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7월 6일 화요일

미국 내구재 소비의 정상화 20210706




미국 pce = 서비스 + 재화

재화 =내구재+비내구재



위의 그림은 60년대 이후 미국의 개인소비지출을 로그축으로 표시한 것이다.

많은 이들이 미국에서 2020년 이후 판데믹으로 인해 상품 소비에 치우쳤던 소비가 서비스 소비로 돌아갈 것이라고 한다. 특히 상품 중에서도 미국 내구재 소비의 증가가 비정상적으로 높고 향후 정상화될 것이라고도 한다.

상품 수출에 특화된 한국 경제는 지난 1년 간의 특수가 고점을 맞이하면서 꺾일 수 있을 것이고,  쇼티지, 물류 장애로 인한 재고 소진에 기반한 전세계적인 물가 상승도 조만간 피크아웃 할 것이라고 한다.


그러나


나는 같은 지표를 보면서 전혀 다른 점을 관찰하고 있다. 

아래는 pce를 내구재, 비내구재, 서비스로 나누어 백분율로 표시한 것이다.




1) 미국 내구재 소비 비율은 금융위기 이후부터 판데믹 직전까지 10년동안 저점을 확인했다.

2) 미국 서비스 소비 비율은 판데믹 직전 고점을 확인했을 가능성이 높고, 장기간 횡보하거나 하락할 수 있다.


향후 경기 사이클이 반복되는 동안 위의 추세가 유지된다면 어떤 상황이 펼쳐질까?

1) 내구재 소비는 금융위기 이전 50년 동안 유지된 13%-14% 전후의 비율을 유지할 것이다.

2) 서비스 소비는 향후 수십년 동안 판데믹 직전 고점에 도달하지 못할 것이다.

3) 비내구재 소비는 향후 수십년 동안 판데믹 직전 저점보다 높은 비율을 유지할 것이다.


60년 동안 서비스 소비가 증가한 이유는 명백하다.

주로 서비스 가격 상승때문이다.

https://runmoneyrun.blogspot.com/2021/06/us-auto-cpi-pce-20210615.html


그럼 왜 내구재 소비가 직전 싸이클 10년 동안 바닥을 쳤을까?

여러가지 답이 가능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금융위기가 미국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로부터 촉발된 것과 관련이 있다.

미국 가계가 보유한 주택과 주식이라는 양대 자산군의 가치하락이 대부분의 침체에서 발생하지만 주택가격하락으로 인한 충격은 2008년 금융위기에서 대공황 이후 가장 컸고, 이후 주택 소비/소유 수요의 회복을 뒷받침할 공급이 충분하지 않았다. 

주택경기는 관련된 가구, 가전에 대한 소비에 직접 영향을 줄 뿐 아니라 wealth effect를 통해 자동차를 포함하는 내구재 소비 전체에 영향을 준다.

과거 10년간 고공행진을 지속한 주식 시장의 활황도 부의 효과를 낳지만 주택 가격 상승으로 인한 부의 효과가 크다는 점은 상대적으로 미국 주식시장의 약세였던 금융위기 이전의 호황에서도 확인되었다.

수요는 q와 관련된 것이지만 당연히 p에 직접 영향을 준다. 이런 것이 직접적인 증거는 아니고 상식에 기반한 추측에 불과하지만, 무시하면서 향후의 미국 소비에 대한 전망을 하기는 어렵다.



요약

1) 미국의 내구재 소비 비율은 금융위기 이후 10년 동안 돌바닥을 확인하고 상승하기 시작했다.

2) 미국의 서비스 소비 비율은 판데믹 직전 50년 이상의 상승추세를 마감했다.

3) 다수 제도권 전문가들이 미국 내구재 소비의 상대적인 급증을 비정상으로 예단하고 정상화될 것이라고 기대하지만, 나는 반대로 미국 내구재 소비가 비정상적으로 낮았던 시기를 지나왔을  가능성이 더 크다고 본다. 

4) 무엇이 정상이고, 무엇이 비정상인지 판단하는 것은 어려우니 조심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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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가 20210707

내가 아는 한, 미국의 내구재 소비의 급증이 판데믹과 관련한 단기적인 현상이 아니라, 금융위기 이후 장기간에 걸쳐 위축되어 있던 소비가 정상화되는 과정일 수 있다는 관점에서 보는 유일한 보고서가 나왔다. 아래 링크는 무리와 다른 소리를 내는 한화 김일구 애널의 보고서. 결론은 미국 내구재 소비는 세계 경제를 설명하는 중요한 열쇠이니 향후 주목하라는 것이다.

http://consensus.hankyung.com/apps.analysis/analysis.downpdf?report_idx=593418




댓글 9개:

  1. 전에 cpi에서 품목별로 추이를 봤더니 자동차가 95년 부터 거의 제자리 더라고요. 내구재에서 자동차가 차지하는 비중이 크니까.. 위의 그래프도 이해가 되네요.

    하지만 말씀하신대로 요즘 자동차 가격도 가파르게 오른다고 하니.. 아마 말씀하신대로 내구재 소비가 증가하는것도 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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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미국에서 연간 자동차 판매 대수의 증가는 제한된 수준을 넘기 어려우니 가격상승이 나타나야 소비 증가가 가능할 것같네요. 이러나 저러나 당분간은 판데믹과 이에 대한 정책 대응이 시장을 흔드는 상황을 벗어나기 어려울 듯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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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한편으론 전기차를 이유로 내연기관 신차를 사기보다는 중고차를 먼저사고 추후 나올 2,3세대 전기차를 산다는 의견도 있네요
    정상이고 무엇이 비정상인지 감도 오지 않는 상황에서 부동산 등 일부 자산가격만 너무 상승하는게 걱정되네요
    좋은 글 감사합니다.
    더운 날씨에 건강 유의하십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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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미국에서 현대기아차 포함 일부 차종의 중고차 가격이 신차 가격보다 높다고 하는데, 이것은 전기차로 인한 구매 지연만으로는 설명하기 어려울 것 같습니다. 공급이 정상화될 때까지는 그 이후의 세상에 대한 예측은 조심스러울 수 밖에 없을 텐데 많은 나라, 지역에서 판데믹으로 인한 생산, 물류 등의 장애가 2분기를 정점으로 완화된다는 전망이 맞지 않을 수도 있을 것 같네요. 단기적으로 미국 자동차도 한국 주택도 각자의 이유로 쇼티지 국면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보이네요. 아재아재님도 건강 조심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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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김일구상무님 보고서와 유투브스텝에서 하신말씀 먼저 보고 이 글을 뒤에 읽으니...뭔가 수학처럼 정답이 있는건 아니지만 인간의 본능과 심리상...내구재소비가 저점을 확인하고 정상으로 갈 확률이 높아 보인다는 생각이 듭니다...예전에는 sns에 맛집 해외여행 이런걸 올리면서 관심을 받았다면 요즘에는 차박이라는게 새로운 관심을 받고 있고 앞으로도 예전과는 다른 무언가들이 생기면서 이쪽에서의 문화가 계속 커질거 같다는 생각도 듭니다...좋은글 잘 읽었고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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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감사합니다. 자동차 문화의 변화가 많은 나라에서 나타나면서 변화를 주도하는 기업들의 역할이 더 중요해 질 것 같습니다. 지표를 직접 챙기는 것은 품이 드는데, 김일구 애널이 이후에 계속 관련 지표를 추적해줄 것 같으니 좋은 일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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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 상상의 나래지만 앞으로 전체 물가는 상승하는데 (내구재(제조업) 소비 활황으로 인한) 서비스업 종사 근로자의 임금 상승률이나 고용이 이를 따라가지 못하면 상당한 경기 침체가 시장 전반에 드리우지 않을까 싶습니다. 실제로 대기업 다녀서 돈 버는 사람보다 일반 중소 서비스업에서 돈 버는 사람이 훨씬 많으니까요.. 물론 어마어마한 규모의 부양책 때문에 또 어떻게 될 지 모르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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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수십년간 미국의 생산성 증가율보다 임금상승률이 낮았고, 이것이 유지될지 바뀌지는 지금 알기 어렵습니다. 다만 판데믹 이후의 물가상승보다 임금상승이 거의 2-3분기 선행하고 있으니 가능성이 없는 것은 아닙니다. 지금 고용의 강력한 증가를 기대하는 것은 다른 문제이지만 방향은 다음 침체까지 개선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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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 김일구씨 참 좋아합니다. 역시 채권하시는분은 뷰가 남다른 것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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