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7월 30일 화요일

경기지수 20130730 - 데이타, 스토리


산업활동동향이 발표되었다.
yoy로 보면 발표된 순환변동치로 보는 것과 차이가 매우 크다.
판단이 어려우면 원지수와 함께 보는 것이 필요하다.

금융위기 이후 주기의 변화가 발생했으나, 금리차, 코스피yoy의 선행성이 유효하다면 경기회복은 이미 시작되었다.

2009년 이후 미국 지표들과의 높은 관련성은 그대로 유지되고 있으니, 방향은 같으나 강도의 차이가 크다고 볼 수도 있다. 한 발 뒤쳐져서 따라가고 있지만 타이밍은 전혀 다르지 않기 때문에 미국 포함 선진국 경기의 방향이 변함없이 중요하다. 따라서 미국, 유럽, 일본의 경기방향, 정책 방향도 중요하다.

이것이 금융시장을 통한 후진국 시장의 교란으로 나타날 수도 있지만, 한국처럼 무역 비중이 높은 국가는 실물시장을 통한 파급효과가 더 중요하다. 물론 장기로 봐서 그렇다는 것이다.

한국의 무역규모가 GDP에 육박하고, 수출에는 중국이 수입에는 에너지가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함에도 불구하고 미국의 영향이 금융시장에서는 가장 크고, 이것이 결과적으로 실물경제의 방향을 설명하는데 가장 중요한 요소이다.

한국경제가 다시 위태로워지면 중국, 일본, 유럽보다는 여전히 미국때문이기 쉽다.




선행지수는 언급할 가치가 별로 없고, 동행지수yoy는 상향 중이다.



ism제조업지수는 한국경기와 그런대로 잘 맞는다.
향후 몇 년을 본다면 미국 제조업의 미래는 전 세계 어느 나라와 비교해도 어둡지 않다.



금리, 금리차, 금리yoy, 실질금리, 신용스프레드 등이 모두 중요하나, 경기순환에서 금리차가 가장 중요하다.

금리, 금리차가 상승하는 동안 미국금리 상승으로 인한 일시적인 현상이고 한국은 미국과 달리 경제 펀더멘탈의 개선이 나타나지 않고 있으니 장기적으로 금리가 내려갈 것이라고 보는 전문가들도 상당히 많았다. 사실 지금도 많을뿐 아니라, 더 나아가서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낮춰야 된다거나, 낮출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주장하기도 한다.

그러나 금리상승이 경기회복을 반영하는지 금융경색을 반영하는지 고민하는 것은 극단적으로 얘기하면 전혀 쓸데없는 짓이다. 그냥 회복에 필요한 과정으로 보는 것으로 충분하다.

왜 과거에 금리차의 역전 이후 나타나는 급등이 경기회복으로 이어지는지에 대해서는 경제를 데이타가 아니라 스토리로 보는 시중의 전문가들이 시간이 더 지나면 자상하게 설명하게 될 것이다. 그렇기는 한데 아직은 별 얘기들이 없으니 없는 재주에 내가 만든 스토리는 이렇다.

금리가 급등을 하면서 금리하락기에 안정적인 수입을 확보하던 사람들이 크게 손실을 봐서 채권시장이 찌그러들고, 다른 수익을 찾아서 떠난다.
금리가 급등을 하면서 저금리의 혜택으로 버티던 좀비 기업이나 깡통부동산보유자들이 사라진다.
금리가 급등을 하면서 더 금리가 상승하기 전에 대출을 받으려는 실수요와 가수요가 발생한다.

이런 일이 지속되려면 금리가 꾸준히 상승할 것이라는 믿음이 생겨야 한다.
그런데 그럴려면 그 전에 금리가 꾸준히 상승해야 한다.
한국에서는 자체적인 동력이 없었는데 미국이라는 외부 자극으로 그런 과정이 시작된 것이다.
그래서 금리상승의 순환(악순환 혹은 선순환)이 생기면 도대체 무슨 일이 발생하는지도 모르는 체로 상당한 변화가 진행된다.

뉴스에 보니 한국의 증권사들이 rp장사를 하느라 채권을 늘려놨다가 손실로 고생을 하는 모양이다. 지뢰밭에서 동전을 줍고 있는 셈이다. 뭐 다 알았지만 고객 서비스를 위해 감수한 것이라고 주장할 수는 있을 것이다. 이런 식으로 채권에서 크게 손실을 보는 집단이 자꾸 나타나야 생각도 변하고 행동도 변한다.

경제가 심리라고 누가 그랬다고 한다. 맞는 말이다.
그런데 내가 아무리 경제는 데이타라고 주장해도, 경제가 스토리라고 믿는 사람들이 가진 돈이 많으면 경제는 스토리이다.

신화적 감성에 기반한 권선징악, 사필귀정의 스토리 또는 내러티브.
지금 보니 정권이 바뀌고 6개월 동안 한국에서 진행 중이다.
작금의 스토리가 밥을 먹여주기보다는 빼앗아가고 있기 때문에 사람들이 조만간 싫증을 내기는 할 것이다.

어쩌다 보니 옆길로 좀 샜는데, 원래대로 돌아오기가 어렵다.
아래는 작년 9월에 올렸던 글인데 중간에 이 글이 생각나는 바람에 이상해졌다.
그래서 일단 요기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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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경제) 약화의 서사적 구조 - 쉴러 교수


많은 사람들이 경기에 대해 비관적으로 생각하고, 허리띠를 조여메고 소비를 줄이고, 이것이 경기의 회복을 막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 한국에서는 공무원, 기자, 학자들이 사람들의 심리 위축에 크게 기여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것은 한국뿐만이 아닌 모양이다.
비이성적 과열, 야성적 충동의 쉴러 교수가 한 마디 했다.

따끔한 것은 아니고 왜 그런 일이 발생했는지 담담하게 지적하고 있다.
그래서 제목이 저렇게 알듯말듯하지만, 내용은 충실하다.

A fundamental problem in forecasting nowadays is that the ultimate causes of the slowdown are really psychological and sociological, and relate to fluctuating confidence and changing “animal spirits,” about which George Akerlof and I have written. We argue that such shifts reflect changing stories, epidemics of new narratives, and associated views of the world, which are difficult to quantify.

최근 경제 예측의 근본적인 문제는 둔화의 궁극적인 원인이 실제로 심리적, 사회적이고 급변하는 신뢰와 변화하는 '야성적 충동'(공동저서로 나왔던)과 관련이 있다는 점이다. 그러한 전이는 변화하는 스토리, 새로운 서사의 급격한 확산, 관련된 세계관을 반영한다.

이런 식으로 경제학적, 인문학적 용어와 관점이 섞은 글은 읽기가 심하게 불편하지만, 그래도 건질 것이 많다.

The European story is with us now, all over the world, so vivid that, even if the euro crisis appears to be resolved satisfactorily, it will not be forgotten until some new story diverts public attention. Then as now, we will not be able to understand the world economic outlook fully without considering the story on people’s minds.

유럽 이야기는 지금 우리와 함께 있고, 너무 생생해서 유로 위기가 만족스럽게 해결된 것처럼 보이게 되더라도, 어떤 새로운 이야기가 대중의 관심을 돌릴 때까지 잊혀지지 않을 것이다. 그래서 지금은 사람들의 마음 속에 있는 이야기를 고려하지 않고, 세계 경제 전망을 완전하게 이해할 수 없을 것이다.

많은 전문가들은 세계경제를 아주 비관적으로 보지 않지만, 일반인들의 마음 속에는 지난 몇 년간 그리스, 유럽과 관련된 사건의 진행이 사필귀정의 신화처럼 각색되어 가고 있다. 이러한 흥미진진한 이야기가 미지근하게 끝날리가 없기 때문에, 이러한 이야기는 최악의 상황을 상상하도록 만들고, 새로운 이야기가 사람들의 관심을 끌 때까지 소비를 줄이고 경기를 침체로 이끌게 될 것이라는 얘기같다.

전체적으로 매우 공감가는 글이지만, 내 결론은 여전히 단순하다.
이야기가 아직 끝나지 않았지만, 이세상에 끝나지 않은 이야기는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