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9월 2일 월요일

가벼운 음모론 - 위안화와 중국국제수지의 초대형 구멍 20190902




중국 국제수지의 초대형 구멍, Net errors and omissions in China BOP 201808
https://runmoneyrun.blogspot.com/2018/08/net-errors-and-omissions-in-china-bop.html


중국에서 발표하는 국제 수지에는 초대형 구멍이 존재한다.
경상수지와 자본수지+금융계정(외환보유액증감포함시)는 대개 큰 차이가 없다.
그 차이를 '오차 및 누락 '이라고 따로 표시한다.
오차 및 누락의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지만, 그 규모는 경상수지나 자본금융계정 대비 무시할 만하다.
그러나 중국은 예외적으로 오차 및 누락의 규모가 경상수지, 자본금융계정보다 매우 커서 정상범위를 수십배 뛰어넘는다.


윗글 이후 숫자만 확인하고 있었다.
그런데 최근 증권사 보고서에서 관련 그림을 확인하고 신기한 마음에 올린다.




그림 출처: tradingeconomics.com

위는 경상수지(current account) 아래는 자본금융계정(capital flows)
반대방향으로 크기는 비슷한 것이 일반적이고, 한국은 매우 전형적이다.

그런데 중국에서는 2016년 전후부터 방향이 같다.
즉 경상수지를 통해서도 달러가 들어오고, 자본금융수지(외환보유액증감 포함)를 통해서도 달러가 들어온다는 뜻이니 말이 안 된다.
경상수지와 자본금융수지의 차이가 외환보유액 증감에 해당한다는 것은 자본금융수지에 외환보유액을 제외했을 경우에 해당하는 것이다.


이것이 자그마치 3년째 진행되고 있다.

이 차이가 오차 및 누락이고 바로 이점을 한화의 보고서에서 지적하고 있다.





‘외환보유액은 많으나 빠져나가는 돈도 많다’
- 중국의 외환보유액은 3조달러로 대규모지만, 어떻게 빠져나갔는지 집계하지 못하는 금액이 매 분기 500~1,000억달러에 이르고 있음
- 홍콩달러 환율, 위안화 환율을 방어하기 위해 외환을 더 투입해야 할 것을 감안하면 중국의 외환보유액이 충분하다고 보기 어려움
- 이와 같은 불확실성은 중국에 대한 우려를 높이는 요인으로 작용

2014년 외환보유액이 감소하기 시작한 시기부터 오차 및 누락이 커지기 시작했다.

400억-1000억달러의 범위에서 움직이고 있고, 경상수지 평균 500억 달러의 2배에 달하기도 하는 큰 금액이다.
1분기까지 전혀 감소하지 않고 있다.

오차 및 누락의 이유는 모르지만, 통계 및 자료 조사 과정이나 시점의 차이와 관련된 것이면 저런 규모가 설명되지 않기 때문에 상식적으로는 한화의 보고서처럼 민간의 자본 유출로 본다.





그러나 만약 여기에 중국정부나 인민은행이 관여하고 있다면?
이것은 음모론에 가깝고, 중국에 정상적인 정부가 존재한다면 상상하기 어려운 일이다.

그러나 환율과 금리같은 중요한 문제를 당국이 방기한다고 볼 수 없고, 오차 및 누락의 규모가민간이 빼돌리기에는 너무 크고, 지속적이기 때문에 가능성을 생각해 볼 수는 있다.





인민은행이 아침마다 발표하는 기준환율(혹은 고시환율)은 직접 확인할 수 있다.
http://www.chinamoney.com.cn/english/bmkcpr/?tab=2

이것과 실제 환율을 비교해서 중국당국의 의도를 상상해 볼 수 있다.



usdcny spot 시장환율
pboc reference 고시환율
d+0 고시당일과 당일spot과의 차이 %
d+1 고시당일과 전일spot과의 차이 %


중국이 심리적 저항선이었던 달러당 7위안 통과를 방치했다.
다음날 미국이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했어도 아랑곳하지 않고 꾸준히 고시환율을 높이고 있다.
물론 시장이 앞서가고 고시환율은 수동적으로 따라가는 것으로 볼 수도 있다.


그러나 오차 및 누락을 통한 대규모의 달러 유출을 중국 정부가 집행하거나 용인하는 것이라면 다르게 볼 여지가 생긴다.
그런 상황에서는 외환보유액의 2-3배 이상에 달하는 금액을 중국정부가 관리하고 있다고 할 수도 있고,  외환보유액과 위안화 환율의 그럴 듯한 관계도 중국정부가 시장에 보여주기 위해 그리는 그림이라고 할 수 있다.

한마디로 중국당국이 위안시장의 초대형 작전세력 혹은 작전사령관이라는 것이다.



가능성을 구분해 보자.


오차및 누락이 민간 자본 유출이라면?
위안화 약세는 중국 경제의 침체나 위기에 대비한 민간의 움직임으로 볼 수 있다.
규모는 상식을 뛰어넘지만 예상 범위에 있는 위험이라고 할 수 있다.


오차및 누락이 중국당국의 직접적인 시장 개입이라면?
외안화 약세는 중국 정부가 미국과의 무역전쟁에 대응하기 위한 직접적인 수단이라고 볼 수 있다.
미국의 중국환율조작국 지정은 다수의 믿음과는 다르게 매우 당연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중국의 의도에 따라 7위안 중반까지 가능할 수도.


만약 중국정부가 민간의 자본 유출을 용인하면서 관찰, 통제하는 것이 가능한 상황이라면?
나의 예상과는 달리 트럼프는 내년에 크게 실패할 수 있는데, 어떤 방향으로든 가능하다.
중국의 미국에 대한 투자가 급감하거나, 위안화의 상당한 약세가 발생하거나.


만약 중국정부가 민간의 자본 유출을 용인하면서 관찰, 통제하는 것이 가능한 상황이라고 믿고 있지만 실제 위기시에 통제불능 상황이 된다면?
파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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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

https://www.ceicdata.com/en/china/balance-of-payments-bpm6-quarterly/bop-net-errors-and-omissions


댓글 2개:

  1. 성균관대에서 중국금융을 가르치는 안유화 교수는 중국의 외환보유고가 넉넉치 않다고 합니다. 조선족 출신으로 상당한 중국통이세요. 아래 링크의 유투브 영상 10분부터 관련 이야기를 하고 있습니다.

    https://youtu.be/nDNmmTXfaH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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