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ud/jpy
엔캐리가 유행하던 시절에는 사람들이 중요하다고 했던 지표이다.
싼 이자로 일본돈을 빌려서 미국, 캐나다, 유럽, 호주, 기타 신흥국까지 안 망하고 높은 이자를 주는 나라면 어디든지 투자를 한 모양이다. 와타나베 부인들도 그랬겠지만, 전 세계의 큰 손들도 엔화를 빌릴 수만 있으면 안 할 이유가 없는 남는 장사였다.
한국의 많은 중소기업들도 엔화 대출은 무조건 남는 장사였던 시절이 있었다.
그런데 최근 5일 만에 작년 4월부터의 하락 추세에 금이 갔다.
매우 강력하게 뒤집혀서 일본이나 호주에 무슨 일이 있나 의심스러울 정도이다.
그래서 몇 나라를 같이 봤다.
달러화 기준: 매우 복잡
엔화 기준: 매우 단순
http://stockcharts.com/freecharts/perf.php?$XBP,$XEU,$XJY,$xad,$CAD
길게 비교해 보려니 마땅한 방법이 없어서 위처럼 엔화대비 수익율의 차이를 표시했다.
환율과 모양은 조금 다르지만 절대값이 아니라 방향과 추세를 보려는 목적이면 이것으로 충분하다. 오히려 편리한 점도 있다.
2007년 금융위기가 발생하기 전까지 엔캐리는 추세적으로 지속되었고, 금융위기시부터 급락하기 시작했다.
일찍 추세가 꺾인 캐나다, 영국(노던록...)에서 먼저 문제가 발생했다고 볼 수도 있다.
단기 저리로 빌린 돈을 장기 고리로 빌려 주면 누구나 위험에 노출된다.
올라가는 기울기보다 내려오는 기울기가 빠른 것은 거지로 죽을 수 있다는 공포감이 반영되기 때문에 당연할 수 있다.
2009년 3월까지 엔캐리의 환수가 끝났다고 볼 수 있다.
이후 엔화 강세는 2012년 말까지 지속되었고, 과거와 같은 본격적인 엔캐리는 존재한 적이 없다고 볼 수 있다.
반면 금융위기 이후 풀린 달러가 신흥국과 자원개발과 관련해서 호주, 캐나다로 유입되는 달러 캐리가 발생하고 있었다고 볼 수 있다.
달러의 방향이 유로, 파운드와 캐나다, 호주달러의 다른 방향을 결정한 셈이다.
경기 침체, 유로권의 해체 위험등이 드러난 유럽통화의 부진과 중국의 빠른 경기회복, 미국의 지속적인 경기회복 수혜를 입고 외환보유고 통화의 자리에 오른 캐나다, 호주의 강세는 수긍할 수 있다.
12년 말부터 엔화 약세가 시작된 이후 백 조원에 육박하는 외국 자금이 일본 주식시장으로 밀려들었다고 하고 이 시기의 유입 자금들은 많은 비중을 헤지를 하거나, 오히려 엔화 약세에 추가적으로 베팅을 하는 경우가 많았다고 한다.
결국 엔화 약세가 시작된지 1년 이상이 경과했지만, 엔 캐리가 세계 금융 시장에 과거와 같은 영향력을 발휘한 적은 없다.
이후 엔화대비 유로와 파운드의 강세, 호주달러와 캐나다달러의 약세가 두드러진다.
나는 이것이 단지 투기적인 거래나 수급에 의한 것이 아니라 국가와 지역의 펀더멘탈을 정확하게 반영한다고 본다.
어떤 지역의 어떤 통화를 가진 사람들의 눈에도 호주와 캐나다는 투자하기에 부담스러운 수준의 부동산 거품이 존재한다.
캐나다의 1%, 호주의 2.5% 기준금리는 환율, 물가 등과 관련한 잠재적인 위험을 고려시 충분한 보상이 되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
주식시장에도 매력이 존재하는지 개인적으로는 알지 못한다.
이런 모든 선입견에도 불구하고 aud/jpy가 뒤집어지려 하고 있다.
이것이 엔캐리의 시작인지는 알 수 없지만, 돈의 출처가 어디인지는 사실 중요하지 않다.
내가 빌려 준 돈이 아니기는 마찬가지이다.
게다가 앞으로 몇 년은 약세를 피할 수 없다고 믿었던 eur/usd마저 2007년 이래의 하락 추세를 시험하고 있다.
이렇게 빠른 속도로 진행되면, 변화의 시작을 확인하는 것은 오래 걸리지 않는다. 돈이 뒤를 돌아보지 않고 위험한 자산들로만 가는 시기가 끝나간다고 미국의 경제전문가들이 소리높여 외치고 있으나, 이제 시작일 가능성이 있다.
그것도 한 방향으로 가면 홍수가 날 수도 있다.
이상 소설은 끝이다.
현실이 궁금할 뿐이다.
------------
추가
드디어 전세계 주식지수가 2007년을 돌파했다고 한다.
아직 한국은 동참하지 못하고 있으나, 새로운 시대는 이미 열렸다.
http://www.businessinsider.com/cotd-global-stock-market-hits-high-2014-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