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수오라는 풀을 수천억원어치 만들어 팔던 자들이 다른 풀이 섞였다는 문제로 검찰과 식약청의 조사를 받고나서, 주된 판매처였던 홈쇼핑도 책임을 져야 한다는 여론이 비등했고 결국 법적으로는 논란의 여지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환불을 시작해야 했다.
그러나
백수오의 효과도 불분명하고
이엽우피소의 독성도 불문명하고
두 풀 자체를 문헌적으로 명확히 구분하지 않는 경우도 많았다고 하고
이엽우피소가 제조업체에서 섞인 것인지 생산농가에서 섞인 것인지도 불분명하고
누가 어느 선에서 혼입을 알고도 방치했거나 의도했는지도 불분명하고
이래저래 소비자들이 입은 피해가 무엇인지도 불분명하다.
백수오 사건에서는 피해자 가해자가 일견 명확해 보이지만, 실제로 누가 피해를 입었는지 명백하지 않다는 것이다.
전모가 조금이라도 드러나려면 몇년은 족히 걸릴 일이겠지만, 피해에 대한 보상은 국민의 여론을 등에 업고 아주 빠르게 시작된 셈이다.
신경숙 사건에서 표절 의심작의 제조원은 신경숙, 판매원은 창비로 볼 수 있다.
판매원 - 제조원 - 불량품
홈쇼핑 - 내츄럴엔도텍 - 백수오/이엽우피소
창비 - 신경숙 - 표절작
백수오 사건에서는 소비자는 생산비용, 제조원가의 많은 부분을 차지하는 물리적 실체와 기대효과에 대한 가격을 지불한 것이다.
문학작품을 구매하는 독자가 지불한 가격의 핵심은 작가의 상상력, 창의력, 정신노동에 대한 것이다. 책값 중 인쇄물이라는 물리적 실체에 대한 댓가는 적은 부분을 차지할 뿐이고, 전자책의 경우에는 훨씬 더 적어진다.
신경숙의 상품을 구매한 소비자들이 지불한 최소 수백억원 중 작가 인세가 10%인지 그 이상인지와 상관없이 상품의 핵심은 신경숙의 지적 활동에 있다. 만약 그 중 표절이 몇%이든 표절로 인정되면, 혼입이 몇%이든 홈쇼핑이 나서서 불량식품을 환불해 주듯이 출판사도 소비자들에게 환불을 해 주는 것을 고려하는 것이 당연하다. 또한 이런 회사, 이런 작가를 고발하는 것은 피해 소비자들의 정당한 권리이다.
"문학은 문학인이" vs "문학도 산업"…신경숙 표절 논란 확전
http://news.naver.com/main/read.nhn?oid=421&sid1=103&aid=0001480908&mid=shm&cid=428288&mode=LSD&nh=20150620203117
표절이 도덕적인 비난으로 끝날려면 최소한 경제적인 이득을 취하지 말았어야 하는 것이고 그것으로 장사를 했음에도 그냥 먹고 떨어지려고 하면 안 된다.
뜯어붙이는 것이 혼성모방, 오마쥬, 패러디 등의 표현 기법인 것처럼 받아들여지는 세상에서 명백한 표절도 같은 집단의 전문가들이 변호하면 빠져나가는 것은 어려운 일이 아니었을 것이다.
침묵의 카르텔.
한국의 많은 분야, 특히 기득권이 소수에게 집중된 분야에서 나타나는 공통적 특성이다.
표절이 공론화되었고 관련 전문가들이 나서서 동조를 한 상황에서, 검찰 고발에 대해서는 표절이 문제라고 하던 사람들까지 법적인 책임은 외면하려는 모양이다.
다시 표절을 하던 사람들과 반대하던 사람들이 한목소리를 내려는 것을 보니 저 동네가 그야말로 구제불능인 모양이다.
-------------
추가
http://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mid=shm&sid1=103&oid=421&aid=0001481748
메르스에 묻힌 ‘가짜 백수오’…환불, 정상적으로 되고 있나?http://www.ebn.co.kr/news/view/766541
“문학이란 땅에서 넘어졌으니까 그 땅을 짚고 일어나겠다”
http://news.naver.com/main/read.nhn?oid=032&sid1=103&aid=0002609085&mid=shm&mode=LSD&nh=20150623100231
[한수진의 SBS 전망대] "신경숙 해명 보니 되레 피해자 코스프레" 출처 : SBS 뉴스
http://news.sbs.co.kr/news/endPage.do?news_id=N1003038701&plink=ORI&cooper=NAVER
이 두개를 이렇게 절묘하게 비교사시다니
답글삭제문인들이라는 사람들이 약팔이보다 양심은 더 없는 것처럼 느껴지네요.
삭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