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르면 커짐)
한국의 반도체 수출이 꺾이기 시작한 것은 yoy로는 1년이 되어간다.
명절이 포함된 1월, 2월의 계절적 노이즈를 고려해도 수출금액 자체로도 피크를 지났다.
과거 20년 이상 지속된 메모리 싸이클이 반복된다면 본격적인 회복의 시작은 26년 중반이다.
27년 이후에나 확인될 회복의 크기를 짐작하는 것은 불확실성이 크다.
그러나 몇 가지 가정 하에 추정할 수 있다.
16년 이후의 메모리 싸이클은 90년부터 96년까지 진행된 슈퍼싸이클 이후 25만에 다시 나타난 슈퍼 싸이클이었고 3개의 싸이클을 하나로 보면 하이파워울트라슈퍼디럭스 싸이클이었다.
대규모 싸이클은 과잉투자, 공급과잉를 낳는 경향이 있고, 이번 싸이클은 중국의 공급을 영원히 비가역적으로 늘렸다. 문제는 장기적인 경쟁력으로 볼 때 한국은 해외기업에 대한 소부장 의존도가 높은데 비해, 중국은 16년 트럼프 정권이후 미국의 강도높은 규제에 맞서 기술적 자립을 전방위적으로 추구했기 때문에 중요 장비와 기술의 내재화 정도가 높을 것이라는 점이다.
2012년 전후 메모리 치킨 게임이 끝난 것이 이후 슈퍼싸이클의 배경이 되었다면 향후 중국의 2-3개 업체와 한국, 미국, 일본(키옥시아)의 메모리 업체가 벌이게 될 메모리 치킨 게임의 승자는 미리 알기 어렵지만 중국이나 미국이 승자에서 빠지는 그림은 상상하기 어렵다.
26년 이후 시작될 싸이클에서 중국의 공급이 전체 시장에서 20-25%를 차지한다고 가정하면 17년의 한국메모리수출피크를 확실히 넘기는 것은 기대하기 어렵다.
첫번째는 그 정도라고 해도 한국의 두개 메모리 업체의 시장점유율이 향후 2-3개의 싸이클을 거치면서 50% 이하로 지속 감소한다고 가정하는 것이 비현실적인 것은 아니라고 본다.
과도기를 거치면서도 성공적으로 전향하는 기업도 나올 수 있고, 사라지는 기업도 나올 수 있는데 한국의 반도체 산업에 중요한 업체가 딱 두 개 남아있어서 망하는 기업이 나오면 십여개의 기업이 점차로 망했던 90년대 이후 일본보다 충격의 강도는 비교할 수 없이 클 것이다.
삼성이 10년 후에 경쟁력을 유지하고 있을 분야가 있을지 짐작하기 어려우나 기존의 반도체, 가전, 휴대폰, 디스플레이는 생존 정도는 가능할 것이고,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제약 의료산업의 성장이나 한국 인재의 집중도로 볼 때 성장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 ai, 로봇은 전혀 싹이 보이지 않고 기왕에 한화에 넘긴 우주, 항공, 방산이나 롯데에 넘긴 화학을 다시 시작해서 성과를 내는 것은 어려울 것이다. 건설, 조선, 엔지니어링도 이미 한국에서 2류가 된 것으로 보이고, 금융, 엔터, 호텔, 면세점, 의류, 광고, 교육, 보안, si 등 다양한 내수소비 분야에서는 수십년간 2류가 되어가는 과정에 있다.
수출의 낙수효과 없다고 십여년 이상 삼성을 까던 전문가들이 많지만 그 변변치 않다는 수출이 없어지면 어떻게 기름과 식량을 마련할지 모르겠고 그 상황을 90년대처럼 국민들이 합심해서 헤쳐나가는 것보다 능력껏 탈출하는 선택을 하는 것이 쉬울 것이다.
재벌가문과 재벌을 구분하는 것은 이론상 가능하나 한국에서 지배구조가 흔들리면 조직 전체가 흔들리는 것은 (나중에 과도기를 거쳐 회복된다고 해도) 피할 수 없고, 자체로 리스크가 된다는 것은 명확하다.
현 시점에서 삼성전자, 삼성, 한국이 리스크 덩어리로 보인다.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한국에 전환점이 필요한 것처럼 보인다.
그게 기업이든, 과학기술이든, 사상이나 철학이든, 하다못해 사상가나 정치인같은 사람이든, 외부의 극복가능한 적이든.
만약 계속해서 내부의 적을 찾게 되면 좋은 결말을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요약
제발 잘 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