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름 그림 출처: https://tradingeconomics.com/commodity/crude-oil
다수 신흥국 통화의 가치가 달러 대비 하락하고 있지만, 위안은 1년 이상의 강세를 유지하고 있다.
타이완 달러는 1년 이상 위안화와 동일한 방향의 강세를 보였지만, 최근 원화와 비슷하게 약세 흐름을 보이고 있다.
최근 유가의 급등은 단기적으로 우크라이나 전쟁의 영향을 받고 있지만, 21년 내내 진행된 가스, 전력 가격의 이십배 이상 상승과 키를 맞추는 것에 불과할 수도 있다. 전쟁이 나지 않았어도 기름값이 130불 이상으로 튀는 것이 이상한 것이 아니고, 다른 원자재가 전고점을 몇 배 이상 넘기는 동안 기름값만 왜 전고점에 한참 미달하는지 이상하다고 생각했어야 한다.
유가 강세와 더불어 나타나는 신흥국 통화의 약세는 14년 이후 2년간, 18년 이후 2년간에 걸쳐 두번 나타났던 유가 약세, 신흥국 통화의 약세의 조합과 다르다.
금융위기 이후의 시기는 디플레이션의 망령이 지배하는 시기였고, 기름값 하락으로 인한 전세계의 디플레이션+리세션(=디프레션, 공황)의 우려를 환율이 반영했다.
그러나 판데믹 이후 지속해서 강화되고 있는 인플레이션은 연준의 일시적이라는 예측을 가볍게 뛰어넘었고, 우크라이나 전쟁을 통해 악성 인플레이션+리세션(=스태크플레이션)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다르지만 유사한 우려를 낳고 있다.
나는 경제사에 대해 모르지만, 결과적으로 대공황을 극복하는 것보다 스태그플레이션을 극복하는 것이 상대적으로 비용이 적게 들었다는 것은 알고 있다.
대공황은 20년 이상의 시간과 2차 대전을 필요로 했지만, 스태그플레이션을 극복하는 과정에서는 디블딥 침체와 카터 실각과 먼 훗날의 소련의 붕괴라는 결과를 낳았을 뿐이다.
어떤 방식으로 현재의 인플레이션이 극복될 지 알 수 없지만 장기간에 걸친 기름값과 환율의 관계를 들여다보면 어떤 나라의 고난이 더 심할지는 알 수 있다.
최악의 경우를 가정해도 한국, 대만, 중국은 살아남을 것이다.
인도, 멕시코도 적당히 헤쳐 나갈 것이다.
러시아, 브라질, 터키는 항상 망해왔으니 앞으로도 반복해서 망할 것이다.
신흥국의 경제가 가끔씩 빛나보일 때가 있지만, 정치적 안정이 유지되지 않으면 사상누각에 불과하다.
폼은 일시적이지만, 클라스는 영원하다고 한다.
폼인지 클라스인지는 지나봐야 알 수 있고, 지나고 보니 점점 더 확실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