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riday, January 3, 2014

보조금, 시멘트




시멘트 협회에 따르면 시멘트 업계의 철도수송 비율이 30%가 넘고 파업기간의 직접 피해액만 200억에 육박한다고 한다.

또한 육로 운송비용은 철도보다 t당 4000원가량 비싸다고 한다.


위의 내용과 기존에 알려진 몇가지 사실을 바탕으로 간단한 계산을 해봤다.

http://www.index.go.kr/egams/stts/jsp/potal/stts/PO_STTS_IdxMain.jsp?idx_cd=1250&bbs=INDX_001&clas_div=C&rootKey=1.48.0

2012년 철도화물 수송량은 10,091백만 ton*km이다.
철도화물에서 시멘트가 차지하는 비중은 28%이다.


http://www.korea.kr/policy/pressReleaseView.do?newsId=155926970

  <코레일 연도별 물류부문 영업현황 (단위 : 억원)>
구 분
’06
’07
’08
’09
’10
‘11
‘12
영업수입
4,316
4,281
4,393
3,902
3,917
4,212
4,360
영업비용
7,639
8,255
9,115
7,704
7,470
8,523
8,664
영업손익
3,323
3,974
4,722
3,802
3,553
4,311

4,304


코레일의 2012년 물류부문 영업손실은 4300억이다.
이익율은 -50%이다.

코레일의 손실 중 시멘트 업계로 돌아가는 부분은 4300억의 28%로 볼 수 있다.
코레일의 손실 중 약 1200억이 시멘트업계에서 발생한다.


그럼 시멘트 업계가 정부에게서 이만큼의 보조금을 받는 것으로 볼 수 있을까?
그것은 아니다.


시멘트 생산량은 감소하고 있지만, 연간 약 5천만 t이다.
계산하기 쉽게 이중 30%인 15백만t이 철도로 운반된다고 가정한다.
철도를 포기하면 t당 4000원의 추가비용이 발생한다.
시멘트 업계가 철도운송을 포기하면 약 600억의 추가비용이 발생하는 것이다.

철도는 시멘트 운송으로 1200억(a)의 적자를 내고 있는데, 시멘트업계가 철도운송을 이용해서 얻는 이익은 600억(b)이다.
600억(c = a-b)은 어디로 간 것인가?
이것이 철도산업에 대한 보조금이다.
요약하면 b는 시멘트 산업, c는 철도산업에 대한 보조금이다.

왜 한국철도는 600억(c)만큼 운임을 올리지 못할까?

시멘트업계의 설비가동율은 60% 수준이다.
10년째 공급과잉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구조조정으로 설비가 폐쇄되어 가동율이 상승한다면 시멘트업계의 가격전가능력이 생길 수 있다. 그러나 언제 망해도 이상하지 않은 시멘트 업체들이 10년을 버티고 있다.

건설업계는 벌써 몇년째 구조조정이 진행되고 있다. 그러나 충분한지 알기 어렵다.
한국에서 건설업체 수는 줄지 않고 있다. http://runmoneyrun.blogspot.kr/2013/01/blog-post_20.html
건설업은 단기간에 고용을 늘리기 좋은 업종이고, 경기 부양의 중요한 수단이라서, 정부 정책 대부분은 건설업체들의 좀비화에 기여한다.

한국의 시멘트 업계는 구조적으로 취약해서 가격전가력이 부족하다.
이것이 앞으로 10년이 지난다고 해도 개선되기 어렵다.
문제는 운임상승으로 시멘트 업계의 철도운송물량이 감소하면 고정비용이 높은 철도의 적자가 감소하는 것이 아니라 증가할 가능성이 높다. 한국에서 시멘트를 대체할 화물이라는 것이 존재하지 않기 때문이다. 통일되고 유럽까지 철도가 뚫린다면 어떨지 모르겠다.
결국 철도도 시멘트 운임을 올리기 쉽지 않다.

한국에 운하가 말이 안되는 것은 누구나 안다.
한국처럼 작은 나라에서는 철도도 특수한 경우를 제외하면 자동차, 항공운송, 해운과 비교해 경쟁력을 갖기 어려울 수 있다.
산업 자체의 역사적인 배경이나 한국의 지정학적 특수성 때문에 보조금으로 유지해야 될 이유가 있는지에 대해 나는 문외한이다.

낮은 철도 운임은 전기요금, 가스요금, 수도요금, 대중교통요금이 낮은 것과 다르지 않다.
정부가 정책적으로 보조금을 지급하는 것으로 볼 수 있고, 경우에 따라 경쟁력강화, 경우에 따라 취약업종, 계층 지원으로 볼 수 있다.

취약한 철도운송, 시멘트, 건설에 대한 보조금이 필요한 것인가? 필요없는 것인가?
이것은 누군가에게는 매우 중요한 문제일 것이다.
간단히 계산해 봤어도, 누가 득을 보는 지는 논란의 여지가 많다.
그러나 철도의 적자는 철도가 아니라 결국 국민이 책임지게 된다.



시멘트 업계에 600억이라는 철도보조금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가?

시멘트 가격이 톤당 7-8만원.
전체 생산량은 5천만톤.
전체 매출은 3.5조-4조.
영업이익은 2천억-3천억.
그러나 순이익은 한 두업체를 제외하면 아예 믿기 어려운 회사들.

시멘트 업계가 만들어 내는 부가가치는 겉보기에 1-2조는 될 것으로 보인다.
파급효과까지 고려하면 더 클 수도 있다.
그러나 좀비 업종, 환경오염업종, 에너지과소비업종(원가의 20%가 전기요금)이 갖는 악영향을 장기적으로 보면, 한국처럼 국민소득이 선진국문턱에서 정체된 나라에서는 득이 아닐 수도 있다.
당장 확실한 것은 철도운송관련한 보조금으로 1200억의 부가가치를 없애고 있는 것이다.

시멘트값 인상얘기가 자꾸 나오는 것을 보면 오르긴 할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그것이 구조조정을 미루는 빌미가 된다면, 장기적으로 누구에게 득이 될지 알기 어렵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