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1월 17일 목요일

수소 경제 20190117



정부가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수소경제를 부르짖고 있다.

관련해서 찾아 본 글 중에는 에너지경제연구원에서 발간한
수소연료전지 자동차 (FCEV) 충전용 수소 시장조성을 위한 정책연구
라는 보고서가 상세하다.


보고서에 따르면 수소는 다양한 방식으로 만들어지는데, 천연가스(49%) 액화석유가스(29%) 석탄(18%)의 개질에서 생산되는 수소가 96%이고 나머지 4%를 전기분해 혹은 부생가스가 담당한다고 한다(2015년 기준).


https://en.wikipedia.org/wiki/Steam_reforming
CH4 + H2OCO + 3 H2
CO + H2O ⇌ CO2 + H2

천연가스의 수증기 개질 반응을 통해 메탄에서 수소가 생성되는 과정을 보여주는 화학식이다.
같은 글에서 다른 방식의 개질도 언급하고 있다.

수소충전소에서는 공장에서 생산된 수소를 저장했다가 충전할 수도 있지만, 천연가스나 lpg에서 수소를 직접 생산해서 충전하는 방식으로 공급할 수도 있다.

정부는 초기단계에서 개질수소와 부생수소를 사용하고, 몇년 후에는 전기분해로 발생한 수소를 사용하고 장기적으로 해외생산된 수소를 수입하는 것을 고려한다고 한다.


왜 수소 경제인가?
정부는 대답을 갖고 있는 모양이다.
그러나 나는 회의적이다.



https://electrek.co/2017/10/26/toyota-elon-musk-fuel-cell-hydrogen/

전기차와 수소차의 에너지 효율성을 비교한 것이다.
여기서는 전기를 이용해서 수소를 생산하고 압축해서 운반하고 다시 연료전지에서 전기를 생산하는 과정을 거쳐서 수소차를 구동할 경우 전력의 23%를 사용하고, 전기를 충전해서 전기차를 구동할 경우 69%를 사용하는 것으로 비교했다.
효율에서 정확히 3배의 차이가 난다.
머스크가 fuel cell을 fool cell이라고 부른 이유이다.

그냥 사용하는 것이 효율이 높은 전기를 이용해서 수소를 생산해서 발전과 수소차에 이용하는 것은 그야말로 바보짓이라서 언급할 가치가 없다.
만약 수소를 전기를 저장하는 용도로 이용하는 것이라면 이미 이차전지를 이용한 ESS가 시장성을 가지고 있다는 점을 확인할 필요가 있다.

부생수소는 석유화학 산업에서 기왕에 다양하게 이용된다.
또 부생이라는 말이 암시하는 것처럼 본격적으로 수소가 에너지원으로 쓰이는 수소 경제 사회에서는 터무니없이 부족하다.

전기분해수소를 사용하는 것은 바보짓이고, 부생수소는 태생적으로 공급이 제한되어 있기때문에 개질수소가 싸거나 친환경적이어서 다른 에너지에 비해 장점이 있어야 한다.



17일 발표된 정부의 수소 경제 활성화 로드맵을 보면 수소경제는 탄소경제와 여러가지 면에서 차이가 있는 것처럼 언급하고 있다.

p1의 표이다.
내가 보기에는 정신승리의 표본이다.


에너지 자립:
전기분해수소는 논외이고, 부생수소는 소량에 불과하다.
수소차 몇대를 굴리는 것이 아니라 수소경제가 목표인 경우에는 석유, 가스, 석탄을 수입해서 수소를 만들거나 수소를 천연가스, 석탄대신 수입해야 한다.

분산형 에너지 수급: 충력, 태양광 등 다른 신재생 에너지가 가진 장점이다.
주민수용성: 주유소, 가스충전소보다 수소충전소를 더 선호할 이유는 없다.

경쟁양상: 누가 경쟁하나? 일본?

환경성:
부산물이 물이라는 사실은 맞다.
그러나 수소가 친환경적으로 만들어지지 않으면 친환경적이지 않으니 소용없다.
전기차가 친환경적이려면 전기가 친환경적으로 생산되어야 하는 것과 같다.
그러나 수소 생산에는 전기를 쓰거나 화석연료를 써야 한다.
수소는 전기보다 친환경적일 수 없다.
화석연료를 써서 수소를 생산하면 오염물질 발생의 위치만 바뀐 것에 불과하다.



p2의 표이다.
연료전지의 효율이 높다고 표시해 놓았다.
위의 위키피디아 글에서 개질 반응의 효율이 65-75%라고 한다.
그러면 연료전지의 효율은 36-60%가 아니라 23.4-45%로 떨어진다.
석탄, 가스보다 효율이 낮은 것이다.



p17



만약 호주, 미국, 중동에서 개질 수소를 사올 수 있게 투자가 진행된다면 환경문제, 경제성문제를 극복할 여지가 생긴다.
그러나 한국, 일본만 수소를 쓴다고 하면 그 나라에서 석탄이나 가스보다 싸게 수소를 공급하겠나? 걔들이 미쳤나?
그럼 생산비용과 마진과 오염에 대한 댓가를 지불하고 수소를 수입하는 구조로 한국경제가 바뀐 뒤에 가격을 올리면 한국이 어떻게 대응하나? 석탄, 석유, 가스는 그나마 공급자가 많지만 수소는 그럴 가능성이 없다.
그럼 한국이 한국에서 쓸 수소공장을 호주, 미국, 중동에 짓고 수입하나? 도대체 왜?

수소차를 빼면 연료전지 발전만으로 수소경제를 언급하는 것은 큰 의미가 없다.
몇 년 전 전기차도 수소차도 지평선 아래에 있던 시절에는 시장을 열기 위해 다양한 연구개발의 시도가 필요했을 것이다. 그러나 2018년을 지나면서 자동차 시장은 가솔린차 다음으로 전기차를 선택했다는 점이 명확해졌다. 현대차, 토요타가 힘을 합쳐도 이제 대세는 기울었다. 수소차가 전기차 다음이라는 것도 실현가능성이 낮은 꿈에 불과하다.


산업부, 新산업서 ESS 지우고 수소경제 띄우기
http://www.e2news.com/news/articleView.html?idxno=206346

이명박정권의 녹색성장은 방향은 전세계의 큰 트렌드와 일치했지만, 시기상조였다.
박근혜정권의 창조경제는 이름은 그럴듯 했지만, 내용이 없어서 성과도 없었다.
문재인정권은 소득주도성장으로 2년을 날리고 내세운 혁신성장의 구체적 내용으로 수소경제를 표방하는 것으로 보인다.

내가 보기에 수소경제가 의미가 있으려면 원전에서 싸게 생산된 전기로 수소를 최대한 싸게 만들어야 한다. 그런데 이 정권의 탈원전정책때문에 그럴 가능성은 없고, 수소경제의 가능성은 역시 없다.
수소경제 정책의 수명은 정권끝까지 쳐도 3년에 불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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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

http://www.h2news.kr/news/article.html?no=6698

"국내에서 수소전기차 충전용 및 연료전지발전용으로 공급이 가능한 부생수소는 연간 5~10만톤으로 추산되며,"
"또 수소를 손쉽게 구할 수 있는 방법이 부생수소라는 점에서 현재 운영 중이거나 구축 중인 수소충전소는 대부분 부생수소를 사용한다. 튜브트레일러를 이용해 부생수소를 수소충전소에 공급하는 방식(off-site)이다."

https://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mid=shm&sid1=103&oid=028&aid=0002440124
“전기차 뛰어넘을 수 있나”
전기차·재생에너지 이미 상용화 단계
“친환경 고효율 에너지 될 수 있나”
추출·정제 과정서 이산화탄소 배출


국내 수소차 900대→290만대로…그많은 수소연료는 어디서?
https://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mid=shm&sid1=101&oid=018&aid=00042939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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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가

현대차가 수소전기차에 대한 대규모 투자를 발표했습니다. 계획대로라면 일본을 앞질러 주도권을 잡게 됩니다. 그러나 전기차가 대비 에너지 효율, 주행 성능 등 상품성에서 한참 뒤져 있고, 기술이 발전하더라도 수소전기차의 태생적 한계 때문에 전기차를 넘어 설 수 없습니다. 그나마 수소전기차가 궁극적인 친환경차라는 대의명분 중 최대주행거리에서 우위는 ‘테슬라’가 이미 퇴색시켰습니다. 수소전기차 운행은 힘들게 생산, 수송, 저장한 값비싼 수소연료를 낮은 효율과 재미없는 차에 낭비하는 꼴입니다. 현대차는 이런 근원적인 난제를 선두에서 풀어야 하기에 수소전기차에 대한 대규모 투자는 밸류에이션 상승보다 장기적으로 동사에 부담이 될 것으로 봅니다.
http://hkconsensus.hankyung.com/apps.analysis/analysis.downpdf?report_idx=509404

수소전기차가 헛짓거리라는 한화의 보고서. 여러모로 훌륭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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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가 2

https://news.naver.com/main/read.nhn?mode=LPOD&mid=sec&oid=011&aid=0003489696

정부로드맵의 수소 공급 계획의 한계를 업계 전문가들의 의견을 빌어 비판하고 있다.
부생수소는 공급량에 한계가 있고 억지로 늘리면 경제성에 한계가 있다.
개질 수소는 환경오염과 경제성에 한계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