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7월 2일 수요일

eur, twd, krw 20250702 - 정상화라는데


한국원화 강세가 해외자본 유입이나 국내 자본 유출감소때문이라면 보통의 경우에는 외환보유액이 증가한다. 만약 무역수지가 감소하는 중이라면 다를 수 있지만, 지금 무역수지는 몇개월째 증가하고 있다.


그러니 현재 상황은 외환보유액이 감소하고 있는데 단기간에 원화강세가 10% 가까이 진행되어서 현재의 원화강세를 외환시장의 펀더멘탈(다시 말하면 외환 수급)로 설명하기 어렵다는 말이다.




그럼 경제적 이유보다는 정치적, 역사적 상황의 변화를 고려하는 것으로 설명을 대신하고 싶을 수 있다.


최근 미 달러가 약세를 보이고 있는 것에 대해선 “한국의 경우 최근의 환율 움직임은 일종의 정상화”라며 “현 시점에서는 (달러의 위상에) 큰 패러다임의 변화가 있다기 보다는 시장 참여자들이 헤지(위험 회피) 비율을 높이고 있는 정도”라고 답했다.


대한민국에서 가장 똑똑해 보이는 경제학자의 최근 환율에 대한 설명이다.

 


통화를 대충 나누면 기축통화와 기타 잡 통화 정도이고, 연초부터 유로, 엔, 스위스프랑같은 기축통화들은 달러대비 강세를 지속해서 이미 4월 초에 10% 절상되었다.


5월 초 어느 날 별다른 예고없이 대만달러가 급격히 절상되었고 다수의 동남아시아 통화, 다수의 미국 향 수출 국가의 통화들이 대만달러를 따라 강세를 보이기 시작했다.


그러니까 위 경제학자의 말에 따르면 과도한 달러 강세가 연초 이후 기축통화를 중심으로 정상화되고 있었고, 비기축 통화들이 어느날 갑자기 달러약세에 대한 헤지를 시작했다는 것이다.


문제는 유로나 달러의 정상화가 어디까지 진행되면 완료되었다고 할 수 있는지, 왜 잡통화들이 기축통화와의 차이를 갑자기 좁히기 시작했는지, 얼마만큼의 차이가 위험하지 않아서 추가헤지가 필요없는지 알 수 없다는 것이다.


만약 환율변동이 5월 수준에서 멈추었다면 그냥 이전에 달러 강세가 과도해서 순차적으로 갭을 좁히나보다 하겠지만, 6월 이후 추가 약세가 진행 중이고, 현재 진행되는 달러의 약세가 언제, 어디까지 갈지 알 수 없다.


2008년 금융위기 이후 혹은 2011년 유럽 재정 위기 이후 24년까지 지속된 미국 예외주의라는 것이  달러강세, 미국 주도의 경제성장, 미국 주식시장, 부동산의 상대적 강세로 나타났었고 그것이 "비정상"이었다면 현재 환율의 변화가 "정상화"라고 볼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나에게 2010년대 이후 나타난 변화, 혁신, 생산성 개선의 대부분은 미국기업, 미국기술이 주도했고, 유럽, 일본, 중국 등의 국가들은 숟가락 몇 개 얹은 정도에 불과한 것으로 보인다.


지금 보이는 "정상화"가 그런 변화와 혁신의 "확산"을 고려한 것이라면 어느 정도 수긍할 수 있지만, 변화를 주도하는 국가와 따라다니면서 간신히 주워먹기 바쁜 국가들간의 차이가 몇개월 만에 쉽게 좁혀질지는 잘 모르겠다.


최근의 원화강세를 선도한 대만달러의 강세가 최근 제도권 언론까지 확산되는 시진핑의 실각 루머까지 선반영하고 있던 것이라면 진짜 정치군사외교적 할인의 정상화일수도 있을 것이다. 더구나 2020년 이후 대만 경제의 일취월장은 미국에 비교할 만하다는 점에서 그렇다. 


그러나 최근 반년 간의 정치적 혼란에도 불구하고 원화의 정상화가 그런 영향에서 벗어나는 과정이었다고 본다면 그것은 잘 모르겠다. 그러니 원화의 펀더멘탈에 합당한 환율이 1500원인지, 1200원인지도 판단할 수 없다.


다면 왜인지 한국에서 원화약세(달러강세)에 베팅해서 돈벌었다는 무용담이 있는 것에 비해, 원화강세에 대한 베팅(헤지일수도)으로는 선물환, 키코 등으로 망한 기업에 대한 얘기밖에 없다. 



요약

정상이 어딘지를 모르니, 정상화의 끝도 알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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