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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9월 24일 토요일

파운드의 몰락 혹은 영국의 몰락 - 70년대의 재림 20220924

 



https://stooq.com/q/?s=usdjpy&d=20220923&c=5d&t=l&a=lg&b=1&r=usdeur+usdgbp+usdkrw+usdcny+usdtwd


영국 파운드가 하루에 3% 넘게 절하되었다.

선진국 통화도 신뢰를 잃으면 쓰레기 취급을 당한다.

일본이 개입을 한 지 하루 만에 차이가 꽤 벌어진 듯도 하다.

https://runmoneyrun.blogspot.com/2022/09/usdjpy-20220923.html



파운드의 며칠 사이의 움직임도 놀랍지만 과거 100년 동안의 움직임도 놀랍기는 마찬가지이다.



달러대비 파운드의 가치는 과거 100년동안 일정한 속도로 하락했다. 
파운드당 6달러에서 1달러로 떨어지는데 100년이 걸린 셈이지만, 꾸준히 떨어지기보다는 계단식 하락을 반복했다.

최근 10년 동안의 하락 속도도 상당하지만 70년대부터 80년대 중반까지 요일 쇼크 시기의 하락은 최근과 비교해도 기울기와 크기 면에서 더 강력한 것으로 보인다.

영국병에서 벗어나지 못하던 영국에 70년대의 오일 쇼크가 치명상을 가했고 80년대에 대처리즘으로 구원받은 후 90년대 이후 냉전이 끝나고 세계화가 지배하던 시기에 유럽(혹은 전세계)의 금융허브 역할을 담당했다. 16년 브렉시트 이후의 충격에서 벗어나는 듯 했지만 결국 유럽 경제의 10년 동안의 정체와 최근의 몰락과 더불어 100년 동안의 쇠락 과정에 종지부를 찍고 있다.

이렇게 본다면 어제의 파운드 하락은 일시적인 충격이 아니고 장기 추세의 연장이고 가속화이다.



환율이 두 나라 통화 가치의 비율이고, 물가는 통화가치에 반비례하기 때문에 물가와 환율의 관련성이 높은 것은 당연하다.

물가 쇼크의 시대에 영국에 어떤 변화가 있었는지 확인해 보자.





최근 영국의 물가도 전세계의 많은 나라들처럼 높게 올라가고 있다.
미국 물가와 비교해보면 비슷한 수준으로 보인다.

70년대에 미국보다 두 배 이상 높은 물가 상승률을 보였던 것과 비교하면 상대적으로 안정적이라고 볼 수 있다.

다만 최근 몇 달 간의 상승 속도는 다른 유럽 국가들처럼 매우 가파르다.





20년 간의 미국 영국의 물가상승률 차이와 환율을 비교한 것이다.

대부분의 기간 동안 높은 관련성을 보이지만, 16년 브렉시트 전후해서 물가와 상관없이 파운드 가치의 급락이 나타나서 회복되지 않았다.



단기간의 환율 변동이 물가 변동과 높은 관련성을 보이는 것은 유로, 일본 등 선진국도 비슷하다.

최근의 달러강세는 미국의 물가가 유럽, 영국, 일본, 캐나다, 호주 등 주요 기축통화국보다 안정적이라는 현실 또는 전망을 반영하는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유럽물가와 유로의 관계에 대해서는 여기여기


요약하면 단기적으로 미국보다 물가 상승이 빠른 국가의 통화는 약세를 면할 수 없다.

미국 이외의 국가들이 물가를 잡는데 실패하면 달러 강세의 장작이 되는 것을 피할 수 없다는 것이다.




장기적으로는 파운드에 어떤 그림이 나올까?

파운드는 벼랑 끝에서 막 떨어지기 시작했다.
(16년부터일 수도 있으나 그것은 나중에 판단 가능)

얼마나 오래, 얼마나 깊을지는 아무도 모른다.



미국과 영국의 물가지수 비율과 환율을 비교한 것이다.

환율의 단기 변동이 아무리 커도 무시하고 장기추세만 보자.


(파란선) 70년대 영국물가가 미국물가에 비해 2배정도 빨리 상승하고는 수십년동안 유지된 것을 볼 수 있다.
(빨간선) 파운드의 가치는 큰 등락이 있었지만 85년 플라자 합의 전후까지 딱 반토막이 났다.

85년 이후에는 둘다 횡보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새로운 변화는 브렉시트 이후에 파운드의 가치가 레벨다운 된 것이다.

만약 어떤 식으로든 경제가 미국만큼 회복되고 물가상승에 대해 미국만큼의 대응이 가능하다고 믿게 한다면 최근의 정치적 변동과 정책 변화만으로  파운드의 가치가 하루에 3%씩 급락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영국이 다시 시작된 100년 동안의 몰락 추세를 돌릴 수 있을지 의심스럽다.

죽고 나서도 악마로 욕먹는 대처는 영국에게 30년의 시간을 벌어 준 것으로 보인다.

그 효과가 전부 사라진 지금 영국에 새로운 악마가 나올지 궁금하다.



요약

영국 혹은 파운드는 100년 동안 망하고 있다. 

최근에 더욱 강력하게 망하기 시작했다.




사족

arm같은 영국의 것을 한국이 감당할 수 있을까?

중국은 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었지만...





댓글 3개:

  1. 대처가 욕은 얻어먹었지만 할일은 했죠 70년대 영국 노조들은 작업복 색깔가지고도 파업했어요 뭐 북해유전이 터진게 젤 컸지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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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지금수상이 급하게 쉐일 착굴한다고 하고 다행히 쉐일이 많다니 또다른 대처가 될지 궁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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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보통 자원개발에 성공한 지역이나 국가에 인플레이션이 강하게 발생하는 것이 일반적인데 이번에는 반대로 셰일개발이나 북해유전개발로 인플레이션을 잡을 수 있게 될지 정말 궁금하기는 합니다. 일단 의미있는 수준의 성과가 빨리 나와야겠지만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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