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장 장치 시장
HDD는 사양산업이다.
지난 몇년간 삼성과 히다치가 빠져나가면서 seagate와 western digital이 전체시장의 90%를 과점하는 시장으로 변했다.
2011년 말 태국에서 홍수가 나면서 WD의 공장이 침수되고 전세계 공급이 감소하면서 HDD의 가격이 2배 이상으로 급등했다. 덕분에 2012년 두 업체는 사상최고의 실적을 기록했다.
아직도 HDD의 가격은 홍수이전의 가격으로 회복되지 않았다. 마치 구제역으로 인한 돼지고기 가격 급등과 비슷하지만 하락은 훨씬 더딘 형태로 진행되고 있다.
무엇이 이런 차이를 만들어낼까?
홍수 이후 HDD 공급량의 감소, 가격 급등이 발생하는 동안 SSD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고 플래시메모리의 가격하락, SSD메이커의 전략적인 공급증가 등이 겹치면서 SSD의 보급이 광법위하게 진행되었다.
이전에 SSD와 HDD의 가격차이는 바이트당 100배에 가까왔지만, 지금은 10배를 조금 넘는 정도에 불과하다. HDD의 가격급등이 HDD의 퇴장을 앞당기는 것으로 볼 수 있는 일이 발생한 것이다.
홍수 이후 급등했던 가격에서 지속적인 가격하락이 이어지고 있고, PC의 사망으로 대변되는 태블릿으로의 수요 이동이 광범위하게 발생하고 있다. 이런 현상을 반영해서 HDD업체에 대한 투자 의견을 낮추는 경우가 많고, 실제로 두 업체의 PER 밸류에이션은 4-5로 미국의 IT업체 전체 업체 중에서 가장 낮다.
음울한 여건에도 불구하고 배당이 2-4%정도로 조금 높고, HDD에 대한 PC수요가 감소해도 하이브리드 디스크에 대한 수요가 대치할 수 있고, 태블릿, 스마트폰의 사용증가에 따른 클라우드 수요가 늘지만, SSD가 클라우드의 저장장치 수요를 대치하기에는 가격이 높고 물리적으로 SSD의 전세계 생산 캐파가 필요량의 10%에도 못미친다는 얘기도 있다.
HDD산업이 사라지려면, SSD가 개인용 기업용 저장용량을 공급할 수 있어야 하는데 적어도 지금보다 10배 이상의 캐파가 필요하다. 향후 클라우드의 수요가 증가할 것을 고려하면 수십배에 달할 것으로 본다. 기술도 발전할 것이고, 투자도 증가할테니 가능한 시점이 올 것이다.
두 HDD업체를 시가로 사려면 20조가 든다. per로 보면 5년에 원금의 회수가 가능한 것이다.
플래시메모리 업체는 삼성, 하이닉스, 마이크론, 도시바가 있는데, 삼성의 플래시를 20조로 치고, 하이닉스 18조, 마이크론 9조, 도시바의 플래시를 10조로 보면 60조 가까이 된다. 이 부분에서는 삼성을 제외하면 몇년간 이익이 나지 않고 있다. 여기에 샌디스크 12조, 마벨 5조등 관련 기업들의 시총도 만만치 않다. SSD를 팔거나, 기업에 저장 솔루션을 제공하는 부분의 가치도 높다. 적어도 100조에 해당하는 가치를 인정받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두 산업을 시총으로 비교하면 아래와 같이 차이가 크다.
HDD 20조 vs flash/SSD 100조
그런데 이익으로 비교하면 HDD가 크거나 비슷하다.
HDD 4조 vs flash/SSD 2-4조
HDD는 공급의 감소가 발생한 효과가 1년이 넘게 지속되고 있다. 사양산업이고 투자가 감소하고, 메이저 플레이어들이 탈출하면서 공급과 수요의 균형이 공급측에 매우 유리한 상황으로 이동했었다는 명확한 증거이다. 공급의 감소, 수요의 증가 어떤 상황이 발생하더라도 비슷한 일이 발생할 수 있다.
최근 메모리 가격 상승에 대한 업계의 기대감이 매우 높다. 일시적인 수요증가가 아니라 구조적으로 공급증가율이 낮아져서 발생한 문제라서 한두분기 이상 오래 지속될 것이라는 기대가 있고, 전세계 메모리 업체의 주가가 모두 강세이다. 그런데 대개 수요와 공급의 미스매치는 발생하더라도 몇 % 이내에 불과하다. 그것이 수십%, 수백%의 가격변동을 일으킨다.
메모리의 공급 부족이 실제로 발생하려면 그것은 경기회복에 따른 안정적인 수요의 증가가 뒷받침되어야 한다. 같은 조건에서는 HDD의 수요도 그럭저럭 유지될 수 밖에 없고, 공급의 증가는 기대하기 어렵다. seagate는 하이브리드 디스크에 WDC는 다변화에 관심이 있다.
얼마전 애플에 수천억을 투자하고, 우선주 관련해서 소송을 제기했던 아인혼이라는 펀드매니저가 있다. 애플이 비효율적으로 천문학적인 이익을 유보하고 있는 것은 반성할 일이지만, 우선주 발행이 기업의 가치를 올린다는 주장은 납득이 되지 않는다. 배당을 하든지, 자사주매입을 요구하는 정도로 충분하다. 우연히 그 사람이 운영하는 펀드에서 시게이트의 비중을 최근에 많이 낮추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과거에 성과가 좋으니 돈이 많겠지만, 적어도 최근에 알려진 내용만으로 보면 아주 정상으로 보이지 않는다. 이런 사람이 최근에 가장 많이 비중을 낮춘 것이 seagate라고 한다.
seagate나 WDC나 기업내용만으로는 비슷해서 자세히 들여다 봐야 한다. 그런데 아인혼이 힌트를 확실히 줬다. 그래서 seagate를 샀다.
그래요... slow growth sector에... 과점 업체이고...P/E 6이 안되고.. 배당은 5% 근처... 좋네요...
답글삭제도시바에도 관심이 조금 있지만, 미국에 상장되어 있지 않고, 일본시장에서 사려면 엔화 환율이 골치라서... 엔화약세가 더 진행되면, 안심하고 여러가지 궁리를 해볼수 있을 것 같은데 쉽지 않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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