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꿇어라, 이것이 너와 나의 눈높이다.'
노블레스 76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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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는 오래전의 여왕 즉위 기념 잡문이다. 아들의 아들이 표시안나게 왕위를 넘겨받고 있으니 재활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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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왕국
한반도에는 공식적인 기록에 존재하는 공화국이 세 개 존재한다.
1공, 2공을 얘기하는 것이 아니다.
남쪽에 대한민국.
북쪽에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남쪽을 기반으로 세계로 뻗어나가는 삼성공화국.
그런데 명색은 공화국인데 이 공화국들의 통치자가 2대, 3대로 이어지고 있다.
남쪽의 통치자는 이전 통치자의 딸이다.
북쪽의 통치자는 이전 통치자의 아들이자, 손자이다.
삼성의 통치자는 이전 통치자의 아들이고, 아들의 아들이 다음 순서를 기다리고 있다.
공화국의 대표는 세습으로 정해지는 것이 아니고, 주권자, 국민이 뽑는 것이다.
삼성이 공화국이면 주주가 대표를 뽑아야 할 것이다.
그런데 이런 일이 왜 벌어질까?
박씨여왕
김씨왕
이씨왕
한반도를 조종하는 외계인들이 존재하는 것은 아닌가 의심이 되기도 한다.
MIB KOREA
개봉박두
1
삼성물산과 에버랜드(현재 제일모직)이 합병한다는 발표가 있었다.
삼성물산이 보유한 삼성전자 지분 4%의 가치를 제외한 상사, 건설의 영업가치는 거의 0원으로 평가되는 가격으로 이재용의 에버랜드(제일모직)로 넘어가게 된다.
대주주 지분이 높은 에버랜드(제일모직)가 삼성물산을 흡수하면서도 삼성물산의 이름을 남겨서 이재용의 삼성 상속도구인 에버랜드가 아니라 삼성물산인 것같은 느낌이 들게 한다. 만약 과거의 흔적을 남기지 않는 목적으로 이름을 에버랜드에서 제일모직, 삼성물산으로 돌려쓰고 있는 것이라면 향후 sds지분을 처리하고 나면 sds의 이름도 사라질 수 있다.
삼성의 미래에 대한 궁금증이 사라진 것은 아니지만 이번 합병으로 인해 작년 6월 삼성생명이 삼성화재에게 삼성물산 지분을 넘기고 삼성화재의 자사주를 넘겨받는 거래를 하면서 생겼던 궁금증이 풀렸다.
당시에 삼성물산은 이건희 입원 이후 지배구조 변화와 관련한 기대감으로 주가가 급등한 시기였다.
삼성생명이 삼성화재 자사주를 넘겨받아서 지배구조를 확실히 한다는 것은 명분이 있는 행위였지만 삼성물산을 자회사에게 넘겨주는 것은 왼주머니에서 오른주머니로 옮기는 것이지만 세금은 내야하기 때문에 요상스러운 일이다.
삼성생명이 삼성화재 자사주 사 올 돈이 없어서 그랬다고 하면 할 말이 없으나 아닐 듯.
국가에 세금을 많이 내고 싶어서 그랬다고 하면 뵨태로 의심해야겠으나 이것도 아닐 듯.
http://news1.kr/articles/?1865642 "국가에 기여한다고 생각해서 큰 금액을 써낸 것"
삼성화재로서도 자사주를 넘기는 것은 납득할 만하지만 삼성물산 지분을 고점에서 넘겨받는 것은 전혀 득이 없는 거래였다.
매우 이상했지만 이런 경우 이후에 주가가 떨어져서 주주에게 손실을 입혔다고 해도 이사회가 배임이나 기타 법적 책임을 질 가능성은 없다는 얘기를 나중에 들었다.
2
그 이후 삼성물산의 행보는 특기할만 했고 기사들도 최근까지 그 점을 다루고 있다.
[기로에 선 삼성물산]① 장 섰는데 안보이는 '래미안'…주택사업 접나
http://biz.chosun.com/site/data/html_dir/2015/05/18/2015051802037.html입력 : 2015.05.18 15:06 | 수정 : 2015.05.19 10:44
"건설업계 한 관계자는 “이미 건설업계에서는 삼성물산이 ‘래미안’ 브랜드를 포함해 공공사업과 주택 사업을 포기한다는 얘기가 파다하게 퍼져 있다”며 “구조조정과 수주 부진, 주택사업부 통합 등도 이런 차원에서 이뤄진 것으로 이해하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시공 1위' 삼성물산, 올해 민간주택 수주 '0'…왜?
http://www.sisaon.co.kr/news/articleView.html?idxno=266592014년 10월 23일 (목)
"삼성물산은 상반기 공공공사를 단 한건도 수주하지 않았다. 때문에 공공공사 수주 포기설이 떠돌았다."
이전부터 다른 건설업체보다 적극적으로 위험관리를 한 것으로 보이지만 작년부터 공공, 민간 수주에 매우 보수적이어서 시장에서는 삼성물산이 주택사업, 공공사업을 포기한 것으로 간주하는 경향이 있었다.
그럼 상사부문은?
삼성물산, 작년 매출 '답보'…상사 부문 10% 감소 탓
http://www.ceoscoredaily.com/news/article.html?no=13262
삼성물산 상사부문, 유가하락에 '고전'
http://www.thebell.co.kr/front/free/contents/news/article_view.asp?key=201504270100052520003303
수주를 포기했을지언정 매출은 건설부문이 좋았다. 국내보다 해외부문의 기여가 커진 덕분이었다.
외부환경변화, 정책변화에 따라 부문별로, 혹은 전체의 실적이 안 좋을 수도 있지만, 지난 1년 이상 삼성물산의 행보는 향후 사업을 포기한 것처럼 시장이 받아들이고 있었다는 것이다. 그렇게 마치 반성을 하고 있거나 자해를 하고 있는 것처럼 보이는 시기를 보내고 난 다음 제일모직과 합병 발표를 한다.
발표시점에 한쪽은 시총이 22조, 다른쪽은 8.6조였다.
상식이 있는 투자자라면 당연히 왼쪽이 22조, 오른쪽이 8.6조정도의 가치가 있을 것으로 보겠지만, 한국의 투자자이고 얼마전 발표된 sk와 c&c의 합병발표를 본 사람이라면 반대일 가능성도 높다고 생각할 것이다.
기실 왼쪽이 8.6조짜리 삼성물산이고 오른쪽이 22조짜리 에버랜드이다.
매출액이 28조, 영업이익이 6520억인 회사는 8.6조.
매출액이 5.1조, 영업이익이 2130억인 회사는 22조.
퉁쳐서
순자산 비율로는 4:1
매출액 비율로는 5:1
영업익 비율로는 3:1
순이익 비율로도 3:1
합병비율로는 0.35:1
시총비율로는 0.40:1
한국의 주식시장은 대략 에버랜드(제일모직)의 가치를 물산의 10배로 인정하는 것이다.
회사의 내용과 관계없이 대주주 지분이 높아서 대주주에게 유리하게 사업조정, 지배구조개편이 진행될 것으로 본다면 한국의 기관투자자들은 당연하게 그것을 편입한다. 과거 글로비스, sk c&c에서 본 일이고 지금 에버랜드(제일모직), 삼성sds에서 보고 있는 일이다.
그러니까 에버랜드(제일모직)의 이재용 프리미엄만 20조 정도는 되는 것이다.
이정도면 한국의 나머지 경영자들을 다 묶어서 비교해도 발끝에도 못 미친다.
일견 삼성물산 주주의 권리를 도둑질하는 것처럼 보이는 불합리한 합병이지만 법적으로 뒷받침되고 있고 이것을 막을 방법은 주주들이 합병을 반대하고 매수청구를 하는 것이다.
그러나 주가가 상승하면 소액주주의 경우에 심정적으로 반대해도 손해를 감수하면서 매수청구하기는 어렵기때문에 주가가 매수청구가 이하로 급락하는 것 이외에는 합병을 피하기 어렵다.
만약 금융위기에 준하는 시장의 급변이나 예상치 못한 기업의 악재가 발생한다면?
제일모직 물류창고 방화 용의자는 협력업체 직원
http://www.hankookilbo.com/v/42e60b315b38471c812e034c5a1a778b
예상치 못한 악재가 휴일에 발생했고 바로 그 다음날 에버랜드(제일모직) 주가에 악재가 반영될 틈도 없이 이전까지의 주가를 바탕으로 합병가액을 결정하고 발표했다.
이렇게 적절히 대응한다면 향후 삼성중공업/엔지니어링의 합병 실패와 같은 일이 생기는 것을 피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런데 키움증권의 보고서에 궁금한 내용에 대한 언급이 들어있다. 보고서대로라면 합병이 실패할 가능성은 낮을 것으로 보인다. 일부 내용만 따온다.
Q1) 시장에서는 주식매수청구권 행사가격 및 합병가액을 낮추기 위해 실적이나 수주가 부진했었다고 판단하기도 하는데, 그렇다면 향후 실적은 개선될 가능성이 있는지?
A1) 향후 실적은 개선될 가능성이 높고 개선 속도는 2분기보다 3분기가 더 빠를 것. 상반기내 가시적인 큰 수주들이 나올 전망
Q2) 상반기가 이제 6월 한달 남았는데 구체적으로 수주 파이프라인 설명이 가능한지?
A2) 상반기 내 큰 규모의 수주 2건(굉장히 유력한 수주 1건, 중동 발전플랜트 1건이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 동남아 쪽에서 3~4천억원 규모의 초고층 빌딩 프로젝트, 상반기가 아니더라도 중동에 에너지저장시설 관련해서 조단위 규모의 프로젝트 1건, 상반기까지 수주는 누적으로 6.5조원 내외 전망
노골적인 질문에 더 노골적인 대답. 진하게 강조했다.
더 이상 숨길 필요가 없겠지. 주가가 오를수록 합병가능성이 높아지니 이제는 최대한 호재를 날리겠지.
사실이면 거의 개점휴업 중이던 건설부문 수주 실적은 좋아지지 않을 수가 없다.
Q3) 2020년 상사부문의 매출액 증가분은 어디에서 오는 건지?
A3) 상사부문은 그 동안 선택과 집중의 품목 효율화로 매출이 감소하는 추세였으나 최근 해외 쪽에 구리, 석탄, 철강 쪽에서 거래선이 증가하면서 실질적으로 매출이 증가하는 상황, 다만, 제일모직의 일부 프로젝트나 바이오 부문에서 수출하는 것들은 상사부문으로 인식됨. 이런 부분을 감안하면 기존 내부적으로 계산한 성장성보다 합병을 통해 조금 더 증가된 모습
상사도 장기적으로 좋아진단다.
공시에 딸린 자료이다.
얼마나 성장률이 높다는 것을 강조하고 싶었으면 그래프면적 속이기를 할까?
매출이 두배 늘어나면 길이가 아니라 면적이 두배 늘어나도록 비율을 조절해야 한다. 이런 것은 애들도 아는 것이다.
그런데 성분, 구성을 백분율로 비교하는 저런 파이 혹은 링모양 그래프는 대개 크기를 똑같이 하는 것이 통례이다.
통계로 속이기 교과서급 그림이다.
자료에 관계된 자들의 연봉을 합치면 수백억은 넘을텐데, 실수를 할 리는 없다고 본다.
합병 성공에 대한 그들의 간절한 염원을 담은 것으로 본다.
그런데 2020년 패션 매출이 5배 늘어서 10조가 될 것이라고 한다. 목표이든 예상이든 비현실적이기는 마찬가지이다.
건설이야 삼성전자 공장을 독점해서 지으면 되겠지만 옷은 누가 사나?
유니클로 매출이 14년에 12조원(1.38조엔)정도 된다.
http://www.fastretailing.com/eng/ir/financial/past_5yrs.html
http://www.fastretailing.com/eng/ir/financial/past_5yrs.html
lg전자가 5년 후에 삼성전자만큼 매출을 늘리겠다는 것과 비슷한데 될까?
삼성 앞에서 이런 질문이 불경스럽기는 하다.
삼성 앞에서 이런 질문이 불경스럽기는 하다.
합병이 완료되기 전까지 에버랜드는 전세계의 어떤 기업보다 철저하게 주가관리를 할 것으로 본다.
미국 금리인상으로 세상이 망할 것 같지만, 시장을 떠나기는 싫다면 상한가 2방을 찍고난 저 회사들이 추풍낙엽인 회사들보다 오히려 더 안전할 수도 있겠다.
물론 난 안 산다. (지금 그렇다는 것이고 나중에는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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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삼성화재가 넘겨받은 물산지분으로 돌아가보자.
대한민국에서 자산 5조 이상 기업은 상호출자, 신규순환출자의 제한이 있다.
인수합병 등으로 순환출자 고리가 변화될 경우 판단은 공정위가 하는 모양이다.
만약 제일모직이 삼성생명을 보유하고, 삼성생명이 삼성물산을 보유한 상태에서 두 회사가 합병하면 상호 출자가 발생한다.
삼성생명이 삼성물산지분을 삼성화재에 넘긴 상황에서는 합병이후 삼성물산(합병) - 삼성생명 - 삼성화재 - 삼성물산(합병)의 순환출자가 발생하고 이것이 기존의 순환출자로 인정되면 그대로 유지할 수 있고, 새로운 순환출자로 인정되면 삼성화재의 물산 지분을 정리하면 된다.
작년 6월 이재용은 상장하지 않은 에버랜드(제일모직)와 삼성물산의 합병을 준비/대비하고 있었다고 볼 수 있다.
지주회사 분할 등의 복잡한 시나리오가 아니라 이런 단순한 시나리오가 작동하려면 합병이후에 에버랜드의 경영권 유지에 필요한 지분을 확보하기 위해 에버랜드의 시총이 물산의 몇배는 되어야 한다. 보통 사람이라면 직접 합병가능성은 적고, 한두건 이상의 지주회사 전환과 합병을 포함하는 장기 프로젝트일 가능성이 높다고 봤을 것이다.
최태원이 진행하고 있는 sk c&c의 상장과 주가 상승, sk와의 합병에 6년 이상이 걸린 것을 보면, 진행과정은 매우 비슷하지만 이재용이 최태원에 비해 한국 시장을 매우 효율적으로 이용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또한 이건희 사건 발생후 단기간에 시나리오의 집행이 이루어진 것을 보면 삼성 조직에 대한 장악력이 높다는 것도 알 수 있다.
4
몇년전 에버랜드가 장외에서 2-3조의 평가를 받을 때 30조를 부르던 애널이 있었다.
핵심은 용인 등지의 부동산과 바이오 사업에 대한 재평가였던 것으로 기억한다.
속으로 '미친' 그랬다.
돌이켜보면 내가 상상력이 부족한 모양이다. 한국시장에 대한 이해도가 떨어지는 지도.
sds를 가지고 이재용이 삼성전자 지분을 늘리는 것 말고 달리 할 일이 있을 것 같지 않다.
제일모직의 저런 뻥튀기가 가능한 한국에서는 그냥 저들이 필요한 돈이 최소한 얼마인지 계산해 보는 것이 빠를 것이다.
여전히 이건희 재산을 상속하는데 세금만 6조 이상은 필요하단다.
일족과 관계사를 포함해도 삼성전자 지분은 10몇%대에 불과하다.
확실하게 경영권을 확보하고 지주회사전환까지 노리면 30%를 확보해야 하고, 12%에 달하는 삼성전자 자사주의 확보는 필수적이다. 약 24조에 해당한다.
손안대고 코풀기 위해 필요한 돈이 30조이고 일가나 에버랜드(제일모직)이 가진 지분을 이용해야 한다.
sds가 60조 정도가 되면 거래세, 양도세를 내고도 적당한 합병절차로 삼전 자사주를 대개 가져올 수 있다.
이번에도 이재용이 원하면 시장이 알아서 길까? 그래서 3배로 만들어 놓을까? 그것도 1년이면 충분할까?
그러면 정말 시장을 지배하는 왕의 풍모라고 아니할 수 없다.
꿇어라.
쿵.
5
국민은 국민수준에 맞는 정부를 갖는다고 누가 그랬다는데, 한국시장은 시장 수준에 맞는 기업을 갖는구나 싶다.
에버랜드(제일모직)를 22조로 만들어놓은 그 시장말이다.
만약 어떤 이유로든 물산의 합병이 무산된다면? sk와 c&c의 합병도 무산된다면?
한국의 미래가 조금은 달라질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