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 28일 일요일

엔화 약세에 반대 베팅 하지마라 20240428

 

추세도 못 먹으면서 변곡점을 잡겠다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엔화는 오랫동안 추세적으로 약세이다.

중간중간 시간과 가격의 조정을 받고 있지만 21년 1월 이후 3년 이상 약세가 진행 중이다.



usdjpy 그림: https://tradingeconomics.com/japan/currency


많은 이들이 엔화 약세의 원인이 미국의 인플레이션에 따른 기준금리의 인상과 시장금리의 상승에 비해 일본의 금융 정책은 전세계 선진국 어디와 비교해도 완화적이라는 점으로 보고 있다.

미국 일본간의 기준금리 차이나 10년국채금리 차이와 엔화 환율을 비교해보면 관련성이 높게 나타나는 것은 이러한 해석을 뒷받침한다.


엔화약세와 관련성이 높은 것에는 일본 물가(지수 자체나 yoy 모두)의 상승도 있다.

물가상승이 엔화약세의 원인(양적완화와 연계된 물가상승은 통화의 가치를 비례적으로 떨어뜨리고 엔화표시 자산 기피를 유도)이라고 볼 수도 있고, 엔화약세가 물가상승의 원인(수입물가 상승으로 인해 직접 영향)이라고 볼 수도 있다.

장기간에 걸쳐 엔화약세와 물가상승이 나타나면 양성되먹임 고리가 작동하면서 상황에 따라 선순환이라고 부를 수도 있고 악순환이라고 부를 수도 있게 된다. (원하던 것이면 선, 아니면 악)


물가상승이 임금상승으로 이어지고, 임금상승이 다시 물가상승으로 이어지는 현상을 30년동안 일본 중앙은행이 원했었지만 23년 이후에야 일시적이지 않고 물가상승률보다 높은 임금상승이 확인되었고, 이것을 일본은 선순환이라고 부른다. 다른 선진국에서 물가상승과 임금상승의 악순환이라고 부르는 것과는 대조적이다.

이렇게 같은 현상을 다른 감정으로 보는 것은 일본의 목표가 다른 선진국과 달리 물가가 2%로 "높게" 유지되는 것이고, 이를 위해서는 임금상승이 필수적이라고 보기 때문이다. 미국이 물가가 2%로 "낮게" 내려가기를 바라고, 이를 위해 임금상승과 고용과열이 멈추기를 2년 이상 고대하고 있는 것과 반대의 상황이다.


요약하면 엔화약세의 원인은 미국의 금리가 활황인 경제 상황과 고물가를 반영해서 높게 유지되는 것때문이라고 보는 것이 하나이다. 

다른 하나는 일본의 물가와 임금이 30년 만에 구조적으로 상승하기 시작해서 엔화의 가치가 장기적으로 하락하기 시작하는 것을 엔화 약세가 강력하게 반영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럼 일본의 물가가 지속적으로 2%이상으로 유지되어서 일본중앙은행이 기준금리를 1-2%까지 인상하게 되면 엔화의 움직임은 어떻게 될끼?

금리에 주목한다면 미국과 일본 간의 금리차이가 축소되면서 엔화가 강세로 돌아설 것으로 기대할 수 있다.


그러나 물가상승률차이(일본cpi yoy - 미국 cpi yoy) 혹은 물가비율(일본물가지수/미국물가지수)에 주목하면 일본물가 상승만으로도 충분히 엔화약세의 지속적인 추진력이 될 것이라고 기대할 수 있다. 더구나 30년 만에 박스권을 벗어난 물가가 추세적으로 진행할지 말지는 미리 알기 어렵다.


금리, 물가, 실질금리 어느 것도 엔화의 방향을 설명하는데 원하는 대로 이용할 수 있다. 다만 3년짜리 장기 추세도 못 먹은 투자자들이 변곡점을 맞춰보겠다고 엔화강세에 베팅하는 것은 성공가능성이 높을리가 없다고 본다.


https://n.news.naver.com/mnews/article/009/0005295023?sid=101

“금리인하 믿고 몰빵했는데”…날벼락 맞은 일학개미, 왜?


더구나 여기에 미국채 금리 하락 베팅까지 추가하면 망할 확률이 더 높아진다.

이상하게도 한국에 그런 망하기 좋은 베팅을 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https://runmoneyrun.blogspot.com/2023/09/j-reits-dxj-20230914.html

일본 투자 시 환헤지 프리미엄 j-reits, dxj 20230914


만약 엔화약세와 환헤지 프리미엄의 증가가 동시에 나타나는 22년 이후의 상황이 지속되면 반대로 투자하는 경우의 기회 비용이 지나치게 크다.

해외 분산 투자시 환헤지는 하는 않는 것이 좋다는 일반론을 적용하는 것이 지금 일본 상황에 적합한지 판단하기 어렵다.

특히 환전후 일본에 상장된 헤지된 미국채권etf를 매수하는 것은 2010년 이후 증권사의 펌핑이 지속되는 브라질 채권 이후 가장 큰 삽질이 될 수 있다.


1년 전에도 저 상품으로 손해를 보고 있던 사람들이 있었고, 기사에도 언급되었었다.
그나마 미국채 금리는 당시가 고점에 가까웠지만, 엔화는 아직도 약세가 지속되고 있다.

2-3년 이상 추세가 진행되었으니 끝나서 대박이 될 수도 있지만, 한번 형성된 추세의 힘을 무시하는 것은 좋은 선택이 아니다.

위 기사에서도 언급한 일본 증시의 2621 etf의 매수를 부추기는 전문가들이 작년부터 활동하는 모양인데 2012년 전후부터 브라질 채권의 장점을 설파하던 전문가들과 다르지 않다.

https://runmoneyrun.blogspot.com/2015/04/blog-post_5.html
브라질 채권, 전문가

아예 한국에도 이런 상품이 나온 모양이다. 딱한 일이다.

KBstar 미국채30년엔화노출(합성H) ETF



스스로 환율의 전문가라고 생각하지 않으면 엔화약세에 반대로 베팅하지 마라.

또 스스로 채권의 전문가라고 생각하지 않으면 미국금리하락에 베팅하지 마라.




요약

환율과 채권 시장에는 전문가도 적고, 전문가를 판단할 능력을 가진 투자자도 적다.

스스로 이해하지 못하는 금융상품에 베팅해서 성공하기 어렵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