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3월 16일 토요일
갤럭시 s4 - 평범한 변화
디스클레이머? 디스클레머?
삼성전자. 지겹게 보유중이다.
한시간짜리 쇼는 볼만했다. 자막이 없어서 불편했지만, 말을 못알아 들어도 s4에 추가된 기능을 짐작할 수 있을 만큼은 친절한 쇼였다.
결론은 예상대로 완전 평범했다. 사전에 유출되는 내용이 점점 일정하게 수렴하더니, 이틀 전에 누출된 비디오와 사진은 발표된 것과 같았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누출된 사진, 영상보다는 실물의 디자인은 그렇게 나빠보이지 않다는 점 정도이다.
아이폰 4s가 4와 달라진 것이 없고, 5는 길어지기만 했다. 그래서 혁신이 없다고 비판받았는데, s4는 s3와 외형적으로 달라진 것이 거의 없다. 이제는 삼성이 애플의 방식을 저렇게까지 따라하나 하는 생각도 들 수 있다.
일단 디자인이 바뀌지 않았다.
amoled도 그대로 사용한다.
아직 발표되지 않은 것 같지만 가격도 비슷할 것이다.
출시되는 나라도 조금 늘어난 정도에 불과하다.
추가 내지 개선되는 기능이 수십개라고 하지만, 그 중에 실제로 많이 사용되는 것은 몇 개에 불과할 수도 있다.
그런데 주주라서 눈에 뭐가 끼었는지 모든 점이 좋게 보인다.
디자인이 바뀌지 않았다는 것은 s3를 들고 다니는 사람들이 s4로 급하게 바꿀 이유를 적게 한다. 아이폰 5 출시후에도 5대신 4s를 사는 사람들이 많았던 것처럼 새로 갤럭시를 사는 사람들도 4가 아니라 3를 사도 될 것이다. 거기에 소프트웨어 업그레이드로 4의 많은 기능을 3에서 사용해볼 수 있게 될 것이다. 그러니 여유있게 바꿔도 충분해진 것이다. 소비자만 여유있는 것이 아니라 스타일이라고 주장할 수 있는 삼성도 디자인에서 여유가 생긴 것이다.
S3가 나올 때 디자인을 보고 특허전문가들이 아이폰과 비슷하지 않게 만들려고 디자인한 것이 아니냐는 얘기가 있었다. 그러나 몇 개월 정도 지나고 나서 갤럭시의 디자인은 더 이상 논란의 대상이 아니었다. 디자인이 어차피 거기서 거기라면 적어도 애플과 디자인 문제로 소송할 일은 없을 것이다.
amoled가 그대로라는 것은 lg의 ips 디스플레이를 선호하는 사람들에게는 좋은 뉴스가 아니다. 그러나 삼성이 full HD의 amoled를 S4에 장착했다는 것은 차후의 휴대폰 경쟁에서 매우 유리한 고지를 점한 것이다. 마치 조커를 한장 들고 있는 것과 비슷하다.
스마트폰 간의 하드웨어적인 차별화 요소는 이제 거의 사라졌다. 디자인에서의 차별화도 어려운 일이다. 몇년 내에 기대할 수 있는 것들 중에는 flexible display가 가장 유망하다. 만약 이번에 해상도를 따라가지 못해서 lcd로 바꾸었다면 스마트폰에서 amoled display자체의 입지가 약화될 수 있다. 차기, 혹은 차차기 갤럭시 모델에서 flexible amoled가 적용될 수 있는 가능성이 남아 있는 것이고, 그것이 소비자에게 어필한다면 다른 회사들의 폰은 프리미엄폰으로 팔리기 어렵고, 아이폰도 비슷하게 2류로 취급될 수 있다.
쇼에서 공개된 기능이 다양하지만, 그 중에 s4만의 장점이 될 만한 것이 무엇인지 알기 어렵다. 너무 많아서 혼란스럽기까지 하다. 소비자들에게 이것저것 전부 던져주고 잘 살려 써보라고 하는 태도는 아직 삼성이 애플의 거만함을 따라하기에는 많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그러나 존재하는 기능의 대부분을 삼성폰에서 찾을 수 있다면, 그것은 매니아뿐 아니라 일반적인 사용자들을 끌어들이는데 나름대로 효과를 발휘할 것이다.
S4의 평범함에 놀래서 사람들이 잠시 잊고 있는 것이 있다. 이번 발표는 episode 1이다. 시계인지, 미니인지, 노트인지, 아니면 다른 무엇인지 알 수 없지만, episode 2가 기다리고 있다.
http://runmoneyrun.blogspot.kr/2013/03/galaxy-episode-1.html
갤럭시 노트 시리즈는 새로운 카테고리를 만들었다. 아이폰의 탄생과 비교할 수 없으나, 나름의 혁신성을 인정받고 있다. 거의 망한 것처럼 보이는 갤럭시 카메라도 삼성이 혁신을 위해 노력하는 증거라고 볼 수 있다. 애플조차도 실패한 많은 상품들을 출시했었다. 그저 아이팟, 폰, 패드의 성공에 가려서 안 보일뿐이다.
episode 1은 이전의 성공을 이어가기 위한 의도가 명백하다. 그러나 episode 2, 3는 여유있게 새로운 것을 보여 줄 기회가 될 것이다. 애플의 차기 아이폰 출시 일정과 전략적으로 조율할 가능성이 높다.
삼성의 갤럭시 s1, s2, s3, s4는 개선의 연속에 가깝다. 안드로이드는 중요한 os이고, 중요한 플랫폼이지만, 현재는 갤럭시 자체도 플랫폼의 역할을 하고 있다. 카피캣이라는 오명을 쓰고, 소송의 대상이 되었지만, 많은 소비자들의 선택을 받았다.
혁신이라고는 눈을 씻고 찾아 볼래도 없다는 갤럭시가 혁신으로 똘똘 뭉친 아이폰을 따라잡고 있는 현상에 대한 가장 무난한 설명은 스마트폰이 commodity화되어간다는 것이다. 그런데 이런 설명에 대한 문제는 반값, 혹은 반의반값에 비슷한 사양을 가진 폰을 항상 구할 수 있지만, 그런 폰들은 삼성에 비해 최대 1/6 이하로 팔린다는 것이다. 소비자의 대부분이 바보가 아니라면 갤럭시가 제공하는 가치가 존재한다는 뜻이다. 물론 코모디티화가 이제부터 시작이라고 주장하는 것은 언제든지 가능할 것이다.
혁신이라는 말로 변화 전체를 설명하기란 불가능한 것이다.
누적된 양적 차이는 질적 변화로 나타난다.
이런 양상을 설명하는 다양한 용어들이 존재한다.
임계점
임계질량
임계속도
역치
티핑포인트
이런 개념들을 이용해서 상태의 변화를 설명한다.
창발성이라는 말도 오래된 개념의 껍데기를 바꾼 것에 불과하다.
삼성전자에서 나타나고 있는 변화.
그것을 정확히 포착할 수 있는 말이 무엇인지 모르겠다.
그런데 이미 100도 근처에 온 것처럼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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