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8월 14일 월요일

박기영 사태, 희한한 두 입장


박기영 임명과 사퇴와 관련한 두개의 기사가 있다.

[인터뷰] 이종걸 "박기영 본부장 사퇴..국민 마음 이해 못한 인사담당자 채찍질해야"
http://www.cpbc.co.kr/CMS/news/view_body.php?cid=691722&path=201708
박기영 후보자의 경우는 노무현 정부 때 같이 일을 했던 분으로 이번에 낙마하게 된 여러 가지 이유를 다 알고 있었던 사실이죠. 그런데 과학행정가로서는 나름대로 새 정부의 뜻과 의지를 누구보다도 잘 이해하고 같이 할 수 있는 사람이라고 저도 사실 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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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그것을 빼놓고는 노무현 정부 때 과학기술 정책은 상당히 잘 가고 있었고 여러 가지 성과도 많았다고 생각을 하거든요.

민주당의원의 인터뷰를 보면 저들이 정말 박기영을 높게 평가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또한 황우석 사기사건만 아니면 노무현정부의 과학정책 성과에 흠이 나지 않았을 것이라는 아쉬움이 진하게 묻어난다.

결국 노무현 정권과 관련이 있는 현 정권의 인사들은 대개 황우석 사기 사건이 돌발적이고 우연한 일이었다고 보는 것이고, 그것만 아니었으면 노무현의 과학정책은 문제가 없고, 박기영도 문제가 없다는 생각을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박기영과 노무현정권 과학정책의 공을 모르는 우매한 국민과 그런 국민의 정서를 파악하지 못한 실무자를 탓하는 민주당의원은 딱 정권의 속마음을 대변한다.

이와는 정반대의 생각을 가진 사람도 있는 모양이다.
아래 글은 권력에 취해 멍청해진 정권이 똑똑한 시민을 졸로 보고 있다 당했다는 내용이다.

[기고]박기영 사태와 권력의 자기도취
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artid=201708132106005&code=990304
첫째, 권력은 멍청해지는 경향이 있다. 황우석은 권력에 도취했고 합리적인 결정을 내릴 수 없었으며 ‘사이언스’ 논문 조작이라는 치명적 실수를 저질렀다.

박기영과 관련한 권력의 문제를 지적한 저자는 황우석사기사건과 '황빠'현상을 분석했던 사회학자인 모양이다.
그런데 책까지 썼다는 사람이 황우석이 '치명적 실수'를 했다고 한다.
개같은 동물을 복제하는 기술자일뿐, 줄기세포를 연구하는 과학자로서는 실체가 없던 황우석이 국민에 영합하고 권력과 야합하면서, 줄줄이 사기논문을 작성했던 것을 마치 유능한 과학자가 권력에 취해서 그것을 유지하기 위해 실수를 했던 것처럼 쓰고 있다.

저자는 '박기영 사태'를 똑똑한 시민들이 권력에 취해 멍청해진 엘리트집단의 멍청한 결정을 뒤집은 것이라고 봤다.
그러나 황우석 사기 사건은 권력의 문제가 아니다. 또한 박기영 사태도 권력의 문제가 아니다.
황우석도 박기영도 권력에 취해 멍청해져서 실수한 것이 아니라 최선을 다해 노력하는 과정 중에 문제가 발생한 것이고, 권력에 빌붙는 것도 그러한 노력의 일환이다.
권력때문에 엘리트가 멍청해져서 생긴 사태가 아니고, 사기꾼이나 멍청이들이 엘리트라고 불리고 권력을 잡게 되는 한국의 상황이 문제인 것이다.

그럼 저자가 언급하는 황우석 사태, 4대강 사태, 광우병 사태, 최순실 사태를 전부 엘리트가 일으켰나?
최순실은 국민이 나중에 알았으니 정권에 전적으로 책임을 돌릴 수도 있으나, 4대강은 이명박의 핵심공약이었으니 국민의 선택이었다.
황우석 사태는 국익이라면 환장하는 황빠들이 핵심에 있었고, 국익론자들이 국민의 다수가 아니라고 할 수 없다.
광우병 사태는 명박산성을 쌓고 저항한 많은 국민들이 글자그대로 주인공이었다.

국민을 멍청이로 보는 여당 국회의원도, 엘리트들이 권력을 잡으면 멍청해진다고 보는 학자도 내가 보기에는 합리적이지 않고, 역사적이지도 않다.
그저 극단적이고, 정치적일 뿐이다.
이번 일로 권력이든, 지식인이든, 국민이든 누구라도 무슨 교훈을 얻었을지 심히 의심된다.

"과학 사기 광란극 낳은 과학기술 정책부터 바꿔라"
http://news.naver.com/main/read.nhn?mode=LS2D&mid=shm&sid1=105&sid2=230&oid=296&aid=0000032827
특히 이들은 "12년 전의 과학 사기 광란극은 과학기술을 단지 경제 성장과 이윤 추구의 도구로 삼으려는 정부의 개발주의 과학기술 정책에서 배태된 것"이라며 "개발주의 과학기술 정책을 청산하지 못하고 역대 정부에 이어 문재인 정부마저 답습하려 하는지 안타깝고 우려스럽기 그지없다"고 밝혔다.

박기영 사퇴에도 불구하고 과학계가 여전히 반발하고 있는 이유를 저 둘은 이해하지 못할 것이다.
국민들은? 글쎄.






댓글 6개:

  1. 일반인들 중에서도 황우석 사태가 언론의 괜한 시비라고 믿는 사람들이 많지 않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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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황우석의 모든 행동이 국익을 위해서라고 믿는 자들 중에 그런 사람들이 많았죠. 지금이야 그래도 황우석이 사기꾼인가 하는 정도 아닐까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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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황우석 사태와 광우병 사건을 동급으로 mbc의 문제로 이야기들을 하는 것을 많이 봤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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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광우병 때문에 황우석 까발린 공이 많이 죽긴 했죠.
      일반인도 그렇지만 황우석 사태를 연구했다는 사람도 저정도라서 그냥 안타깝네요.
      오늘 jtbc가 황우석와 매머드 복제 관련한 보도를 또 하나 했는데, 황우석은 스스로 법이나 윤리같은 것을 뛰어넘은 자 같아요. 사기치는 것도 여전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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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듣자하니, 황우석은 중동 부호들의 애완견들 죽은뒤에 복제해주고 하는데 엄청난 수완을 발휘한다더라구요. 타고 났어요 진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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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좀 멀리 아는 사람 중에 몇명이 황우석 때문에 망했다는. 하나는 교수 잘릴뻔하다 구명운동을 해준 사람들 덕분에 간신히 살아났고, 하나는 멀쩡한 직업 때려치우고 황우석 구명운동한다고 쫓아다니면서 책까지 쓰고, 이 사람들이 적어도 몇년을 황우석 빠돌이 빠순이 노릇을 했어요. 진실이 언론에 공개된 후에도 부정하고 거의 광신도같았다는. 황우석을 직접 보면 사이비 종교지도자 같은 느낌인가봐요. 그러니 복제동물 영업같은 것은 아무것도 아닐 것 같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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