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금과 물가는 길게 보면 동행한다.
임금 상승이 소득 증가, 소비 증가, 물가 상승으로 이어지는 것은 대표적인 고리이고 고용/실업과 물가의 관계는 시대에 따라 명확하기도 하고 덜하기도 하지만, 길게 보면 비슷한 경로를 가게 된다.
https://runmoneyrun.blogspot.com/2022/04/100-years-of-cpi-ppi-average-hourly.html
미국의 100년치 자료에서 보이는 임금과 물가와의 관계는 그런 점에서 당연하고 자연스럽고 상식적이다.
그럼 한국에서는?
한국은행자료이다.
파란선이 시간당 명목임금지수이다.
미국의 임금과 물가와 비교해보면 명확하다. 한국과의 비교를 위해 연간변화율을 표시.
일시적으로 괴리가 나타날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 레벨에 큰 차이가 없고 변화의 방향도 동일하다.
미국은 한국보다 조작의 흔적이 적다.
반대로 한국은 소비자 물가 마사지가 너무 심하다.
한국 소비자 물가는 다양한 이유로 액면 그대로 믿기 어렵고 실제보다 훨씬 낮게 보고되고 있다고 믿는다.
1. 물가지수에 주택관련비용의 비중이 10% 이하로 다른 나라들(20-40%)보다 과소 포함되어 있다.
2. 공공요금에서 정부의 물가 통제가 극단적이다. 그러면서도 전기요금 등의 관리 물가 비중이 낮지 않다.
3. mb 시절 생활물가란 것을 만들고 공표한 이후 소비 비중과 상관없이 정서적인 요인이 큰 품목(라면 등)에 대한 가격에 대해서는 지도 명목으로 심지어 가격을 낮추기까지 하고 있다. 생활물가지수는 아래 참고.
4. 소비재 업체들이 권력에 누수가 생기는 정권 교체기에 집중적으로 물가를 올리기 때문에 겨체기 중간에는 상대적으로 낮게 나온다. 올해 물가의 안정성이 떨어지는 것은 어느 정도 예정된 일이다. 아래 그림의 02-03년, 07-08년, 12-12년, 17-18년, 22-23년 전후.
5. 소비 패턴이 변화하고, 상품서비스제공 방식이 변하면서 가격 구성요소의 변화가 생기고 이것이 물가에는 반영되지 않고 있다. (치킨값에 배달료는 안 포함. 배달료는 별도 산정하지만 물가에는 아직 안 포함. 이러면 물가상승률은 낮게 평가)
https://news.koreadaily.com/2022/04/25/economy/economygeneral/20220425140052926.html
6. 지난 십년간 보육비, 교육비, 노후복지비 등에 대해 정부가 무상 혹은 저가에 제공하는 경우가 늘고 실제로 이것이 물가를 낮추는데 기여했다. (대신 세금 부담이 늘지만 다른 문제)
찾아보면 훨씬 더 많을 것이다.
최근 1-2년간 물가상승의 주역인 식품, 에너지는 핵심물가에서 제외된다.
많은 정부, 중앙은행의 정책에서 장기적으로 가장 중요한 지표는 핵심물가(core cpi 혹은 core pce)이고 한국의 핵심 소비자물가는 여전히 4월에 3.1%에 불과하다. 아래 참고.
과거의 경험으로 볼 때 정부의 대응이 식품, 에너지에서는 효율적일 리가 없고 기대도 없다.
핵심 물가에서 효과가 있으려면 주택 관련, 임금 관련 요인들을 통제해야 한다.
지난 5년간의 주택 공급부족을 몇년 내에 되돌리기는 어렵다.
임금 관련 요인은 게임업계에서 시작된 임금인상 열풍이 네이버, 카카오 등을 거쳐 삼성, 현대차 포함 대기업으로 휘몰아쳤고 몇개월 내에 일단락될 것으로 본다.
그러나 인플레이션 기대심리의 상승이 고착화되면 임금상승, 물가상승의 악순환이 재현될 수 있다.
장황해졌으니 요약해보자.
한국 물가는 믿기 어렵지만 임금 상승률과의 동행정도로 보면 약 2-4% 더해서 볼 수 있다.
향후 물가 불안은 식품, 에너지가 결정하겠지만 한국 정부의 능력 바깥에 있고, 핵심지표에 영향을 주는 주택, 임금 요소들을 통제하는 것은 어느 정도 가능하다.
인플레이션 기대심리를 강력하게 꺾는 것은 정부보다 한국은행이 잘 할 수 있다.
새로운 한국은행장이 그렇게 할 수 있는지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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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
임금 물가 분기별 - 노이즈 주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