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0월 7일 화요일

떡의 어원 20251007

 

넷플릭스에 떡에 대한 다큐가 나오는데 초입에 떡의 어원을 언급한다.

떡이 찌다에서 나온 단어인데, 이리저리 변형되어 떡이 되었다고 한다.

찾아보면 근거는 없다.

누군가의 뇌피셜이 인터넷을 돌고돌아 저렇게 언급되고 있는 듯하다.


시간을 들여 관련 단어들을 찾아보니 떡의 어원에 대한 힌트를 얻을 수는 있었다.

먹는 떡 이외에 떡이라는 단어가 사용되는 경우나 접두사, 접미사로 쓰이는 경우 중에 직접 떡이 아닌 경우와 비슷하거나 같은 발음의 단어들을 보고 든 생각은 떡은 뭉치거나 붙어있는 상태를 표현하는 일반적인 표현에서 나온 단어로 보인다는 것이다.



머리가 떡졌다 - 머리카락이 뭉친 상태

당구에서 떡 - 공 두개가 딱 붙은 상태

피떡 - 피가 뭉친 것

귀지떡 - 귀지가 뭉친 것

떡칠 - 칠이 겹쳐서 뭉친 상태


떡이 본래 쓰이던 단어이고 위의 용례가 떡에 비유한 것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보통 먹는 것을 더럽거나 위험하거나 흉한 것에 직접적으로 비유하는 단어 사용은 일반적이지 않다.

그러나 확실히 아니라고 하기도 애매하다.

(떡니, 떡대, 떡두꺼비는 넓적하고 두툼한 느낌으로 비슷한 듯도 하지만 조금 다르다.)


그런데 흔히 무엇인가가 붙어있는 상태를 나타내는 표현이 매우 떡과 비슷하다.


덕지덕지 

닥지닥지 

다닥다닥 

더덕더덕 

이런 표현은 무언가가 다른 것에 붙어있을 때 쓴다.

붙은 것, 뭉쳐진 것을 일반적으로 떡이라고 불렀다면 그것도 자연스럽다.


떡떡

이런 의태어도 있다.

앞니에 엿이 떡떡 붙을 수도 있고, 찹쌀떡도 어금니에 딱 붙을 수도 있다.

또 딸내미가 입사시험에 떡 붙을수도 있다. 

또 대학정문에 떡이나 엿이 떡 붙어있는 것도 이상하지 않다.


또한 어디에 붙어있는  작거나 크고 납작하거나 넓적한 것을 딱지라고 한다.


피딱지 - 피떡의 작은 표현으로 볼 수 있다.

코딱지

눈딱지

등딱지

게딱지

껌딱지

금딱지



이리저리 궁리하고 찾아보고 나니 떡은

딱, 떡, 떡떡, 더덕더덕, 다닥다닥, 덕지덕지, 닥지닥지 

등의 의태어와 비슷한 유래를 갖고 있을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다른 생각이 들기 어려울 정도로, 비슷하거나 똑같은 음소를 가진 단어들이 뭉치거나 붙어있다는 뜻으로 기왕에 널리 사용되는 상황에서 떡이 '떡'이 아니라 '찌다'에서 나왔다는 얘기가 왜 여기저기 인용되고 있는지 모르겠다.



요약

떡은 그냥 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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