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의 잠정실적 발표가 있었다.
예상대로 실적은 예상보다 더 나쁘게 나왔다.
그러나 예상과 달리 시장은 반도체 쇼크에 환호하고 있다.
저런 표현이 정당화될 수 있는 것은 주어가 없기 때문일 뿐 아니라, 시제도 무시한 것이기 때문이다.
거기에 겉말, 속말 또한 구분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https://runmoneyrun.blogspot.com/2018/12/micron-vs-korea-semi-export-20181219.html
마이크론의 18년 4분기(9월-11월) 실적과 19년 1분기 전망이 발표되기 한참 전부터 시장은 차갑게 식어 있었지만, 몇개월 동안 눈에 보이는 반도체 업황의 악화에도 불구하고 한국의 전문가들께서는 장미빛 전망을 유지했다.
그것은 증권가의 전문가뿐 아니라 정부나 관련기관의 한국경제전문가들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마이크론의 발표는 전문가들에게 현실과의 괴리를 좁힐 기회를 주었지만, 결과적으로 충분하지 않았다.
왜?
삼성전자의 4분기 실적은 업황의 하향을 고려해도 특별하기 때문이다.
그러니까 이번에는 전문가들만의 잘못은 아니라는 것이다.
부문별 실적을 공시하지는 않기 때문에 삼성전자의 4분기 반도체와 메모리 매출 추정치는 임의로 19조, 15.5조를 사용했다.
하이닉스의 매출은 컨센서스 근처인 10조로 놓았다.
4분기 마이크론의 실적과 비교하면 마이크론, 하이닉스 대비 삼성전자의 괴리는 20% 이상에 달한다.
1분기에 마이크론의 실적 대비 삼성전자, 하이닉스의 실적이 특별히 감소했던 것은 환율효과가 일부 기여했고, 마이크론의 상대적인 약진도 기여했다.
2분기에 삼성전자의 dram관련 수율, 재고문제와 저급품 덤핑에 관한 기사들이 있었고 실제 하이닉스의 회복을 삼성전자가 따라잡지 못했다.
3분기에도 삼성전자가 뒤쳐진 양상이었으나, 워낙 실적이 좋아서 묻혀지나갔고, 시장점유율경쟁을 피하고 가격을 유지하려는 삼성의 보수적인 전략때문이라고들 언급되었다.
그러다 4분기에 저렇게 벌어졌다.
주가가 실적을 당겨서 반영한다고들 얘기하지만, 삼성의 4분기 실적이 마치 1분기 실적을 당겨서 반영한 것처럼 보인다.
12월까지의 한국 메모리 수출을 분기별로 합산해서 비교하면, 삼성의 4분기 매출이 왜 이상한지 알 수 있다.
1분기에 나타났던 약간의 괴리와는 비교할 수 없다.
수출로는 잡히고 매출로는 잡히지 않는 부분이 매우 커서, 4분기 하이닉스의 실적이 전망치처럼 잘 나와도 메꿀 수 없다.
일부 기사에서 4분기 반도체 매출이 급감한 이유로 전반적인 수요감소 외에 일부 기업의 구매 취소, 연기 등을 들고 있다.
이것이 미국과 중국 거대 it기업의 capex가 꼭지를 쳤다는 신호인지 아닌지는 미리 알 수 없는 문제이다.
현재는 충분한 자료가 공개된 것도 아니다.
다만 4분기에 예상되었던 수요가 사라진 것이 아니라 이연된 것이라면 반도체 업황의 바닥을 앞당기는 역할을 할 수도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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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runmoneyrun.blogspot.com/2019/01/apple-shock-again-20190106.html
삼성전자, 4Q '어닝쇼크'…아마존 구매 취소 탓
http://www.thebell.co.kr/free/content/ArticleView.asp?key=201901080100011400000688&svccode=00&page=1&sort=thebell_check_ti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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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가
'부들부들 떨지만 않고, 부글부글 끓지만 말고 모락모락 피어날 기회를 엿보며'
11일자 골든브릿지증권의 하이닉스 보고서 제목이 인상적이다.
요약하자면 4분기 중반 이후 시작된 전방위적인 수요감소는 반도체 산업에서 '블랙스완'이 나타난 것으로 볼 수 있지만, 과점화된 디램시장에서 마진을 과거의 저점보다 높은 30% 전후에서 방어할 수 있을 것이고, 수요감소를 가져온 무역전쟁은 장기적으로 경쟁자의 진입을 제한하는 긍정적인 효과가 있다. 저간의 상황을 고려하면 'PBR 1배 이하는, 전쟁이 임박하지 않는 한, 글로벌 경제 대공황급 침체가 없는 한, 분식이 없는 한, 적자가 임박/지속 전망이 없는 한, 핵심인력 대거 유출이 없는 한, 너무 싼 것'이라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