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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10월 4일 금요일

와이브로 유감


와이브로 자체에는 유감이 있을리가 없다.

그런데 최시중이라는 자가 방통대군으로 불리고, 대통령의 형이 만사형통이라는 사자성어의 뜻을 바꾸면서 고향사람들끼리 국정을 말아먹던 시절에 아주 기억에 남는 기사가 있었다.


[현장리포트] 방통위 당혹케한 LTE의 반격


LG전자 “4세대 이통시장 LTE가 주도”


삼성전자가 주도적으로 개발했다는 와이브로는 이미 2000년대 초반부터 cdma에 이어서 대한민국을 먹여살릴 기술로 의심의 여지가 없었다. 여기에 지금은 누구나 사기꾼이라는 것을 알아버린 황가의 줄기세포까지 기술 두 개면 장차 대한민국은 수십년동안 먹고 살 걱정이 없는 것이었다.

그런데 2005년에 줄기세포 사기극이 밝혀지고, 2008년에는 lg전자가 감히 와이브로가 아니라 lte가 차기 이동통신을 주도할 것이라는 폭탄발언을 하면서 방통대군을 면전에서 바보로 만들었다.

LTE라는 약자가 생소하기도 했지만, 장기 진화(long-term evolution)라는 단어도 기술의 특성이 아니라 역사적 배경을 비유적으로 언급하는 특이한 작명이라 매우 낯설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lg전자의 패기에 마음속으로 소심하게 박수를 보냈던 기억이 생생하다.

아직도 기술의 차이에 대해 잘 이해하지 못하지만, lg가 이중으로 미치지 않았으면 와이브로가 희망이 없겠구나 하는 생각을 했었다. 시장에서는 이미 한참 전에 결론이 났지만, 정부에서는 저 항명(?)사건으로부터 5년이나 지나서 결론이 났다.


토종 통신기술 ‘와이브로’ 사실상 접었다


한국 정부가 90년대에는 it산업에 기여한 바가 있는지 모른다. 그런데 2000년대 이후에는 위피, 액티브x, 와이브로 등 끼어들기만 하면 문제를 일으키거나, 해결에 방해가 되고 있다. 지금도 게임이나 포탈과 관련해서 섣부른 규제로 시장을 망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의심스럽다. 휴대폰 보조금 규제와 관련해서 팬텍이 도태 위기에 처한 이후 여론의 변화도 껄끄럽다.

정부의 역할이 중요한 것은 사실이다. 그런데 산업의 발전을 꾀한다거나 소비자를 보호한다거나 하는 명분들에 걸맞는 역할을 실제로 수행했는지, 앞으로는 어떨지에 대해서는 심히 회의적이다. 이번 정권에서 만든 미래창조과학부는 지금 무엇을 하고 있을까? 아직도 뭘 창조할지 고민하고 있나? 4년 후에는 이전 정권의 방통위원회같은 꼴이 되어있지는 않을까?

북한 구석구석까지 보여준다는 브이월드에 대한 기사를 보고 흥미가 생겼다가 액티브 x를 깔라는 메시지를 보고 포기했다. 봉사활동 포탈에 들어가서 확인서를 출력하려다 몇시간 고생한 기억도 다시 떠오른다. 이 사람들이 아직은 정신을 못차리고 있는 것이 분명하다.


자원봉사활동확인서 출력  http://runmoneyrun.blogspot.kr/2013/08/blog-post_6009.html


댓글 2개:

  1. 에전에 전화기 만들 때....
    당연히 와이브로는 우선 시장성부터 문제가 있었는데도 정통부의 의지가 강하니... 마지못해...
    한국에서 cdma성공시키면서 이게 이상한 선례를 남기지 않았을까 생각하고 있습니다.
    cdma 사업자 수와 wcdma 사업자 수와 세력권을 본다면 무엇에 집중해야하는지 자명한데 한국에선 계속 씨디ma를 강조하였죠. 그렇지만 시장에선 Wcdma로 흘렀고요...


    한국에서 국제 표준을 만든다는 것, 그리고 한국 뿐만 아니라 세계에서도 시장을 창출하는게 쉬운 것은 아닐진데.......
    cdma덕분에 그리고 한국에서 울타리를 쳐 준 덕분에 삼전, 엘전이 수혜도 보았겠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환경이 바뀌었는데도 너무 언론 발표용 이벤트만 기대한 섯은 아닐까 싶네요....



    국제 표준을 한국에서 만든다면야 화려해 보이지만, 다른 곳에서 관심이 없다면.....
    아이폰이 처음 한국에 들어오고 이러저러한 분석들이 나오고 있을 때, 정부에서 무언가를 발표했었죠. 한국형 오에스 어쩌구저쩌구......




    관료들이 정치인 집단들이 아닐진데, 관심이 너무 없다고 느껴서인지..... 아니묜 열심히 일하는 자신들을 남들이 너무 인정하지 않는다고 느껴서인지 자신들도 무언가 하고 있다는걸 꾸준히 강조하는 느낌을 저는 거꾸로 해석하죠. 한가한 모습을 감추려나 보다 등으로....




    비아냥이 많지만...

    물론, 세계시장에서 통하는 국제 표준이 있다면야.. 그것도 정부 주도오 좋은일이겠으나 다른 나라는 쉽게 그것을 인정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도 많이드네요. 차라리 자신들이 만들고 말지.....

    그래도 정통부 만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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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정말 한국형 os 얘기도 나왔었군요.
      결론이 정통부 만세라는 건, 방통위나 미래부보다는 그래도 나을 것이라는 생각을 하시는 거겠지요.

      시장이 할 일은 그냥 시장이 하게 두면 되는데, 직접 하겠다고 나서는 것은 정말 한가해서 그럴지 모르겠군요. 정부가 할 일은 누가 하고 있을지 궁금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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