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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8월 9일 일요일

합병삼성물산, 코리아디스카운트의 새시대



10,000원이 들어있는 5,000원짜리 지갑.

대가들은 이런 것이 보이면 사라고 한다.
그러나 열 수 없다면 지갑도 아니고, 돈도 내 돈이 아니다.
이것이 코리아 디스카운트의 핵심이고, 삼성이 그것을 전세계에 널리 알렸다.
뻥튀기된 에버랜드, SDS의 상장과 합병으로 인해 이미 사라진 주주의 재산, 시장의 유동성을 합하면 수십조에 이를 것이다.
그러나 아직 시작일 뿐이다.



1



엘리엇이 삼성물산의 합병에 반대한다는 발표를 하고 나서 삼성물산을 매수했고 합병에 반대하는 위임장을 써서 보냈다.
합병부결 가능성이 낮아졌을 때 매도했고 손실로 끝이 났다.
님도 보고 뽕도 따는 꿈은 과거의 일이 되었고, 합병은 이재용의 뜻대로 되었다.

합병전 제일모직의 주당 가치는 최대 5만원 수준이라고 봤고, 상장시의 공정가액 5만 4천원과 비슷하다. 남들이 얘기하는 바이오 거품과 여타 장미빛 미래를 전부 반영해도 10만원 이상으로 평가하기는 어려웠다.
반면 삼성물산의 가치는 최소 10만원 이상이지만 여러가지 이유로 시장에서 할인되더라도 시간이 지나면 인정받을 날이 올 수 있으리라고 봤다.

그러나 지금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이 합병되는 것 이외에 다른 길이 남아있지 않다.
누가 어떤 소송을 진행해도 합병이후 일부 손해를 배상받을지는 몰라도 기회비용이나 보유한 주식가격의 하락으로 인한 손해를 막을 수는 없을 것이다.

합병이후 합병삼성물산의 시총이 30조에 육박하지만, 날로 먹힌 삼성물산의 가치를 12조, 날로 먹은 제일모직의 가치를 10조로 치면 22조이다.
만약 이번 합병시 드러난 삼성의 주주무시, 주주배격 경영에 대한 할인을 고려해서 여전히 삼성물산이 할인될 이유가 충분하고, 거기에 제일모직의 바이오거품까지 사라지면 8조+5조 = 13조이다.
합병가결후 많이 하락했지만 여전히 대략 20%-50%의 하방압력이 존재한다.



2

엘리엇의 등장으로 한국시장의 변화에 대한 기대를 했었고, 간혹 긍적적인 뉴스들도 있었다.
몇%의 지분만 추가적으로 합병을 반대했으면 부결되었을 것이고, 돌아보면 적지 않은 기회가 있던 것으로 보인다.
합병을 무산시키기에 불리한 여건이 무엇이었을까?

1. 삼성물산에서 대주주의 반대편에 설 지분이 부족했다. 외인지분 30% 초반.
2. 국민연금(10%이상)의 예측불가능한 주주권리 행사를 막을 방법이 없다.
3. 자사주(5%이상)를 백기사에게 매각하는 경우에 대한 대비가 없었다.
4. 초반에 엘리엇에서 개인주주에게 적극적인 의결권 위임에 대한 권유, 안내가 부족했다.
5. 삼성측의 전방위적인 위임권유, 대국민홍보전 등에 소액주주들이 회유된 것으로 보인다.
6. 많은 소액주주들이 합병이 삼성물산주주의 가치를 심각하게, 또한 회복불가능하게 훼손하는 결정이라는 인식을 하지 못했다.
7. 국민연금의 정치적인 판단을 제어할 야권이나 시민단체의 인식도 재벌세습반대에 맞추어져서 소액주주의 권리에 소홀했다.
8. 롯데그룹 건에서도 드러나듯이 외국자본에 대한 무조건적인 배타가 애국심과 구분이 안 될정도로 자본에 대한 전근대적인 편견이 강하다.

대한민국에서 삼성물산합병을 반대하면 먹튀자본의 편을 드는 매국노가 되기도 하고, 한국을 먹여살리는 기업활동을 저해하는 빨갱이가 되기도 하고, 개평달라고 몽니를 부리는 노름꾼이 되기도 한다.

돈은 더러운 것이니 가까이 하는 놈들도 전부 더럽다고 하다가, 남이 좀 벌었다고 하면 물불 안가리고 따라가고, 그러다 손해를 보면 아무데나 가서 드러눕고, 다수가 누워버리면 정부가 나서서 세금으로 막아주는 나라에서 오른쪽먹물은 주주자본주의, 왼쪽먹물은 신자유주의의 폐해를 끌어대는 꼴도 가소롭다.

이렇게 저렇게 따져봐도 결국 한국사회, 한국국민이 아직 자본주의를 받아들이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러니 한국의 문제는 자본주의 체제 내부의 모순이 아니라, 전근대에 이식된 근대, 탈근대에 대한 면역거부반응에 가깝다. 삼성의 체제도, 그것이 지배하는 한국사회의 체제도 별반 다르지 않다.

그러나 삼성물산 합병이 찌라시들 주장처럼 이재용의 압도적인 승리가 아니었고, 이재용의 편을 든 국민연금, 기관투자자, 개인주주들이 개털이 되는 뼈저린 교훈을 얻게 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시장이 농락을 당했어도 변화의 시발점이 될 수는 있을 것이다.



3

애초에 이재용이 저렇게 물불 안가리고 삼성물산의 합병을 추진할 필요는 없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저항이 크면 물러나서 다른 방법을 동원해도 충분할 것이라고 본 것이다.
시간이 걸려도 눈에 덜 띄고 저항이 적은 길이 있고, sk와 c&c의 합병처럼 장기간에 걸쳐 추진하는 것도 한가지 방법이었다.
이건희의 건강때문이든 제일모직의 바이오거품이 빨리 꺼질 것을 두려워했든, 그들은 매우 빠르게 일을 추진했고 성사시켰다.

이재용이 삼성그룹 전체에 대한 경영권을 행사하고 있지만, 삼성의 핵심기업 삼성전자에 대한 충분한 지분을 확보했다고 보기 어렵다.
일가들의 개인지분, 삼성생명, 삼성화재, 삼성물산의 지분을 제외하면 자사주를 최대한 싸게 확보하는 것이 최선일 것이다.
근시일에 지주회사로 전환되지도 않고, sds와 합병되지도 않는다면, 삼성전자의 주가가 내려가기를 기다리거나 회사를 부문별로 분할하고 나누어서 인수합병 한 후에 필요하면 다시 합치는 시도를 할 것이다.

삼성전자는 외국인의 지분이 50% 이상으로 삼성그룹내에서 가장 높은 편이다.
만약 이재용이 삼성물산의 합병에서처럼 싸게 삼성전자의 지분을 확보하려는 시도를 하고 다시 정부, 국민연금, 법원의 지원아래 합법적으로 성공한다면, 삼성도 한국시장도 오랫동안 버려질 가능성이 있다.
코리아 디스카운트의 원인으로 저성장, 저배당, 북한, 샌드위치 산업구조, 지배구조 등 여러가지를 들곤하는데, 이제는 삼성 그룹의 존재 자체가 코리아 디스카운트의 핵심적인 요소라는 것이 명확해졌다.



4

국민연금처럼 국내 대부분의 상장기업에서 상당한 지분으로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는 기관이 아무 거림낌없이 삼성의 거수기 노릇을 한다. 외국계 지분이 50%를 넘어도 그들 중에 다양한 액티브, 패시브 펀드가 섞여 있고 힘을 합쳐서 같은 의견을 내기 어렵다. 따라서 시장에서 삼성의 전횡을 실질적으로 막을 힘이 있을지 알기 어렵다.

정부가 연기금을 통해 재벌의 경영권 유지, 승계를 합법적으로 비호하는 나라에서 외국인 지분은 아무리 많아도 충분한 보험이 될 수 없다. 외국인이 대주주라면 그나마 차이가 있을 것으로 본다.

엘리엇같은 세계 최고의 전투력을 가진 헤지펀드조차 홈그라운드의 삼성과는 버거운 싸움을 하고 있다. 매수청구 이후 지분이 남아있다고 하지만 이후 경영에 영향력을 발휘할 가능성은 높지 않다.

삼성이 합병삼성물산의 가치를 키워 주가가 하락하는 것을 막기 위해 그룹내의 다른 기업을 다시 한번 싸게 흡수하는 것을 고려할 수 있을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는 삼성그룹내의 저평가기업은 싸게 잡아먹힐까봐 투자하기 어렵고, 고평가기업은 폭락우려로 투자하기 어렵다.

다른 기업에서 비슷한 일이 발생할 경우에는 어떨 것인가?
지배구조의 위험에서 자유로운 기업이 한국에 얼마나 되는가?
피해서 투자할 방법이 없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투자하기 어렵고 평균적으로 성과가 떨어질 수 밖에 없다.



5

현대기아차 그룹 이하 많은 재벌 그룹들이 아직 경영권 승계를 시작도 하지 못했다.
그들이 소액주주도, 해외투자자도, 국민연금도, 정부도 두려워할 필요가 없다고 판단하면 아주 빠르게 주주들이 대응할 방법이 전혀 없이 주주의 부를 강탈할 수 있다.
그것이 가능하다는 것을 삼성이 보여주었다.
롯데의 L, 공정위
http://runmoneyrun.blogspot.kr/2015/08/l.html
삼성물산의 불공정한 합병에 비하면 작은 문제에 불과한 롯데의 승계문제에 대해 국민의 부정적인 여론, 정부의 저의가 의심스러운 전방위적 압력이 나타났다. 이에 대응해서 롯데는 수만명의 정규직 고용을 공약했다.

지배구조가 불투명하고, 대주주지분이 적을수록, 승계과정이 불공정하기 쉽고, 국민의 여론이 부정적일 가능성이 높다. 이 과정, 대응 과정에서 주주가치를 훼손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회복해도 많은 시간, 기회비용을 낭비하게 된다.

찬찬히 들여다보면 대부분의 재벌기업, 대기업들이 잠재적인 지배구조 위험을 가지고 있다.
산업별로 대기업집단별로 위험을 공유할 가능성이 높고, 사후에 확산될 수 있다고 보면 위험은 더욱 두드러진다.
kt나 posco처럼 정부영향력이 크거나, 대우조선처럼 직접 지배 하에 있는 경우도 지배구조 위험군에 넣으면 더 많아진다.

고속 성장기에는 어떤 위험의 영향력도 축소되지만, 성장 정체기, 역성장기에 위험은 더 큰 영향력을 발휘한다.



6

삼성으로 인해 부각된 위험이 시장 전체에 충분히 반영되었는지 알 수 없다.
다만 pbr 1에도 못 미치는 평가를 받는 삼성전자를 보고 있으면 언젠가 전세계의 상어들이 떼를 지어 습격한다고 해도 이상할 것이 없어 보인다.
토종 금융자본이 해외의 엘리엇, 아이칸처럼 규모를 키우고, 전투력을 강화시켜서 나서면 더 유리하겠지만, 어떤 자본이든 판을 흔들면 변화는 생길 것이다.
여기에 삼성물산에서 교훈을 얻은 투자자들의 각성까지 더해지면 다음 번 이벤트는 실질적인 주주권리신장의 성과를 낳을 수도 있을 것이다.

미국금리인상이나 한국경제의 침체가능성 등은 새롭게 고려할 위험이 아니고, 한국 시장에는 과하게 반영되었다고 본다.
원화강세로 방향이 확실히 바뀌면 다시 한번 해외자금이 한국으로 밀려올 것이다.
엘리엇이든 뭐든 좀 더 머리가 굵고, 손이 거친 자들로 손바뀜이 발생하면서 삼성 디스카운트, 코리아 디스카운트가 해소될 전기가 마련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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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물산 합병 복기 - 아들의 아들 시대
http://runmoneyrun.blogspot.kr/2015/05/blog-post_27.html

우선주 합병비율 - SK vs 삼성물산
http://runmoneyrun.blogspot.kr/2015/05/sk-vs.html

삼성물산 합병 반대 외국 펀드 - 한국밸류의 추억
http://runmoneyrun.blogspot.kr/2015/06/blog-post_4.html

엘리엇 vs 이재용 - 시나리오
http://runmoneyrun.blogspot.kr/2015/06/vs.html

삼성물산 보고서 - 신기한 한화증권
http://runmoneyrun.blogspot.kr/2015/06/blog-post_25.html

조선일보의 삼성 때리기 - 합병비율, 합병시점, 관련의혹까지
http://runmoneyrun.blogspot.kr/2015/06/blog-post_16.html

제일모직과 삼성물산의 주가비율, 합병비율, 시장의 기대
http://runmoneyrun.blogspot.kr/2015/06/blog-post_17.html

독사과, 이재용
http://runmoneyrun.blogspot.kr/2015/06/blog-post_23.html

삼성물산 합병 가능성 감소 - 국민연금의 sk합병 반대
http://runmoneyrun.blogspot.kr/2015/06/sk.html

우드득, 국민연금
http://runmoneyrun.blogspot.kr/2015/07/blog-post_67.html





2015년 8월 5일 수요일

롯데의 L, 공정위


호텔롯데 주주에 관한 사항
http://runmoneyrun.blogspot.kr/2014/07/blog-post.html

롯데 그룹의 주주에 L투자회사가 여러개 존재한다.
궁금했지만 알 방법이 없었는데 최근의 사건으로 인해 조사가 시작될 듯하다.

공정위 롯데 정조준...유령주주 'L투자회사' 파헤칠 듯
http://news.naver.com/main/read.nhn?oid=421&sid1=101&aid=0001560853&mid=shm&cid=428288&mode=LSD&nh=20150805175516

고맙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왜 저러나 싶다.

롯데 그룹의 지배구조가 복잡하고, 집안 싸움의 모양새가 좋지 않다고 해서 직접 주주들의 재산에 영향을 끼치는 것이 아니다.
재벌집단의 국적을 따지지만, 세금 제대로 내고 기업활동이 진행되면 그것도 문제될 것이 없다. 롯데가 외국기업이라고 해도 외국기업의 한국진출을 차단하면, 한국기업의 외국진출도 차단될 각오를 해야 한다. 수출이 몇 %만 감소해도 죽는 시늉을 하는 한국이 취할 태도는 아니다. 더구나 요새는 기업의 소유권보다 생산, 투자가 이루어지는 장소를 더 중요시해서, GNP가 아니라 GDP가 대표적인 지표가 되었다.
롯데가 한국에서 크게 성장한 것은 지속적인 재투자가 이루어졌기 때문이다. 찌라시들의 전가의 보도인 먹튀 논란에도 해당사항이 별로 없다.

롯데같은 집단의 내분보다 더 심각한 문제는 직접 주주들에게 막대한 재산상의 피해를 입히고 있고, 복구할 방법이 없어져가는 삼성이다. 삼성물산의 합병이 주가하락으로 그치면 회복할 기회가 있지만, 내일까지 매수청구권을 행사하는 주주가 적으면 불공정한 합병이 그대로 확정되기 쉽고 재산상의 피해는 복구할 방법이 없다.

통합 삼성물산, 마지막 관문 주식매수청구권 '34원差'
http://www.edaily.co.kr/news/NewsRead.edy?SCD=JC51&newsid=02984806609464368&DCD=A00305&OutLnkChk=Y

이미 매도해서 손실을 확정한 입장에서 돌아보고 싶지도 않지만, 결국 이재용의 뜻대로 끝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공정위가 정말 쓸모가 있는 집단이라면,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을 조사했어야 한다.
롯데가 큰 아들한테 넘어가든, 둘째한테 넘어가든 어느쪽이 더 공정하고 덜 공정할 리가 없다.
설령 차이가 있어도 그것은 그 집안의 문제일 뿐이다.

예전에 공정위가 신라면블랙 사골함량을 측정하고 난리를 칠 때 알아보기는 했지만, 정말 쓸데없는데 시간낭비하는 데에 천재들만 모인 것 같다.
내 기억에 한번도 공정위가 저렇게 불공정한 합병에 대해 말하거나 행동하는 것을 본 기억이 없다.

기형적 지배구조 실태 조사… 재벌개혁 신호탄?
http://news.naver.com/main/read.nhn?oid=022&sid1=101&aid=0002886181&mid=shm&cid=428288&mode=LSD&nh=20150805200635

공정위뿐 아니라 국세청, 관세청같은 다른 기관들도 나서고 있다고 한다.
왜 정부가 심각하고 회복이 불가능해지고 있는 삼성의 문제는 덮어두고 롯데의 덜 중요한 허물만 들추고 있을까?
역시 대한민국은 삼성왕국인가?





2013년 11월 7일 목요일

삼성 애널리스트 데이 뒤끝


8년만에 삼성이 애널리스트 데이를 한다고 해서 기대가 컸다.
그러나 발표내용이나 주가를 보면서 실망도 크다.
계륵이라고 하기에 한국시장에서도 크고 포트 내의 비중도 높고...

무엇이 문제인가?

성장을 위한 연구개발, 인수합병을 위해 수십조의 현금을 쓰고, 주주에게는 이익의 6-7% 정도만 돌려주겠다는 삼성의 비전에 여간해서 공감이 되지 않는다는 것이 문제이다.

매출을 2020년까지 두배로 늘린다는 계획이 현실적인가?
예전에 윤종용 회장이 2005년에 한 약속을 앞당겨 실현했다고 한다.
지나고 보면 휴대폰 밖에 성장한 것이 없는데, 삼성 갤럭시의 성공이 당시에 삼성이 예측한 일인가?

그럴리가 없다.
노키아, 블랙베리의 몰락을 예견했을리도 없고, 애플의 아이폰 신화는 당시에도 지금도 예측의 대상이 아니었다.

그럼 그냥 얻어걸린 성장인가?
그렇게 보기도 어렵다.

많은 다른 it기업들이 현상유지도 못하고 망할 때,  휴대폰 시장의 영원한 2위에서 2위같은 1위로 뛰어오른 것은 운으로 치부할 수 없다.
다른 나라도 아니고 한국 내에서 삼성폰 매출의 반을 따라가던 lg가 지금 사경을 헤메이는 것과 심하게 대비된다. 더구나 lg는 여러가지 면에서 삼성과 비슷한 조건을 가지고 있었다.

삼성이 현재 장악하고 있는 분야에서 추가적인 성장을 이끌기는 어렵다.
기껏해야 시장 수준, GDP수준의 성장을 기대할 수 있다.
휴대폰, 메모리 반도체, 디스플레이, 가전. 대부분 비슷하다.

휴대폰의 성장이 둔화될 것은 이제 누구나 볼 수 있는 것이다.

메모리는 예전보다 변동성이 작은 싸이클을 보일 수 있지만, 치킨게임이 끝났다고 해도 시장이 안정적인 상태로 유지될지 판단하기 어렵다. 만약 빅 싸이클이 내년에 오게 되면 잠시는 좋겠지만, 그 이후에는 다시 한번 빙하기가 올 것이다. 그게 D램때문일지, NAND때문일지는 내년 말이면 누구나 알 수 있을 것이다.

디스플레이. 좋은 시절은 다시 오기 어렵다.
일본의 전철을 밟게 되기 쉽고 얼마나 지연시킬 수 있을지는 oled에 달린 것으로 보인다.

가전도 지금 거의 정상에 있다고 볼 수 있다.
tv가 예전의 영화를 되찾아 줄지, 그러기 위해서 oled가 필요한지, smart가 필요한지, 아니면 다 소용없는지 판단하기 어렵다.

아무리 돈을 쳐들여도 새로운 시장을 만들어내지 못하고 기존 시장 점유율을 넓히는 것에 치중한다고 보면 대부분의 시장이 성장속도가 느리고, 삼성의 점유율이 사상 최대인 현재 상태에서 더 성장한다는 것은 매우 어렵다. 상식을 가진 주주라면 당연히 주주의 돈이 투자되어서 높은 ROE를 보여주기를 바란다. 그게 어려우면 배당이든, 자사주 매입이든 자본을 낮추고 ROE를 높여야 한다.

어제 발표한 사장들 중에 가장 조리없게 발표하고, 실수도 많은 사람이 시스템반도체의 우남성이었다.
신종균 같은 이가 fonblet같은 용어를 고집해서 전세계에서 비웃음을 사는 것이 과도한 자신감의 표출이었다면, 실적도, 전망도, 업계 내의 지위도 약한 부문의 대표가 그런 것이 이해가 되기도 한다.
그런데 혹시나 삼성전자가 2-3년 내에 시장의 기대를 뛰어넘는 성장을 한다면 이 부문과 관련이 있지는 않을까 하는 기대가 된다. 그냥 상상일 뿐이다.

의료장비나 바이오 등 아직 이렇다할 실적이 없는 부문에 대해서는 기대도, 우려도 없다.
다만 수십조의 돈을 반도체, 디스플레이에 대한 설비투자에만 들이박는 것보다는 차라리 비싸더라도 시너지를 기대할 만한 부문의 기업을 인수하는 것도 나쁘지는 않을 것이다. 지멘스나, GE는 덩치가 삼성과 비교할 만큼 크지만, 필립스는 지금 시총이 40조가 되지 않는다. 삼성이 가진 현금만으로 사고도 남는다. 메디슨, 뉴롤로지카 같은 기업으로 수십년 걸려도 불확실한 일을 단번에 해치울 수 있다. 떡 줄 놈이 생각이 있는지는 알 수 없다.

삼성은 어제 큰 돈을 들여서 이벤트를 한 이후 여러가지로 비아냥을 받고 있다.
마치 갤럭시 s4 출시 행사 이후의 반응과 비슷하다.
기왕에 외부의 기대를 저버리기는 했지만, 가진 현금이라도 제발 잘 쓰기를 바란다.
주주로서 하는 말이다.
행사에 쓴 비용도 아깝다. ㅈㅈ.





이러니 시장에서 환영을 못 받는다는 것을 정말 모르는 것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