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비율만으로 합병비율이 결정되는 현재의 자본시장법에 따라 합병비율을 결정하는 것은 그것이 아무리 한쪽의 주주에게 불리하더라도 불법이 아니다.
그런 조건에서 합병 시점은 결정권자의 의도를 그대로 드러낸다.
제일모직, 삼성물산의 주가와 주가비율을 표시한 것이다.
삼성물산의 주가가 상대적으로 가장 낮은 시점이 5월 21일, 22일이다.
제일모직 물류창고의 화재로 수백억의 피해가 발생한 직후 시장이 열리기 전에 합병이 전격적으로 발표되었고 합병비율은 가장 삼성물산주주에게 불리하게 결정되었다.
[지금 그곳에선] 삼성물산, 합병 염두에 두고 주가 관리?
http://sbscnbc.sbs.co.kr/read.jsp?pmArticleId=10000740416
주가 관리에 대한 의혹은 증명이 필요하지만, 놀라운 합병 타이밍은 증명할 필요가 없이 눈으로 확인할 수 있다.
참고를 위해 몇가지 표시를 해본다.
5월말 합병결정 직후부터 엘리엇이 지분보유공시가 난 시점까지 하늘색으로 표시했다.
삼성물산 이사회의 합병결정시점이 삼성물산주주에게 가장 불리하게 제일모직주주에게 가장 유리하게 결정되었다는 점은 명확하다.
왼쪽 아래의 막대는 삼성물산의 14년 후반 주가 75000원, 제일모직의 상장공정가액 5만4천원을 표시한 것이다.
http://invest.chosun.com/site/data/html_dir/2015/06/09/2015060900725.html
http://runmoneyrun.blogspot.kr/2015/06/blog-post_16.html
만약 제일모직 상장 전에 합병이 결정되었으면 합병비율은 0.35가 아니라 최저 1.3이고 자산가치의 비율로는 그 이상이었을 것이다.
합병 성공을 시장이 확신하면 합병비율과 멀어질 경우 차익거래가 발생할 수 있다.
실제로는 피합병기업의 주가가 불확실성을 반영해서 1-2% 수준으로 할인되는 경우가 많다.
엘리엇의 공시 전 합병비율보다 약간 삼성물산의 가치가 낮게 유지되는 것은 그러한 시장의 기대를 반영한다.
엘리엇의 등장이후 주가비율은 합병비율보다 지속적으로 높게 유지되고 있다.
그것은 합병이 무산되거나, 합병비율이 조정될 가능성을 시장이 반영하는 것이다.
삼성증권 사장을 포함하는 이재용의 가신들은 시장이 합병을 원한다고 주장한다.
http://www.newspim.com/view.jsp?newsId=20150617000235
그러나 주가비율은 여전히 합병비율보다 8% 이상 (0.03이상) 높은 수준으로 꾸준히 유지되고 있다.
증권사 사장까지 한다는 자도 시장을 볼 줄 모르거나, 거짓말을 하는 것이다.
만약 합병이 성사될 것이 확실하면 합병결의까지 한달도 남지 않은 시점에서 무위험 차익거래로 8% 이상의 수익을 낼 수 있다. 이것은 공매도가 가능한 기관투자자에게 해당되는 것이겠지만 연환산 100%의 수익이라면 무슨 짓을 해서라도 차익거래를 할 것이다.
그러면 거래량이 줄면서 주가비율이 상승하는 일은 발생할 수 없다.
이재용측은 합병이 무산될 가능성이 없다고 주장하지만, 시장은 무산 가능성을 명백하게 반영하고 있다.
주먹구구라도 확률을 계산하려면?
합병무산이 확실할 경우 벌어질 상황을 가정해야 한다.
그 경우 엘리엇이 주장하는 자산가치 근처까지는 삼성물산 주가가 상승할 수 있다.
과거 주가로 회귀할 수도 있지만, 엘리엇의 존재로 인해 삼성물산의 자산가치가 이재용측에 이전되는 것을 막을 수 있다면 과거처럼 보유 상장주식에 대한 할인은 어렵다.
10만원정도라면 적당한 수준이고, 프리미엄이 붙는다면 오버슈팅을 기대할 수 있다.
제일모직의 주가는 혹자들이 바이오산업 진출 어쩌구 바람을 넣었지만, 그것에 나머지 영업가치, 자산가치를 전부합쳐도 삼성물산의 자산가치를 헐값에 흡수할 것을 선반영한 것은 전부 반납을 해야 한다. 이것은 시간이 오래 걸릴 수도 있다.
1차로 상반기 주가저점 수준 14만원을 단기변동목표로 보면
물산10만원/모직14만원 = 0.71
주가비율 0.35 -> 100% 합병성공
주가비율 0.71 -> 100% 합병실패
합병실패확률과 주가비율이 선형적인 관계를 갖는 경우
주가비율 0.38 -> 0.03/(0.71-0.35) = 1/12
합병에 실패할 가능성을 8.3%만큼 반영하고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시장을 좌지우지할 수 있는 통큰 자들이라면 무시할 만하다.
만약 삼성물산 7만원, 제일모직 14만원으로 같은 계산을 하면 실패확율이 0.03/(0.5-0.35)로 나온다. 20%의 실패확률은 무시할 정도로 낮은 것은 아니다.
이런 저런 상황을 고려해서 확률분포를 구할 수 있으면 숫자가 다를 수도 있지만, 과도하지 않게 현실적인 기대를 반영한다면 대략 10-20% 정도라고 볼 수 있을 것이다.
결론
1) 이재용측의 주장과 달리 시장은 삼성물산의 합병실패가능성을 낮지만 일정하게 반영하고 있다.
2) 주가비율이 0.5정도에 도달하면 합병은 실패할 가능성이 높다.
사족
1) 내가 합병을 성사시키려는 측이라면 주가비율을 합병비율과 비슷한 일정 범위에서 유지하기 위해 합법적인 수단을 강구할 것이다. 합리적인 차익거래로 가장할 수 있으니 기관에 미끼를 던지면 물 것이다.
2) 내가 kcc라면 넘겨받은 물산지분만큼이라도 제일모직지분을 내다 팔 것이다. kcc가 그렇게 위험관리를 한다면 욕하면서 매수할 수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