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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2월 4일 일요일

한국 애널의 무능화 과정 - 2 단계 모델



한국애널의 수익 예측 정확성은 전세계 최저
http://runmoneyrun.blogspot.kr/2018/02/blog-post.html
한국 애널의 분석은 총체적으로 쓰레기이다.
이유가 기업에 있든, 애널에 있든, 둘 간의 유착에 있든 말이다.

험하게 쓰고 나서 두 가지의 피드백이 있었다.

하나는 블로그의 주인장께서 '사족'을 추가하신 것이다. https://blog.naver.com/bigphd/221197162827
요약하자면 한국 증권사 애널들에게는 예측의 정확성을 높이는 것에 대한 보상이 없거나 적다는 것이다.

다른 하나는 지인께서 한국 증권사의 현실에 대해 언급하신 것이다.
한국의 증권사에서는 매도리포트를 쓰면 영업(유상증자, 채권 주관 등)이 불가능하다는 피드백이 들어오고, 영업쪽의 pt자료에도 자기네 하우스의 긍정적인 보고서를 인용한다고. 또한 한국의 기업들은 선진국에 비해 가이던스를 잘 내지 않을 뿐 아니라, 선진국에는 가이던스가 없어도 애널에게만 귀뜸하는 문화(아마도 whisper number)가 있을 수도 있다고.

긍적적인 보고서가 환영받고, 예측의 정확성을 높이는 것에 대한 보상이 없는 것이 어떤 과정을 거쳐서 쓰레기 보고서를 양산하게 되는가?


첫번째 단계는 낙관편향이 나타나는 것이다.
전체 분포가 오른 쪽으로 이동하는 것이다.
그러면 정확성은 떨어지지만 정밀성은 유지된다.

두번째 단계는 유능한 인재들이 업계를 떠나거나 예측업무에서 손을 떼는 것이다.
분포의 피크를 구성하고 있던 정확한 예측을 한 보고서와 애널이 통째로 사라지는 것이다.
이 단계에서는 정밀성과 정확성이 완전히 사라진다.

이 과정은 실제로는 두 단계라기보다는 지속적으로 누적적으로 반복되는 두개의 과정이다.
한국 증권업계는 자체의 진화과정을 거쳐 고원 혹은 쌍봉같은 괴상한 분포를 만들어 낸 것이다.





시작과 끝을 하나의 그림에 그리면 위와 같다.
아래는 논문의 원래 그림을 늘려놓은 것이다.
이것이 선진국, 후진국을 통털어 전세계에 어디에도 없는 한국 증권업계의 현실이다.

대놓고 속이는데 아무런 꺼리낌이 없다는 중국.
한국보다 더 순환주 중심으로 구성된 브라질 포함 자원부국.
자동차만 빼면 한국과 똑같은 산업구조를 보이는 대만.
부패하기로 한국과 비교될 수 없다는 동남아.

이런 나라들보다 왜 한국에 압도적으로 쓰레기가 넘쳐나는가에 대한 모델이라고 그려봤지만, 사실 논문의 원래 그래프를 자세히 보면 상상할 수 있는 것이다.



똥에 된장을 섞으면 전부 똥이 된다.
그러나 쓰레기와 보석이 섞여있다고 보석이 쓰레기가 되는 것이 아니다.
'한국 애널의 분석은 총체적으로 쓰레기이다'라는 말은 분석 전부가 쓰레기라는 것은 아니다.
쓰레기와 보석의 평균이 쓰레기에 훨씬 가깝다는 것이다.
기괴한 분포의 중심을 지키고 있는 오아시스같은 분석과 분석가를 폄하하고 싶은 생각은 없다.

다만 한국 시장이 전체적으로 보아 보석이 숨겨진 똥밭, 쓰레기장, 지뢰밭이라는 것이고, 위 보고서는 그것을 명확하게 드러낸다는 것이다.






댓글 9개:

  1. 동의합니다. 핑계문화가 참 만연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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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한국만 유난히 공짜로 거의 모든 증권사의 분석 보고서를 볼 수 있는 것도 그런 상황에 영향을 주었을 것이라서 핑계라고 하기에는 딱한 현실이라고 봐야되지 않을까 싶네요. 서비스가 돈을 지불하는 사람에게 맞춰지는 것을 피할 수 없을테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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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제가 마음대로 떠들 수 있는 것도 아무한테도 돈을 받지 않아서, 아무런 이해관계가 없기때문이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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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대만 태국 중국 로컬 증권사들도 거의 무료로 리포트를 구할 수 있습니다. 여기에 대한 제 생각은 아래 긴 글을 읽어보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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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 미국 기업들에 대한 증권사 리포트를 구하기 어려워서 외국은 비슷할 것으로 짐작했는데, 나라마다 다른 거였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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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외국계 증권사에서 애널리스트로 근무하는 사람입니다. 일단 예측력이 없다는 것은 백프로 공감하고요. 저는 셀 리포트를 아주 자주 내는 편이라 업계의 현상에 핑계를 대거나 감쌀 생각이 전혀 없습니다. 각설하고 몇 가지 제 생각을 말씀드리면:

    1. 나라마다 다르지만 한국보다 외국 회사가 위스퍼를 더 주는 것 같지는 않습니다. 외국에서는 우리나라보다 이에 대한 처벌이 훨씬 심해서 좀 상상하기 어려운 얘기고요. 일단 회사측 공개자료에 있어서 우리나라는 회계적 숫자 위주로만 공개하고 그것을 결정짓는 key variable에 대해서는 기밀이라는 말도 안되는 이유로 안 알려줍니다. 궁금하시면 미국 아무 회사나 홈페이지에 가셔서 investor relation 프리젠테이션 자료를 받아 보세요. 심지어 태국 같은 동남아 회사와 비교해도 정말 비교가 안될 정도입니다.

    2. 일단 증권사의 의견과 영업간의 상관관계는 어디에나 있습니다. 제가 생각했을때 기업 또는 영업측으로부터의 압력이 더 큰 것은 문화적인 영향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외국에서 운용사 및 증권사에서 대략 십년을 일했지만 우리나라처럼 남의 다른 의견을 논리의 문제가 아닌 감정의 문제로 받아들이는 데는 별로 없는 것 같습니다. 다른 나라에서는 상대적으로 얘기해서 좀 더 다른 의견에 관대하다고 보고요. 여기에 관해서는 엄청난 증거와 할 얘기가 많지만 일단 줄이겠고요. 실제로 외국 기업들 중에서는 셀 리포트를 낸 증권사와 NDR을 하는 곳도 있습니다. 이분의 의견은 이렇고 우리는 이러하니 알아서 생각해보고 판단해보세요 하는 생각인거죠. 기업지배구조나 업계의 썩음이 우리 만만치 않은 중화권은 그래도 비교적 개인의 개성을 존중해 줍니다.

    3. 마지막은 사실 투자 문화와 관련이 있습니다. 한국에서 기관투자자분들과 미팅을 해보면 대게 스토리텔링과 단기 실적 숫자에 집착한다는 생각을 많이 합니다. 반면 외국은 스토리는 참고일 뿐 데이터나 이익추정의 세부 가정들을 수치적으로 많이 물어보고요. 즉 한국에는 스토리 나오면 숫자는 대충 만들어 넣으면 되는 문화가 있습니다. 그리고 아마 상상하시겠지만... 국내 중권사에 있으면 매수의견에 맞는 목표가를 먼저 설정해놓고 reverse engineering 으로 이익추정치를 만들게 되는 일이 비일비재합니다. 물론 어짤때는 그런 애널리스트들이 매수의견을 써놓고 기관투자자 앞에서는 안좋게 얘기하죠. 기관투자자들은 원래 환경이 그렇기 때문에 이런 행태를 크게 트집잡지 않습니다.

    신빙성에 의문이 드시는 분들이 있을지 몰라 연락처를 남겨 드리고 싶지만 업계를 비판하는 내용을 쓴 관계로 그렇게 못 하는 것 양해 부탁드리고요. 후에 혹시나 여기에 달린 댓글을 보게 된다면 답변 드리겠습니다. 홍콩에서 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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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현직에 계신 분께서 자세한 답글을 달아주셔서 저한테도, 답글을 읽으신 다른 분들한테도 한국과 외국의 문화점 차이점과 이와 관련한 특수한 현실을 이해하는데 많은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외국처럼 투자자들이 다른 의견에 관대하고, 스토리나 단기실적보다 데이터와 관련된 가정에 관심이 더 많다면 한국분석가들이 더 큰 자유를 누릴 수 있고, 투자자들에게도 도움이 될텐데 하는 아쉬움이 남네요.
      좋은 말씀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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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댓글 감사드립니다. 왠만한 분석가보다 더 깊이있고 수준있는 포스팅 즐거운 마음으로 보고 있습니다. 저도 블로그를 얼마전부터 시작했는데 쉬운 일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계속 응원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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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감사합니다. 좋게 봐주시니 힘이 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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