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설=뇌피셜
오미크론이 처음 보고된 남아프리카공화국의 확진자, 사망자 그림을 보면 아래처럼 매우 규칙적인 싸이클을 보인다.
그림출처:
앞의 두 피크에 비해 세번째 피크(델타 변이)의 사망자 고점은 이전보다 낮다.
치명률이 낮아지고 있는 과정으로 보인다.
네번째 피크는 오미크론에 의한 것이다. 매우 빠른 확산에 비해 사망자가 초기에는 거의 발생하지 않아서, 거의 독감처럼 약해진 것이 아닌가 기대를 받았었다.
그런데 확진자 고점이 나타난 지 3주가 넘게 지난 지금도 사망자의 숫자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치명률이 낮아지는 추세를 고려하면 사망자 고점이 낮게 형성될 수 있지만, 최초의 독감에 대한 기대보다는 확실히 높아지고 있다.
왜 그럴까? 어디까지 갈까?
이것에 대한 답은 물론 없지만, 위 그림을 조금 변형하면 생각할 여지가 생긴다.
(8개 화살표는 동일 기울기, 동일 길이)
같은 그림을 로그 축에서 비교해보면 앞쪽 세 개의 파동에서 확진자, 사망자 피크는 모든 면에서 동일하다.
그런데 오미크론 파동에서 확진자 기울기는 이전과 비교할 수 없게 빠르다.
반면 오미크론 파동의 사망자 기울기는 이전과 같고, 아직도 고점이 나타나지 않았다.
일반적으로 사망자 피크가 확진자 피크에 1-2주 후행하던 것에 비하면 상당히 지연되고 있는 중이라고 볼 수 있지만, 오미크론 확진자 피크가 특별하게 조기에 나타난 것이라면 오미크론 사망자 피크가 나중에 나타나는 것은 지연된 것이 아니라, 정상적인 자리에 나타나는 것이다.
무슨 뜻인가?
실제로 오미크론의 확산속도가 엄청나게 빠를 수도 있지만, 동일한 확산속도에서 매우 빠르게 진단되는 특성을 가진 것일수도 있다는 것이다. (당연히 둘 다 일 수도 있다.)
'마일드'한 상기도 감염 증상은 감기와 비슷하고 미열이 있으면 유증상으로 검사를 하게 될 가능성이 높다. 이전 코로나 변이에서 무증상 감염자, 전파자들이 많이 나왔던 것과 달리 경미하지만 유증상인 환자의 비율이 오미크론 변이에서 높다면 조기에 검사를 받고 확진 판정을 받아서 감염속도가 높은 것처럼 보이게 된다. (물론 잠복기가 이전 (2-14일, 평균 6일)보다 매우 짧을 가능성도 없는 것은 아니지만 이전과 동일한 사망자 발생 속도와 부합하지 않는다.)
이런 경우 전체 감염자가 이전보다 적더라도 확진자의 규모는 몇 배로 보고 될 수 있다.
달리 말하면 비슷한 크기의 확진자 숫자에도 불구하고 실제 감염자의 숫자는 이전보다 (어쩌면 훨씬) 적을 수 있다는 것이다.
사망자가 주로 고령, 기저질환 중심으로 위중증 단계를 거쳐서 발생하는 것이 동일하다면 사망자의 발생속도는 이전 코로나 변이와 달라지지 않는다. 물론 오미크론 파동 전체 사망자 숫자는 전보다 적을 수 있다.
결국 초기에 치명률이 낮게 보이지만 오미크론의 특성상 빠르게, 많이 진단되어서 그렇게 보일 수 있다는 것이다.
뇌피셜 요약
오미크론 변이의 경미한 유증상자 비율이 높다.
전체 감염자 중 더 많은 비율이 검사하고 조기에 진단된다.
확진자 발생 속도는 빠르지만, 사망자 발생 속도는 이전과 다르지 않다.
같은 규모의 확진자 중 사망자의 비율은 낮지만, 같은 규모의 감염자(상상 속의 숫자) 중 사망자의 비율은 낮지 않을 수 있다. (치명률은 보기보다 높을 수 있다)
가설이 맞다면
1. 천천히 사망자의 숫자가 증가하면서 치명률이 이전보다는 낮지만, 독감보다는 훨씬 높은 수준에 도달할 수 있다.
2. 미국, 유럽 등 여러나라들에서 확진자 고점을 지난 후에도 지속적으로 사망자가 증가할 수 있다.
3. 지연성 의료체계 마비가 여러 나라, 지역에서 국지적으로(?) 나타날 수 있다.
가설을 확인하려면
실제 오미크론 감염여부(항원이든 항체이든)에 대한 전체 집단 조사를 해서 과거 코로나 자료와 비교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