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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4월 2일 일요일

금융억압 떡밥 2 - 20230402



떡밥을 뿌리면 고기가 모여들고, 어떤 것은 미끼를 물 수 있다.

미끼에 걸린 고기 중 어떤 것은 요리가 되어 누군가를 살찌우게 된다.


과학은 세상을 이해하는 사고의 틀을 제공한다. 과학과 기술은 생산성을 높이고, 혁신으로 경쟁우위를 만들어내고, 장기적으로 부를 창조하는 원천이 된다.

다양한 종교, 신화, 미신들도 과학적 이론에 못지 않게 단순하고 명쾌한 분석틀을 제공하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에게 큰 효용이 있고, 어떤이들은 높은 비용을 기꺼이 지불하게 때문에 적지않은 지하 경제를 구성하게 된다.

음모론자도 어떤 현상에 대해서 종교인, 점쟁이들보다 이해하기 쉬운 설명을 제공하지만 과거에는 돈벌이가 되기 어려웠다. 요즘은 유튜브 등 여러 종류의 개인 미디어, sns를 통해 음모론자들도 수익화가 가능하다. 여전히 지구는 평평하다고.



최근 들어본 것 중 가장 대규모의 음모론에는 뭐가 있을까?

금융 억압.

https://runmoneyrun.blogspot.com/2022/10/20221019.html
금융 억압은 시대 착오 20221019

몇 개월 전의 금융억압 떡밥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한 새로운 이론을 최근 보았다.
여기저기 비슷하지만 조금씩 다른 음모론이 흘러다닌다.
아마 최근 발생하고 있는 은행들의 위기상황때문일 것이다.

아래에는 내가 이해한 대로 요약했다.


21년 이후 파월이 인플레이션을 방치해서 미국과 기타 유럽 선진국의 막대한 정부부채 부담을 낮추려는 시도를 하고 있는 중이고, 일부 은행들의 파산이나 구제 금융은 어쩔 수 없는 부수적 손실일 뿐 현재의 혼란상을 금융위기로 발전시킬 이유는 없고, 금리 상승 과정에 나타나는 채권발행자의 이자 부담의 증가는 원금의 가치 하락에 비하면 조족지혈이다.


긴축재정과 내핍을 통해 정부부채를 줄이거나, 정부 부도로 탕감받고 통제당하는 것과 비교하면 인플레이션으로 부채의 가치를 낮추는 것은 장기간에 걸쳐 이루어진다면 상대적으로  편안한 과정이다. 요즘은 mmt를 들먹이는 것은 인플레이션의 위험을 모르는 철부지 취급을 받을 수도 있는 듯하다.


21년 파월의 '일시적 인플레이션' 주장은 금리를 천천히 올려서 장기간 인플레이션이 유지되도록 하려는 의도가 있던 것이고, 이후 1년 반 정도 뒤늦게 금리를 매우 과격하고 빠르게 올려서 일부 은행을 파산에 이르도록 한 것은 다시 금리를 낮출 명분을 만들기 위한 조작이다. 이것은 다시 장기적이고 높은 인플레이션을 유지하기 위한 것이다. 금리는 인플레이션에 비하면 부수적이고, 도구에 불과한 것이다. 


파월이 진정 원하는 것이 금융억압을 통한 미국정부부채가치의 하락 (부채/명목gdp)이고, 이것을 통해 미국 정부가 다시 재정건전성을 회복하고 장기간에 걸쳐 재정확장을 주도할 수 있다면 금융위기 이후의 맥없는 상황보다는 좀 더 활력이 넘치는 경제 상황이 펼쳐질 수 있을 것이다. 중국과의 헤게모니 싸움에도 조금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다.


그런데 정말 이것이 진행 중인 음모이고 의도대로 진행된다면 어떤 상황이 펼쳐질까?


1) 장기간에 걸쳐 높은 인플레이션이 유지된다. (4-5% 이상 10년 정도)

2) 이러한 인플레이션을 낮추지 못할 정도의 어중간한 기준금리 수준이 유지된다. (물가보다 1-2% 낮은 수준)

3) qt의 qe 전환은 조용히 진행된다. 최근의 연준 자산증가는 qe가 아니고, 은행에 대한 지원은 구제금융이 아니라고 믿게 하는 것처럼.

4) 망하는 은행은 소위 g-sib급은 아니다. 한국의 5대 은행은 여기에 포함 안 된다. 
https://www.fsb.org/2022/11/2022-list-of-global-systemically-important-banks-g-sibs/

5) 긴장이 풀릴만하면 잠깐씩 금리를 확 올리고 몇십조짜리 적당한 은행이 한두개씩 망하게 두어서 정부와 연준의 양적 완화를 금융시장에서 요구하도록 한다.

6) 이렇게 긴축과 완화를 오락가락하면서 지금이 침체기인지 활황기인지 분간하기 어렵게 한다. 

7) 2030년 정도에 미국의 명목 gdp는 두배이상으로 증가하고, 미국정부부채는 이보다 훨씬 낮게  증가하면서 미국정부부채비율이 금융위기 이전의 60-70%대로 회귀한다.

8) 모든 조작은 당연히 물가안정을 위한 금리 인상, qt와 금융안정을 위한 금리 인하, qe를 섞어서 종잡을 수 없게. 

9) 그러나 명목 gdp(물가+성장)이 꺾이지 않게.



이런 세계관 하에서 파월은 세상물정 모르는 마바라 정치학자가 아니라, 미국 구원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금융의 신이다. 채권투자자를 벌주고, 구제하는 것도 신의 손바닥 안에.


왜 지금인가?
물 들어올 때 노를 저어야 효율이 높고 실패 가능성이 낮다.
판데믹과 우크라이나 전쟁이 만들어 낸 기회의 창을 놓치지 말아야.
금리인상을 너무 빨리 시작했으면 인플레이션이 잡힐 수 있고, 너무 늦어서 인플레이션이 더 강력하면 스태그플레이션이 나타났을 때 금융위기 가능성을 통제하기 어려울 수 있다.





요약

최근의 혼란은 장기간의 인플레이션을 유지하기 위한 준비과정...이라는 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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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족

이 음모론이 기존과 다른 점은 기존의 금융억압 주장에서 저금리가 핵심이었던 것에 비하면 인플레이션 혹은 명목 gdp가 핵심. 채권자들의 손실에 기반해서 정부같은 채권발행자들의 이익을 지키려는 것이라서 산업자본보다 금융자본의 이익은 덜 중요. 


사족 2

만약 파월이 신의 탈을 쓴 겁쟁이라면 인플레이션을 10년 동안 쫓아다니면서 비슷한 결과를 낳을 수도 있음. 기름값이 하락 추세에서 벗어나는 것은 양쪽 모두의 파월에게 필요했던 상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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