속적으로 경고한 지도자 바이든(심지어 2.16 침공일까지 지정)의 경고를 전쟁 전에 치매노인 망언으로 보는 사람들이 대부분이었다는 것을 기억하라.)

역사에 가정은 재미있는 문제지만, 어려운 문제이고 다행히 파월이 힌트를 주었다.

며칠 전 파월의 청문회 발언 중 중요한 것은 거의 기정사실화된 경기 침체 같은 것이 아니다.

물가 상승의 원인이 어디에 있나 하는 것이다.



우크라이나의 전쟁이 미국의 인플레이션에 대한 일차적인 이유인지를 묻는 질문에 대해 파월의 단호한 대답은 이렇다.

https://www.zerohedge.com/markets/inflation-was-high-ukraine-powell-tosses-biden-back-under-bus

"No. Inflation was high, certainly before the war in Ukraine broke out."

아니다. 우크라이나의 전쟁이 발발하기 확실히 전에 인플레이션이 높았다.

파월의 머릿속을  들여다 본 것은 아니지만 전쟁이 끝나도, 전쟁과 상관없이 시작되고 증폭되어서 괴물이 되어버린 인플레이션은 어디 가지 않는다는 생각을 하고 있을 것이다. 그것이 자기 탓이라고 생각하는 지는 알 수 없다. 저 위의 지저분한 목록 중에는 원인이 분명히 있을 것이다.


요약하면 러-우 전쟁이 끝나면 미국 인플레이션은 2021년의 추악하고 끝이 안 보이는 상황으로 돌아갈 것이다. 2021년의 임금상승률이 7% 전후였다는 것은 기억하자.

 


미국 인플레이션은 돈을 흡수하고 임금상승률과 인플레이션 기대가 낮아져야 잡힌다. 

인플레이션 기대를 미시간대학 발표 말고, bei로 볼 수 있는데 이것은 연준이 채권을 얼마나 사들이는가에 달려있다. tips가 실질금리 ( 또는 실질 성장 전망)를 나타낸다고 보면 2020년 초부터 내내 마이너스였다가 1%에 육박하는 상황이 납득이 되나? 

만약 -1% 정도로 돌아가기만 해도 bei는 1.5%p 폭등한다. 연준이 보유한 채권에 tips와 bei를 마사지하기 위한 부분을 구분할 수 없지만, 열심히 노력하고 있다고 믿는다.


블랙박스같은 중국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는지 알 수 없지만, 판데믹이 정말 중국에서 사라지고 시진핑 황제가 정치경제에 대한 숙청을 완료하고 10월에 등극하면 올해 내내 진행되는 것처럼 보이는 경제 완화 정책이 강화될 수 있다고 본다. 


인플레이션이 쉽게 내려오기 어렵다는 것을 지금 의심할 필요는 전혀 없다고 본다. 나는 10% 이상으로 올라가도 놀라지 않으려고 마음의 준비를 하고 있다. 미국이 이렇다는 것이고 낮게 유지되는 한국의 물가는 보기보다 높고 높아질 것이다.


물가에 대한 얘기는 여기까지.


경기 침체는 이미 시작했을지도 모른다. 그런 상황이면 시작이 언제인지, 시작할지는 덜 중요하다.

경기 침체의 시작은 nber가 다양한 경제지표를 충분히 확인한 후에 선언하기 때문에 실제 시작에서 1-2년 지연되어 알게 된다. 분기별로 보고되는 gdp가 기준이 아니기 때문에 시작도 끝도 월단위로 표시된다.

상식적인 경기 침체의 정의는 2분기 연속 전분기 대비 역성장이 나타나는 것이다. 미국은 22년 1분기에 "예상과 달리" "역성장"을 기록했다. 만약 gdpnow가 시사하는 것처럼 어떤 이유로 역성장이 나타난다면 상식적으로는 침체이다.

다행히 2분기 이후 실제 성장률이 플러스로 나오더라도, 물가상승률 (gdp 디플레이터)이 10%에 가깝게 높게 유지되면 1% 수준의 실질 성장률은 노이즈 레벨에 불과하다. 

10% 명목 성장에 9% 인플레이션을 빼주면 남는 게 실질 성장인데 거의 잔돈 수준이라 본체가 성장이 아니라 인플레이션이라는 점은 논란의 여지가 없고, 전문가들의 관점에 따라 성장률은 0% 근처에서 오락가락 하기 쉽다.

그러니까 침체는 확인만 남은 것으로 본다.

침체가 지표로 확인되면  시장이 어쩌고 저쩌고는 알 바 아니다.






이제는 저런 매크로 인식에 기반해서 한국 시장의 가치를 판단해보자.

한국 시장 전체의 영업이익이 연초에 약 230조 정도로 추정되었을 것이다.




한국 전력의 적자 30조를 시장이 반영할 수 없는 구조가 문제라고 주장했었는데 지금은 정권이 발전소의 이익을 낮추고, 한전의 이익을 높이면서 조정하고 있다.

근본적으로 한전이 손익분기점에 도달할 정도까지 전기요금을 올리거나 정부가 보조금을 올려야 시장이 에너지, 전력 대란에 대한 적절한 이익 반영을 완료할 것이다.




앞에서 몇 번 언급한 반도체의 미래가 정말 어둡다면 이익이 얼마나 감소할까?

메모리 업체의 매출이 고점 30% 줄면 손익분기점 근처에 도달한다. 최악의 상황에 두 업체 합쳐서 연간 30조의 이익 감소가 나타난다고 본다.




한국은  판데믹 시절 많은 자영업자 포함 기업대출 원리금 상환을 연기해 주었다. 

올해 9월 말까지로 4번 연기되었지만, 더 연장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정책 지원을 종료하면 부실여신이 25조 이상 증가할 수 있고, 충당금 100%라면 은행권 전체에서 이익이 25조 이상 감소한다.




위기는 아닌 적당한 침체 상태에서 한전 30조, 반도체 30조, 은행 30조를 한국의 시장에서 털고가야 한다. (위기 상태에서 벌어질 일은 논외이나 고정이하여신비율이 10%로 올라가면 어떻게 되는지 상상해보면 대략 짐작가능하다.)

언급하지 않은 업종, 기업은 나름대로의 문제가 있기는 할 것이다.

이상 90조-100조는 22년의 문제라기보다 23년까지 지속적으로 문제가 될 것이다.





안팎으로 여러 위험이 보인다.

누군가는 답을 낼 것이고, 3-4년 후에 위에 언급한 위험의 상당수는 당시의 현안에 밀려 기억도 하기 어려울 수도 있다. 그러나 당장은 뻔히 보이는 숫자들이 매우 거슬린다.





요약

보이는 것이 유령이라도 무시할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