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11월 13일 화요일
semi export, Q, P - 20181113
반도체 수출은 증가하고 있다.
수출 금액의 증가는 수출 단가가 아니라 수출 물량에 의해 뒷받침되고 잇다.
한국의 반도체 사이클을 결정했던 것은 금액, 단가, 물량 중 어떤 것이었나?
단가, 물량이 아니라 금액이었다.
관련해서 몇 가지 고려할 점이 있다.
수출 단가가 이미 10월에 전년동월비로 음전환되었다는 것이다.
2000년대 이후의 단가하락은 3년 이상 진행된 적이 없고, 이미 1년 반 이상의 하락 추세가 진행되었다.
수출 물량 전년동월비는 2013년 이후의 느린 증가추세를 유지하고 있다.
과거 수출 물량 전월비가 급감했던 02년, 09년, 13년은 물량의 급등이 나타난 이후였다.
13년 이후 장기간의 메모리 반도체 호황기에는 그러한 급등이 나타난 적이 없다.
수출 금액지수, 수출 물량지수, 수출 물가지수는 여러 단계의 가공을 거치지만, 수출 금액은 보고된 숫자의 합산이고 수출 금액지수와 거의 똑같다 .
한국의 메모리 반도체 수출은 반도체 수출 전체의 80% 이상을 차지한다.
따라서 디램, 낸드의 가격이나 물량에 대한 정보가 없어도 메모리 반도체 싸이클의 현재 상황은 반도체 수출 금액 하나만으로 충분히 짐작할 수 있다.
10월 반도체 수출이 9월에 비해 감소했으나 증가 추세는 유지되고 있다.
전년동월비로는 1년째 감소하고 있지만 아직 과거의 바닥권(0%) 혹은 저점 (-50%)과는 거리가 있다.
12개월 합계로는 16년을 바닥으로 2배 이상 증가했으나, 02년, 09년의 바닥과 비교하면 특별한 것은 아니다.
위 그림에 없으나 90년대 초반의 메모리 슈퍼싸이클에 비하면 아직 소박하다.
07년 이후 반도체 수출금액지수는 반도체 수출과 실제로 똑같다.
이 정도로 유사하려면 특정 품목의 비중이 매우 높거나, 다수 품목의 가격 움직임이 똑같아야 한다.
10월 금액지수, 물량지수는 추정치이다.
그러나 10월 수출 yoy가 발표되었고, 10월 수출물가지수도 발표되었기 때문에 추정치는 믿을 만하다.
수출금액지수, 수출물량지수에서 구한 단가와 달러기준 수출물가지수를 표시했다.
10월 단가의 급락이 두드러진다.
반면 물량의 증가추세는 전혀 변동이 없다.
17년 이후 단가가 느리게 하락하고 있었고, 최근 단가 급락이 발생했어도 12년 이후 단가 횡보국면이 7년째 유지되고 있다는 점은 명확하다.
이렇게 장기간 가격이 횡보하는 것은 90년대 이후 없던 일이다.
전년 동월비로 보면 10월의 단가하락은 폭도 크지만, 전년동월비로 음전환했다는 점에서도 두드러진다.
물량은 13년 바닥 이후 느리게 우상향하고 있지만, 20%대를 유지하고 있다.
공급 물량이 급증한 후 가격이 급락하거나, 수요가 둔화되면서 수출 금액이 감소하는 것이 한국 수출에 나타난 반도체 싸이클이다.
최근 몇년간의 물량 증가가 과거에 본 싸이클이 반복될만큼 충분히 높았나?
데이타가 존재하는 2000년 이후만 비교하면 그렇다고 하기 어렵다.
07년, 10년 이후의 물량 증가는 100% 이상으로 매우 높다.
01년-06년에 피크는 없지만 20-50% 수준으로 13년 이후보다 평균적으로 높다.
지난 1년여간 단가의 하락으로 인해 수출금액이 감소하는 것은 당연하다.
그러나 물량 증가가 선행, 동행하지 않은 단가 하락은 좀 어색하다.
메모리 싸이클이 이번에 다를까? 하는 질문들을 하지만 벌써 조금 다르다.
이것이 한국 경제에 좋은 방향인지는 알 수 없다.
메모리 공급 과잉이 나타나기 전에 투자가 증가한다는 점에서 17년, 18년의 메모리 산업의 투자는 우려할 만했다. 그러나 18년 들어서는 감소하고 있고, 중국의 위협도 아주 빠르게 진행될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
전문가들이 메모리 반도체 싸이클이 이번에는 다르다고 할 때는 과거가 아니라, 미래에 대한 얘기를 하는 것이다.
그런데 내 눈에는 이번 싸이클이 벌써 다르게 진행되고 있다.
그 이유가 사람들이 상상하는 독과점과 새로운 수요의 급증때문인지는 내년에 확인될 것이다.
싸이클이 다른지 여부가 아니라, 싸이클이 달라진 원인을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요약
공급 과잉의 흔적이 없는 단가의 급락을 한국의 반도체 수출에서 확인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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