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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11월 17일 목요일
chicken game - really? 20221117
화재경보 - 살기 어려움 20221117
어제 오후 혼자 살고 계시는 어머니댁에 갔다가 경험한 얘기이다.
7시 10분 전에 화재경보가 울렸다.
내가 사는 동네에서도 울린 적이 있지만, 대개는 몇 초 울리고 나서 중지된 후 방송이 나온다.
대부분은 관리실에서 조작 실수에 의한 것이라고 방송이 나오지만, 가끔 방송이 안 나와서 기다리다 전화를 해보면 확인 중이라고 하고는 공지하지 않고 슬쩍 넘어가기도 한다.
이런 일을 겪으면 화재경보는 무시하는 것이라는 학습이 되는 것이 보통이다.
그러나 나는 집에 방독면을 사 둔, 소심하고 안전에 민감한, 식구들을 불편하게 하는 사람이다.
한 1분쯤 지나도 화재경보가 계속 울려서 어머니를 모시고 일단 대피하기로 했다.
13층이고 어머니가 걸어내려갈 수 있는 높이가 아니라서 엘리베이터를 안 타면 대피가 현실적으로 어려우니 일단 타기로 마음먹었는데, 마침 같은 층에서 내리는 사람이 있었다.
올라오면서 의심스러운 정황은 없었겠구나 싶어서 타고 내려갔는데, 현관을 나설 즈음 관리실 직원 두 명이 다가 오고 있었다.
이 때까지 적어도 5분 이상이 지났을 것이다.
무슨 일이 있냐고 물었더니 11층에서 경보가 울렸는데 확인하러 간다고 한다.
이것은 경보가 울린 집에 사람이 없거나, 전화를 받을 정상인이 없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한 5분쯤 기다리니 다시 돌아나와서 이상없다고 확인을 해주었다. 경보가 울린 후 10분 이상은 족히 걸린 셈이다.
20층 4통로면 160가구이고 대부분 불이 들어와 있으니 대충 300명 이상이 있었을 것으로 추산할 수 있을 것이다.
이 중에 대피한 사람이 딱 2명이다.
그것도 엘리베이터를 타고 대피했으니 제대로 한 것도 아니다.
11층에 진짜 불이 났다면 몇 명에서 몇 십 명이 죽을 수 있는 상황에서 그렇게들 행동한 것이다.
종종 운동삼아 작정을 하고 걸어 올라가다보면 계단실 쪽에 짐을 쌓아 높은 집들이 많은데, 심한 집은 자전거, 유모차, 짐짝을 꽉 채워서 한 사람이 지나가기도 불편할 정도의 폭만 남겨놓고 있다.
계단실이 창고가 되는 것은 대피할 생각이 없으니 당연한 행동이고, 실제 상황에서 저런 장애물들을 피해서 노인들을 모시고 대피하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한국 사람들은 위험에 대비하지 않는 사람들이다.
한국은 위험에 대비하지 않는 나라이다.
국민 대다수가 리스크 관리에 대한 의지가 없으니 비용과 노력을 들일 이유도 없다.
죽으면 그만인데 쓸 데 없는 비용을 들이는 짓을 누구 좋으라고 하겠나.
선현께서 유비무환을 외친 것은 아무도 그렇게 하지 않기 때문이다.
얼마 전에 대규모 참사가 발생한 그 나라가 맞구나 싶다는 생각을 했다.
가능한 범위에서 위험에 각자 대비할 수는 있지만, 보편적인 대규모 위험에 대비하는 것을 혼자 할 수 있을 리가 없다.
유사시 각자도생하는 것도 운이 좋아야 가능한 것인데, 내가 보기에는 그냥 같이 죽는 수밖에 없어 보인다.
요약
무비유환의 나라에서 각자도생도 쉬운 일이 아니다.
2022년 11월 11일 금요일
환율 음모론 20221111
그림 출처:
https://stooq.com/q/?s=usdjpy&c=10d&t=l&a=lg&b=1&r=usdeur+usdgbp+usdkrw+usdcny+usdtwd
5거래일 째 원화강세가 다른 통화대비 두 배 이상의 속도로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속도가 너무 빨라서 정상적인 설명이 가능할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
그래서 혹시 정부 혹은 한국은행에서 계획한 외환시장 개입이 아닐까 상상을 해 보았다.
1) 지난 달 한은 총재는 "해외 위험자산에 투자해 환율이 올라갈 경우 이익을 볼 것으로 생각하지만 환율이 1~2년 후 정상화 됐을 때 생각하지 않고 투자하면 상투를 잡을 위험이 있다"고 매우 친절한 조언을 했다.
물론 까불다가 다칠 수 있다는 얘기이지만, 배를 째 주겠다는 얘기였다면 얼핏 순해 보이는 총재가 사실은 엄청 무서운 투사일 수도 있다는 것이다.
2) 지난 두 달여간 외환 시장에 실제 개입 혹은 구두 개입을 단행한 것으로 추정되었던 영국, 일본, 중국 등의 환율이 결과적으로 강세로 돌아서고 있었다. 달러 강세가 주된 문제였음에도 불구하고 각국의 독자적이고 산발적인 개입이 효과를 나타내는 시장이었다는 것이다. 미국 당국도 반복적으로 용인하는 태도를 보였다.
https://runmoneyrun.blogspot.com/2022/09/fx-intervention-20220930.html
3) 어제(10일) 발표 예정되었던 미국 cpi는 전달에 이어 하향 추세를 유지할 가능성이 높았다. cpi 고점을 확인하면 피봇이 나타나고 강달러와 주식, 채권의 동반 폭락이 끝날 것이라는 기대가 커지고 있었다. headline과 core의 추세는 다르지만 피봇 결정에 유리할 수 있는 headline에만 사람들의 관심이 증가하고 있었다.
4) 또한 어제(10일) 발표 예정되었던 미국 재무성의 환율보고서가 발간되고 나면, 반년 후 새로운 보고서가 준비되기까지 미국 당국의 눈치를 덜 볼 수 있다.
https://home.treasury.gov/news/press-releases/jy1094
http://www.sisafocus.co.kr/news/articleView.html?idxno=286502
5) 가스, 석탄 가격 상승으로 한전의 적자는 올해에만 30조를 넘길 수 있고 내년에도 크게 달라지기 어렵다. 만약 원화 강세가 나타나면 한전의 적자로 인한 전기요금인상, 한전채 발행 관련 채권 시장 경색의 난제에 상당한 숨통을 틔울 수 있다.
https://runmoneyrun.blogspot.com/2022/11/20221103.html
6) 한국의 외환보유액은 최근 감소하고 있었지만, 몇 번 이상 강하게 외환시장에 개입할 규모가 되고도 남는다.
7) 만약 외환시장 개입에 성공해서 원화 강세로 한국의 원화, 채권, 주식에 대한 숏 포지션을 완전히 괴멸시킬 수 있으면 당분간 원화 약세가 빠르게 진행되는 부담을 벗어날 수 있다.
아직 무슨 일이 발생했는지 모른다.
다만 외환 당국이 본격적으로 개입했던 것이라면 타이밍이 좋았고, 일단 성공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2022년 11월 4일 금요일
cumulative ism pmi 20221104 - secular inflation
ism pmi를 조금 가공해서 만들었던 cumulative pmi이다.
가공 방법은 1) ism pmi가 존재하는 전체 기간의 평균을 구해 pmi-mean을 구한 다음, 2) 전 기간에 걸쳐서 누적한다.
보통 pmi가 50 이상이면 경기 확장, 50 이하이면 경기 수축이라고 한다. 지수가 하락을 시작한 지는 상당한 시간이 지났지만 50.2로 아직 확장 국면이라고 볼 수 있다.
그러나 지난 80년 간의 평균은 약 53 정도이다. 이것은 IQ의 평균이 100이 되도록 만들었다고 하지만 실제로 100보다 높은 사람이 많은 것과 비슷하다.
만든 사람 고유의 권한에 내가 왈가왈부할 것은 아니지만, 만약 경기 수축의 정의를 평균 아래에 있는 시기로 본다면 지금은 경기 수축 국면이다.
pmi-mean을 전 기간에 걸쳐 누적하면 당연하게 0이 된다.
그런데 이 누적치는 ism pmi가 보여주는 5-10년의 경기싸이클을 넘어서는 초장기 싸이클을 보인다.
이것은 pmi-50 을 전 기간에 걸쳐 누적했을 때 장기 우상향 그래프가 되는 것과는 완전히 다른 모양이다.
이 지표가 생산, 물가, 고용 등 여러 요소를 서베이하는 것이라서 단기 경기순환뿐 아니라 장기순환도 포착할 수 있겠지만, 원래의 지수에 드러나지 않았던 것이 2단계의 가공으로 드러난 것이다.
처음 이 지표를 만들었을 때 무슨 의미를 가질지 짐작은 했으나 확인이 필요했다.
5년이 지난 지금 경기 확장이나 축소보다는 통화량, 물가, 금리의 장기 순환과 관련이 높다는 것이 명확해졌다.
위의 그래프에서 현재 미국은 장기 인플레이션 추세의 2번째 파동을 넘어가고 있다고 해석할 수 있다.
60, 70년대와 비교하면 70년의 침체 직전에 해당하는 국면이다.
역사가 반복된다면 향후 10년 이상의 물가 상승 국면, 금리 상승 국면이 지속된다고 해도 이상한 것이 아니다.
현재 연준은 "미국" 물가를 "미국" 고용이나 "국제" 금융 안정보다 우선 순위에 놓고 있다.
만약 연준이 금융시장의 압력에 밀려 긴축을 유지하지 못하고 물가 상승을 방기할 경우에는 장기 인플레이션의 확율이 높아진다.
그러면 cumulative pmi의 쓸모도 높아질 것이다.
요약
세상은 돌고 돈다.
짧게도 돌고, 길게도 돈다.
길게 돌면 추세와 구분하기 어렵지만 그래도 세상은 돈다.
참고
http://runmoneyrun.blogspot.com/2017/07/ism-pmi-korea-export-20170704.html
장기적인 추세 확인을 위해 고안한 cumulative pmi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긴 설명이 필요하다.
그러나 요약하면 금리, 물가, 고용지표에서 보이는 미국경제의 secular cycle에 부합하는 초장기적인 변화를 시사하고 있다.
https://runmoneyrun.blogspot.com/2017/08/labor-market-conditions-index.html
http://runmoneyrun.blogspot.com/2017/07/blog-post_36.html
http://runmoneyrun.blogspot.com/2017/09/another-world-through-logarithmic.html
http://runmoneyrun.blogspot.com/2016/02/once-in-lifetime-opportunity-2016.html
2022년 11월 3일 목요일
한국전력 부채의 미래 20221103
한국 전력에서 발행하는 한전채의 규모가 올해 들어 26조를 넘었고, 이제는 매달 2조 이상의 채권을 발행하지 않으면 발전 대금을 지불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한다.
한국 채권 시장의 경색으로 정부는 해외 발행을 권장하지만, 쉽지 않은 모양이다.
https://news.einfomax.co.kr/news/articleView.html?idxno=4240374
https://view.asiae.co.kr/article/2022110208453223141
21년 4분기 이후 적자 급증.
22년 3분기, 4분기에 더욱 증가할 가능성.
매출은 6년 이상 일정.
지난 정권 이후 전기요금 인상요인을 극히 일부만 반영하고 있음.
적자로 인해 한전채 발행은 늘고 부채증가, 자본 감소 중.
2022년 11월 2일 수요일
the era of meta and google 20221102
로그축에서 보면 메타가 10여년간의 성장 추세에서 벗어나는 초기라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또한 구글도 판데믹 이후 가속되었던 추세에서 벗어나 과거의 느린 추세로 복귀한 것을 볼 수 있다.
모바일 광고를 지배했던 메타와 구글의 빠른 성장은 이제 사라졌다.
영원히 사라졌을 가능성도 없지 않다.
새로운 광고 시대를 만들기 위한 메타의 노력은 아직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구글은 메타를 쥐어짜는 것만으로도 수명연장이 가능할 것이다.
애플, 아마존, 틱톡이 승자가 될지는 짐작하기 어렵다.
요약
모바일 광고를 지배한 두 거인의 시대가 끝났다.
새로운 시대의 승자는 아직 보이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