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당히 많은 신문 기사들이 그렇다고 한다.
냉장고(refrigerator)를 덜 채우면 에너지 효율이 높아진다는 주장과 대개 붙어 다닌다.
한글로 물어보면 gemini도 perplexity도 그렇다고 한다.
그런데 내용이나 참고문헌에 합리적인 이유나, 실증 데이타나 논문이 없다.
냉장고는 덜 채우고, 냉동고는 꽉 채우는게 효율이 좋으려면 두 개의 냉각방식/작동방식이 달라야 한다.
냉장고는 찬 공기의 대류에 의해 작동하고, 냉동고는 냉기의 전도에 의해 작동하나?
아닐 걸.
압축펌프를 쓰는 냉장고는 냉동고와 작동 원리가 같다. 대개 펌프는 하나만 달려 있다.
냉기는 공기 대류를 통해 전달되고 냉동고/냉장고의 기온을 낮춘다. 내용물이 서로 붙어있으면 냉기의 전도는 당연히 발생한다.
냉장고이든, 냉동고이든 물을 열어서 차가운 공기가 빠져나가면 그만큼 따뜻한 공기가 들어가고 문을 닫으면 온도를 낮추기 위해 펌프가 작동한다.
관련 내용을 찾다가 신뢰가 가는 글 두 개를 찾았다.
쉽고 간단한 글 먼저.
https://www.straightdope.com/21343775/does-a-refrigerator-cool-more-efficiently-when-full
이 답변에서는 차가운 공기의 손실이 열효율을 떨어뜨리는 것과 적당한 공간이 있어야 순환(대류)가 일어난다는 점을 공히 지적한다.
효율만 따지면 수직형 냉장고보다 관형(예전 수평형 김치냉장고)이 찬 공기의 손실이 덜하지만, 공간을 많이 차지하고 물건 넣고빼기가 불편하다고 한다.
물/얼음 디스펜서를 쓰면 공기손실이 적지만 디스펜서 입구를 통한 열침투를 언급한다.
효율만 따지면 문을 여는 횟수를 줄이고, 열면 빨리 닫기 위해 미리 냉장고에서 할 일을 결정하는 것이 좋다.
또한 문이 단단히 닫혔는지 확인하는 것이 좋다.
관심사인 냉장고, 냉동고의 관리에 차이가 있는지에 대해서는 이런 언급이 있다.
Some utilities recommend keeping gallon jugs of water in the fridge to fill up empty space, and ice bags in the freezer too.
미국의 어떤 전기회사에서는 냉장고에 물통, 냉동고에 얼음주머니를 넣어서 빈 공간을 채우는 것을 권한다고 한다.
빈 공간을 채우는 것이 열 효율을 놓인다고 믿으면 둘 다 채우는 것이다.
한국에서처럼 냉동고는 채우고, 냉장고는 비우는 것이 아니다.
또한 냉장고, 냉동고를 채우는 목적만을 위해 넣은 식품, 물통, 얼음주머니를 식히기 위해 필요한 에너지도 고려해야 한다.
필요없이 공간을 채우기 위해 낭비한 에너지와 빠져나간 공기를 데우는데 필요한 에너지 간에 차이가 얼마나 큰지는 얼마나 자주, 오래 여는지에 달려 있고 그것은 상상이 아니라 계산과 실증이 필요한 문제이다.
아래는 위 글의 원 출처이면서 냉동고/냉장고 미신에 대해 고민(?)한 글이다.
한국과는 달리 냉장고/냉동고 구분없이 꽉 채웠을 때를 고려한다.
꽉 채운 경우 에너지 효율이 높은지 계산하고 있다.
- You'd have to cool down air in the fridge about 1800 times to "pay for" the amount of energy expended cooling the same volume of water.
- You'd have to cool down air in the freezer about 5500 times to "pay for" the amount of energy expended in freezing the same volume of water.
같은 부피의 물을 식히는데 필요한 에너지는 같은 부피의 공기를 식히는데 드는 에너지의 1800배.
같은 부피의 물을 얼리는데 필요한 에너지는 같은 부피의 공기를 식히는데 드는 에너지의 5500배.
이것은 건조한 공기가 아니라 습기가 있는 현실적인 주방공기를 가정한 것이라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1) 정전이 발생한 경우 냉장고/냉동고에 얼음/음식이 많으면 더 오래 냉기 유지.
2) 내부에 음식이 많으면 새 음식을 식히고 얼리는데 좀 더 빠름.
3) 문을 자주 열고 닫을 때 발생하는 내부의 온도 변화를 줄여서, 음식의 안전/품질에 유리.
4) 가장 에너지 효율적인 방법은 공기만 있는 빈 용기로 채우는 것.
요약
냉장고/냉동고의 내부를 물통, 얼음주머니로 채우는데 필요한 에너지보다 에너지 손실을 더 줄일려면 문 여닫는 횟수를 천번 이상 줄여야 한다고.
다만 냉장고/냉동고 내부 온도를 일정하게 유지하고, 투입 음식의 온도를 빨리 낮추는 데에는 내부를 채우는 게 유리.
공기만 있는 빈 용기로 빈 공간을 채우는 꼼수는 이론 상 에너지 효율면에서 최고.
사족
나는 이 계산을 직접 해 볼 생각이 없고, 실험으로 증명한 어떤 글도 확인하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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