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5월 4일 수요일

미국임금과 물가, 한국임금과 물가 20220504

 

임금과 물가는 길게 보면 동행한다.

임금 상승이 소득 증가, 소비 증가, 물가 상승으로 이어지는 것은 대표적인 고리이고 고용/실업과 물가의 관계는 시대에 따라 명확하기도 하고 덜하기도 하지만, 길게 보면 비슷한 경로를 가게 된다.

https://runmoneyrun.blogspot.com/2022/04/100-years-of-cpi-ppi-average-hourly.html

미국의 100년치 자료에서 보이는 임금과 물가와의 관계는 그런 점에서 당연하고 자연스럽고 상식적이다.

그럼 한국에서는?


한국은행자료이다.

파란선이 시간당 명목임금지수이다.

명목임금은 상용근로자 1인이상 사업체 피용자의 1인당 월평균 임금총액이고 위에는 연간 변화율을 표시한 것이다. (분기별 자료는 아래)

1분기 물가상승률은 3.8% 이고 4월 물가상승률은 4.8% 이다. 


일견해서

1. 물가와 임금은 그럴듯하게 동행한다.
2. 임금은 물가보다 2-4% 이상 높게 증가한다.
3. 최저임금이 급증하던 시기(18-19년)에는 5% 이상으로 벌어진다.
(2018년 초의 분기별 상승률은 10% 이상 벌어짐)


이게 뭐가 문제인가?



미국의 임금과 물가와 비교해보면 명확하다. 한국과의 비교를 위해 연간변화율을 표시.

일시적으로 괴리가 나타날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 레벨에 큰 차이가 없고 변화의 방향도 동일하다.

미국은 한국보다 조작의 흔적이 적다.

반대로 한국은 소비자 물가 마사지가 너무 심하다.




한국 소비자 물가는 다양한 이유로 액면 그대로 믿기 어렵고 실제보다 훨씬 낮게 보고되고 있다고 믿는다.

1. 물가지수에 주택관련비용의 비중이 10% 이하로 다른 나라들(20-40%)보다 과소 포함되어 있다.

2. 공공요금에서 정부의 물가 통제가 극단적이다. 그러면서도 전기요금 등의 관리 물가 비중이 낮지 않다.

3. mb 시절 생활물가란 것을 만들고 공표한 이후 소비 비중과 상관없이 정서적인 요인이 큰 품목(라면 등)에 대한 가격에 대해서는 지도 명목으로 심지어 가격을 낮추기까지 하고 있다. 생활물가지수는 아래 참고.

4. 소비재 업체들이 권력에 누수가 생기는 정권 교체기에 집중적으로 물가를 올리기 때문에 겨체기 중간에는 상대적으로 낮게 나온다. 올해 물가의 안정성이 떨어지는 것은 어느 정도 예정된 일이다. 아래 그림의 02-03년, 07-08년, 12-12년, 17-18년, 22-23년 전후.

5. 소비 패턴이 변화하고, 상품서비스제공 방식이 변하면서 가격 구성요소의 변화가 생기고 이것이 물가에는 반영되지 않고 있다. (치킨값에 배달료는 안 포함. 배달료는 별도 산정하지만 물가에는 아직 안 포함. 이러면 물가상승률은 낮게 평가) 

https://news.koreadaily.com/2022/04/25/economy/economygeneral/20220425140052926.html

6. 지난 십년간 보육비, 교육비, 노후복지비 등에 대해 정부가 무상 혹은 저가에 제공하는 경우가 늘고 실제로 이것이 물가를 낮추는데 기여했다. (대신 세금 부담이 늘지만 다른 문제)


찾아보면 훨씬 더 많을 것이다. 



최근 1-2년간 물가상승의 주역인 식품, 에너지는 핵심물가에서 제외된다.

많은 정부, 중앙은행의 정책에서 장기적으로 가장 중요한 지표는 핵심물가(core cpi 혹은 core pce)이고 한국의 핵심 소비자물가는 여전히 4월에 3.1%에 불과하다. 아래 참고.

과거의 경험으로 볼 때 정부의 대응이 식품, 에너지에서는 효율적일 리가 없고 기대도 없다.


핵심 물가에서 효과가 있으려면 주택 관련, 임금 관련 요인들을 통제해야 한다.

지난 5년간의 주택 공급부족을 몇년 내에 되돌리기는 어렵다.

임금 관련 요인은 게임업계에서 시작된 임금인상 열풍이 네이버, 카카오 등을 거쳐 삼성, 현대차 포함 대기업으로 휘몰아쳤고 몇개월 내에 일단락될 것으로 본다.

그러나 인플레이션 기대심리의 상승이 고착화되면 임금상승, 물가상승의 악순환이 재현될 수 있다.



장황해졌으니 요약해보자.

한국 물가는 믿기 어렵지만 임금 상승률과의 동행정도로 보면 약 2-4% 더해서 볼 수 있다.

향후 물가 불안은 식품, 에너지가 결정하겠지만 한국 정부의 능력 바깥에 있고, 핵심지표에 영향을 주는 주택, 임금 요소들을 통제하는 것은 어느 정도 가능하다.

인플레이션 기대심리를 강력하게 꺾는 것은 정부보다 한국은행이 잘 할 수 있다.

새로운 한국은행장이 그렇게 할 수 있는지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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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


임금 물가 분기별 - 노이즈 주의



생활물가, 핵심물가





한국 물가와 주식 - 20220504



한국 소비자 물가 상승률이 4.8%, 인플레이션 기대심리가 3.1%라고 한다.

금리, 환율 포함 금융 시장에 대한 영향이 클 것은 누구나 알고 있지만 주식시장과의 관련성에 대해서는 미국에 대해서나 마찬가지로 오해하는 경우가 있다.

https://runmoneyrun.blogspot.com/2022/05/us-cpi-vs-stock-market-6-20220503.html



(주가지수 전년동월비 조정은 윗글 참조)


1. 한국 소비자 물가나 주가지수나 30년 이상 길게 지수로 보면 우상향이다.

2. 전년동월비로 싸이클을 보면 물가(특히 원자재 가격)가 주가에 선행한다. 위 그림.

3. 장단기금리차, 주가가 대부분의 나라에서 경기선행지수에 포함되어 있는 것처럼 원자재가격의 역수(혹은 음수)도 많은 나라에서 포함되어 있다. 한국에서는 몇 년에 한번씩 넣었다 뺏다 했는데 요즘은 한국 경기지수를 안 봐서 모르겠다.

4. 이것은 많은 나라에서 물가(특히 유가 중심 원자재 가격)가 경기에 선행한다는 것인데, 많은 경우 주가보다 물가가 더 선행한다는 것이다.

5. 싸이클에서 선행한다는 것은 상대적인 개념이지만, 봄 다음 여름이 온다고 하지 여름 다음 (내년) 봄이 온다고 하지 않는다.

6. 한국물가는 주가지수에 1-2년 길게 선행하거나 (80년대 3저호황 이후),  2-3개월 짧게 선행하거나 (2000년대의 2년주기 홀짝 싸이클), 밋밋하게 퍼져 있거나(2010년대의 박스피), 최근처럼 폭풍전야이거나 다양한 모습을 보인다.

7. 나는 미국 물가의 고점을 본 것인지 확신할 수 없지만, 어떤 이들은  여러가지 이유로 4월이 고점이라고 한다. 그런데 앞으로 내려간다고 해도 미국 소비자 물가는 8.5%로 한국 소비자 물가의 두배에 달한다.

8. 한국 정부가 여러가지 방법으로 물가를 통제하거나 실제보다 낮게 보이게 만들고 있지만, 에너지, 전기, 전월세 비용의 상승이 하반기 이후 집중적으로 반영될 가능성이 점점 커지고 있다.

9. 물가 조작이 심해서 판단하기 어려우면 생산자 물가지수를 볼 수도 있는데 그러면 한국의 물가는 8.8%로 다른 나라에 비해 크게 낮은 편이 아니다.

 10. 나는 한국물가가 현실을 제대로 반영하는 경우 기업들이 전기요금만 30조원 이상의 비용을 추가로 지출해야 된다고 본다.

11. 한전처럼 -30조의 적자를 기록할 수도 있는 기업의 시총이 만약 -300조라면 (만약 이것이 다른 기업의 시총을 갉아먹는다면) 주가지수는 지금 당장 10% 이상 내려가야 한다.

12. 위 그림에서 물가가 5%를 넘었을 경우에 해당하는 전년대비 하락률은 최소 40%이고, 미국이나 유럽처럼 8%를 넘으면 50% 이상이다.

13. 현재의 주가나 시가총액은 미래는 고사하고 현재의 물가 상황을 충실히 반영하고 있는지 의심스럽다.

14. 현재의 금리나 환율에 대해서도 의심스럽기는 마찬가지이지만, 그것을 판단하는 것은 더 어려운 일이다. 다만 금리는 물론이고 환율도 물가에 의존한다는 것은 변함없다.

https://runmoneyrun.blogspot.com/2022/04/eurusd-euro-cpi-us-cpi-20220428.html

15. 현재의 부동산 가격에 대해서는 기준금리가 4-5%가 넘고 대출 금리가 6-7% 이상이 되는 상황에서도 한국의 가계부채가 잘 버티고 있을지, 금융위기 이후의 미국처럼 극심한 디레버리징을 10년동안 겪어야 하는지 판단해야 한다. 


요약

물가가 최근 2000년대 이래 어느 시절보다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