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2월 2일 토요일

디커플링 끝났다


1월에 미국 지수, 중국 지수, 일본지수가 상승하고, 유럽 지수들도 대개는 상승하고, 하다못해 대만도 상승하는데 한국만 빠졌다.

환율이 하락하고, 뱅가드 펀드가 교체되고, 유럽이 좋아질 기미가 보이고, 일본수상이 바뀌어서 경기회복의 주문을 외우고 있고, 북한이 뭐라도 쏠지 모르고 등등 벼라별 이유가 등장한다.

그러나 내가 보기에는 한가지 이유밖에 없다.
삼성전자때문이다.

지금 대한민국에서 이익이 증가하고 있는 기업이 얼마나 되나?
지금 감소해도 몇 분기 내에 증가할 것이 그려지는 기업이 얼마나 되나?
별로 없고, 좋아질 기업의 이익을 다 합쳐봐야 삼성전자가 버는 이익의 몇 분의 일도 안된다.

삼성전자의 주가는 왜 빠졌나?
외국인들이 팔았다.
왜 팔았나?

삼성전자를 환율때문에 파는 외국인이라면 머리가 모자라거나, 돈이 모자란 것이다.
삼성전자의 실적이 지난 4분기에 고점을 찍은 것으로 본다면 일리가 있다.
1분기에 휴대폰 판매가 주춤하더라도 이후에 개선될 것으로 보아야 보유, 매수가 가능한데 그런 확신이 없다면 최근에 팔 수 있다.

지난 2년 동안 가파른 성장으로 분기별 변동도 없이 성장해왔기 때문에 매출, 혹은 이익의 일시적인 둔화도 회복되기 전까지는 공포의 대상이 될 수 있다. 밸류에이션이 높거나 낮은 것이 문제가 아니라 방향이 문제가 된다는 것이다.

지금 미국에는 성장성이 돋보이는 기업들이 부지기수이다.
경기가 좋아지면 그렇게 되거나, 그렇게 보인다.
애플과 관련기업만 제외하면 IT 기업들 대부분이 성장성이 높거나, 싸거나 둘 중에 하나다.
물론 터무니없이 비싸보이는 것도 많다.

일본에는 경기가 더 이상 침체로 빠지지 않으면 수십년 이래 밸류에이션 저점에 놓인 기업들이 많다. 20% 이상씩 올랐어도 여전히 쌀 뿐 아니라, 엔화가치하락을 고려하면 외국인 입장에서는 크게 오른 것도 아니다.

반대로 한국은 환율을 고려하면 크게 떨어진 것도 아니었지만, 원달러가 1090원 이상으로 상승하면서 차이가 발생했다.
한국 기업들이 자산가치대비 싸다는 것은 확실하다.
이익은 경기와 관련이 높은데, 상대적으로 경기의 위치는 미국, 중국, 일본, 유럽에 비해 명확하지 않다.
그래서 4분기 기업 이익의 감소가 많이 거슬린다.

미국이라고 다 오른 것이 아니다.
다우, S&P는 올랐어도 나스닥은 어제까지 한달 동안 제자리였다.
나스닥이 디커플링된 것은 애플때문이다.
한국에서 삼성전자가 한 일을 나스닥의 애플이 하고 있었다.

성장이 끝났다고 바로 쇠퇴기로 접어들지는 않는다.
그러나 현재의 규모로 보아 한동안 다이어트를 한 후에나 부활이 가능할지 판단할 수 있을 것이라고 보면, 오래 소외될 가능성이 있다.
다행히 지난 몇개월동안 상당히 조정을 받았고 이제는 역성장만 하지 않으면 크게 하락할 이유를 찾기도 어렵다.

코스피 디커플링의 이유가 삼성전자이었고, 나스닥 디커플링의 이유가 애플때문이었다.
이제 팔만한 외국인들이 다 팔았다면 더 이상 크게 빠질 이유도 없다.
그런 일이 며칠 사이에 생기고 있다.
혹시 환율때문에 누가 삼성전자를 팔았다면 이제는 그럴 이유도 없다.

그렇다고 오르겠나?

한국에서 삼성전자를 빼고 오를만한 이유가 있으면 그렇게 될 것이다.
경기회복의 기미가 보이면 싼 것이 충분한 이유가 된다.
한국의 경기회복이 가능하지 않으면 삼성전자가 오르게 될 것이다.
다 오르면 모두 행복할테고, 불가능한 것도 아니다.
미국에서는 애플을 빼고 오르는 것이 크게 어렵지 않으니 그렇게 될 수 있을 것이다.

디커플링의 핑계거리들이 이제 약효가 끝났다.
나스닥까지 오르면 한국만 빠지기는 어렵다.
한국때문에 전세계가 빠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는 없다.
그래도 한국만 내리지는 않을 것이다.

이제 같이 간다.
어디로 가는지만 문제가 될 것이다.



댓글 2개:

  1. 같이 떨어지는 최악의 사태는 아닐거라고 생각하고 쓴글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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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그런 심정이 전달이 팍팍 전달되지 않나요..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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