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6월 25일 토요일

은행의 미래 - 종이의 집, 화재 경보 20220625

 

가계부채, 기업부채가 빨리 증가해서 gdp 대비 비율이 경제규모 상위 국가들 중에서 높은 편이라는 것은 이제 상식이다.

이 부채가 시장에 말을 할 시기가 언제인지는 아직 확실하지 않다.

최근 한국은행의 금융안정 보고서가 이에 대한 소심한 힌트를 주고 있는 것을 확인했다.



기업대출에 대한 고정이하 여신비율이 금융위기, 침체에 증가하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판데믹 침체상황에서는 고정이하여신비율이 증가하지 않았다.  이 부분을 부도 갭(bankrupsy gap) 이라고 부른다고 한다.

한국은행의 계산에 따르면 정책 효과를 통제한 경우 손실이 현실화되면 국내은행 자기자본 비율이 최대 1.4%p 하락한다고 한다. 

https://fisis.fss.or.kr/fss/fsiview/indexw.html

21년말 은행의 자기자본 275조, 위험가중자산합계 1672조, 자기자본비율 16.5%에서 15.2%로 떨어지는 것을 가정하면 약 26.7조에 해당한다.

내맘대로 요약하면 정책지원이 없었으면 기업대출에서만 판데믹 기간동안 최대 26.7조의 부실이 발생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판데믹 이후 정부의 정책적인 지원으로 4차에 걸쳐서 소상공인 자영업자 대출의 만기연장과 상환유예가 시행되었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은행이 부실채권으로 처리하지도 않고, 충당금을 쌓을 필요도 없다. 아버지를 아버지라 부르지 못한다니.



3월 말의 금융위 보도자료에 따르면 대출잔액 기준으로 만기연장 116.6조 원금 상환유예 11.7조 이자 상환유예 5.0조이다.


오미크론 극성기에 금융위가 3월말에서 9월말까지로 연장했지만 10월 이후에 연장될 명분은 현재로서는 없다.

상환유예는 10월이 되자마자 바로 문제가 생길 수 있고, 만기연장의 경우에 상당비율은 부실해질 것이다.



한국은행의 복잡한 계산은 이해하기도 어렵고 부도 갭이라는 호칭도 처음 알았지만, 전에 눈대중으로 부실대출이 얼마나 증가할지 계산해서 잠재된 부실의 규모를 가늠해 본 적이 있다.




22년은 과거 위기/침체 상황에서 추정한 것이다.

아래 그래프는 이 가정이 아주 강력한 것은 아니라는 것을 보여준다.

또한 한국은행의 복잡한 모델을 이용한 계산으로 최대라고 주장한 값도 그저 적당한 값을 보여준 것에 불과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또 부실규모를 금액으로 보여주면 쉽게 알아 먹을 것을 숫자 하나를 안 보여줘서 한참 계산하게 만든 것도 한국은행원이 쫄보라는 것을 보여준다.


아마 저 챕터는 아무도 보지 않기를 바랬을 것이다.




2008년의 위기발생 후 3년간 부실 비율이 0.72%에서 1.89%로 증가했다.

이후 5년 동안 이 비율은 내려오지 않았다.

기왕에 발생한 부실 채권은 대신 갚아주거나, 폭력적으로 까버리지 않으면 쉽게 사라지지 않는다.


20년에 정부가 개입하지 않았으면 부실 채권이 증가했을 것이다.

위 그림에서 그 부분을 하늘색으로 표시했다.

2년 넘게 정상 채권으로 분류되었지만 다시 정부가 개입하지 않으면 4분기에 엄청난 규모의 부실 채권으로 돌변하게 된다.

부실 채권 26조를 가정했어도 1%p의 부실채권 비율이 증가한 것에 불과하다.

경기 확장기에는 업황 개선으로 매출, 이익이 늘면서 대출을 갚을 여력이 증가할 것이다.

그러나 리오프닝 후에도 회복의 기미가 보이지 않는 중소기업 자영업자들에게는 3개월 후에 운명의 시간이 도래한다.


나는 또 다시 정부가 개입할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

가스, 석탄, 유가 상승 시 한전의 손실을 발전사, 정유사로 넘기면서 버티다가 안 되니 결국 전기요금을 인상하겠다고 한다. 한전의 자구책을 요구하는 것도 당연히 기대되었던 일이다.

신정부에서 자영업자 손실지원금의 형태로 일괄 지급한 돈이 20조원을 넘는다고 한다.

수입이 없어서 대출을 받았고, 정부가 지원해주었으니 10월에 갚으면 될 것처럼 보이지만 나는 그런 아름다운 일이 발생할 가능성이 낮다고 본다.


1) 지원금이 충분할 리가 없다.

2) 돈 받은지 몇개월 지났으니 어디로 갔는지 보일리가 없다.

3) 자영업자들의 대출이 은행권에만 있을 리가 없다.

4) 최근 동네 업장마다 손님이 넘쳐나고 있으니 갚을 돈이 있어도 10월에 배째고 안 갚으면 정부가 해결해 줄 가능성이 높다.

5) 은행은 어떤 이유로든 기록적인 이익을 기록하고 있다.


정황상 은행은 상당한 액수의 충당금을 쌓게 될 것이고, 상당한 액수의 상각을 하게 될 것이다.

고물가로 긴축이 필요하다고 한국은행이 떠들어도 정부는 침체 가능성으로 돈을 푸는 것을 선호할 것이다.

만약 부실 채권에 대한 화끈한 면죄부를 정부가 발행하면 도덕적 해이는 기업, 가계로 퍼져나갈 것이다.

은행에 좋은 결말은 보이지 않는다.



잠깐만.

가계의 부동산 담보 대출 부실화 가능성은 위에 고려한 것이 아니다.

기왕의 좀비 기업들이 더 독한 좀비가 되는 것도 위에는 전혀 고려된 것이 아니다.

닥쳐올 위기 상황에 대한 것이 아니고, 과거의 위기 상황에 지불하지 않았던 비용에 대한 문제일 뿐이다.

일단 사달이 나기 시작하면 30조는 순삭이라고 본다.

한전 예상 영업적자 30조와 비슷한 것은 우연이다.



요약

코로나는 은행에 부실 채권을 남기고 산모퉁이를 돌고 있다.





반도체의 미래 - 어둡다 20220625



한국 경제는 삼성전자 빼면 시체이다.

대만 경제는 tsmc를 빼면 시체이다.

미국 경제는 nasdaq의 대형주를 빼면 시체이다.

맞나?


2020년 8월부터 어제까지 전세계 반도체 기업의 수익률은 같다.

왜 깡패들처럼 몰려 다닐까?

그 시점에 무슨 일이 있었나?

앞으로는 안 그럴까?




반도체 관련 대형 기업들의 주가이다.
차트의 시작점은 2018년 중반 메모리 슈퍼싸이클의 1차 고점이다.
표시한 기업은 파운드리 (tsmc), 메모리 (마이크론, 하이닉스, 삼성전자),  팹리스(nvidia, amd,  퀄컴)이다.
삼성전자도 이익 기준으로 보면 메모리 기업이다.

검정색 화살표로 표시한 시기는 중국의 판데믹 충격, 중국의 빅테크 규제 본격화 (문화혁명의 재림?), 미국의 인플레이션 장기화 수용 (스태그플레이션의 재림?)으로 볼 수 있다.

개별 기업들의 저점 고점에 대한 설명으로 충분하지는 않지만, 이것들을 빼고는 아예 설명할 수 없다.

그런데 위 그림에서 빨간색 화살표로 표시한 부분에서 팹리스, 파운드리 업체의 다수에서 갑자기 주가가 폭발적으로 레벨업되기 시작했고, 메모리업체들도 한달 이내에 추격을 시작했다.


누가 2020년 8월 초반에 무슨 일이 있었는지 기억하나?



 




위의 빨간색 화살표 시점 (2020. 8.3.)을 기준으로 주가를 다시 표시했다.

상승률이 높은 nvda는 제외하고 비교를 위해 nasdaq지수를 함께 표시했다.

거의 제자리로 돌아와서 전부 10% 안팎의 수익률을 보인다.

제자리로 돌아온 것도 중요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거의 2년에 해당하는 기간 동안 한 업종 대표기업들의 수익률 동조화가 신기할 정도로 높다는 것이다.


천재적인 stock picker들이 심혈을 기울여 뽑아도 평균에서 10%를 더 먹는 것도 어려웠다는 것은 동기간 개별기업의 펀더멘탈을 뛰어넘는 요소가 나스닥, 반도체를 지배했다는 것이다.


무엇이 반도체 시장을 지배했나?

무엇이 나스닥 시장을 지배했나?


2020년은 3월 전세계 주식시장 폭락, 4월 유가 선물 -38달러 등 기록을 세웠던 시기이다.

그러나 판데믹에 의한 침체는 2달이라는 기록적으로 짧은 기간동안 유지되고 4월에 끝났다. (보통 1-2년 후에 공표되니 미리 알 수 없다)

https://www.nber.org/research/data/us-business-cycle-expansions-and-contractions


그것은 전적으로 전세계 정부와 중앙은행의 기록적인 보조금, 양적완화으로 풀린 돈에 의한 것이다.

그 효과가 언제부터 나타나기 시작했나?

2020년 6월에는 회복 가능성이 보였고, 7월에는 회복이 시작되었다.

7월 회복을 첫 번째로 알린 신호는 한국 수출이다.

아래는 당시의 글.


https://runmoneyrun.blogspot.com/2020/07/korea-export-20200709.html

https://runmoneyrun.blogspot.com/2020/08/korea-export-20200801.html


20년 경기 저점이 지표로 확인되는 과정을 정리해보자.

판데믹의 시작 1월

주식시장 저점 3월

유가 저점 4월

수출 저점 5월



위 숫자를 보고 언제가 침체인지, 언제부터 회복되었는지 사후에 판단해도 몇 개월의 차이가 날 수 있다.

당연히 표의 퍼런 시기를 지나는 동안에는 미래를 알 수 없고 단기 저점, 단기 고점일 가능성을  모두 염두에 두어야 한다.

그러나 투자자가 위 숫자를 투자의 지표로 쓰려면 빠른 사람은 6-7월 느린 사람은 8월 지표를 보고 판단을 해야 한다. 물론 동원할 수 있는 최대한의 자료를 더 볼 필요가 있다.




2020년 7-8월에 판단을 했던 사람이라면 2022년에 몇 번의 판단 시점이 있었을 것이다.

1) 1-2월은 계절적 감소를 고려해야 하지만 yoy로 확실히 꺾이기 시작했다.

2) 4월 수치를 보고 한번 더 판단할 수 있다.

3) 아직 나오지 않은 6월 수치(위 수치는 개인적인 추정)에 대한 많은 힌트가 있다.


추세변화의 불확실성으로 비교하자면 지금이 2020년 7월과 비슷하다.

경기 하락이 본격적으로 진행되면 반도체가 아니라 반도체 아버지, 할아버지(nasdaq, s&p)라도 피할 방법은 없다.



요새 이모씨, 허모씨 등등등등 투자 구루로 불리는 자들이 돌아가면서 인터뷰를 한다.

개인투자자들이 공포에 질려 알토란같은, 자식같은, 피와 땀이 어린 월급으로 산 주식을 저점에 파는 것이 안타깝다고.

주식시장의 저점이 언제인지 나는 모른다.

그러나 반토막 났다고 저점인 것은 아니다.

반의 반의 반토막 나는 일이 결정적인 시기에는 흔하다.

작년에 중국에서 부지기수로 나타났고, 최근까지 미국에서 한 때 빛나던 주식들이 그런 꼴을 보여주었다.

저점은 많이 오르고 많은 시간이 지나야 알 수 있다.



경기 고점 신호가 임박한 지금 나는 많이 쫄린다.

2020년 7, 8월 새싹이 보이던 시기가 봄이라면 마지막 이파리까지 떨어지고 있는 지금은 가을이다.

봄이 아니라 겨울을 앞두고 있다. 보통 겨울이 아니라 핵겨울일 수도 있다.

미국, 일본, 대만, 한국의 반도체 주식들이 전부 떼로 움직이는 지금은 위험하다.

투자로 돈을 많이 번 사람들은 왜 저렇게 무책임한 인터뷰를 하는지 모르겠다.

시장의 저점, 고점을 암시하는 혹은 명시하는 인터뷰는 선의든 악의든, 빚을 청산할 시기에 빚내서 투자를 권유하는 독약이 될 수 있다.

그렇게 저점에 확신이 들면, 왜 고점에서 투자하지 말라고, 우리 펀드, 쟤네 펀드에 돈 넣지 말라고 말을 안 했냐?  이 장사꾼들아.

지금이 이유없는 폭락이면 그럼 2020년 하반기에는 이유가 있어 올랐나?

지금 이유가 안 보이면 2년 전에도 이유가 안 보였다는 것이다.




요약

시장 저점 나도 너도 모른다.

그러나 경기 고점은 나도 너도 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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