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9월 29일 목요일

peak oil, but not peak gas 20220929

 

아래는 기름에 대한 뇌피셜이다.



지금 인류가 peak oil의 한 가운데를 지나고 있다는 사실은 의심하기 어렵다.

수요가 감소하면서 여러가지 현상이 관찰되겠지만, 감소의 과정이 눈에 보이게 진행되기보다는 수십년에 걸쳐서 천천히 감소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그 영향이 소비와 투자에 어떻게 나타날지 실감하는 것이나, 예측하는 것이 쉬운 것은 아니다.

상식말고는 예측에 이용할 수단이 별로 없는데 그 상식이 사람마다 매우 다양한 것이라서 미래에 대한 그림도 다를 수 밖에 없다. 거기에 10년 후의 미래를 보는지 50년 후의 미래를 보는지에 따라서도 전혀 다른 생각을 할 수 있다.

보통 단기 예측이 장기 예측보다 쉽다고 하지만 반대인 경우도 있는데, 대표적인 예가 인구구조의 변화에 대한 것이다. 인구 고점의 정확한 시점이나 하락속도를 맞추기는 어렵고 5년 후의 예측은 어렵지만 50년 후의 예측은 쉽다. 5년 후의 인구 숫자 예측이 50년 후의 인구 숫자 예측보다 높은 정확도를 갖는 것과는 다른 얘기이다. 50년 후에 인구가 100만이 줄지 500만이 줄지 몰라도 고령화가 진행되고 노인 인구비중이 급증하고 청년 이하 비중이 급감하는 것은 의심하기 어렵다. 그러니까 5년 후에 한국소멸은 모르지만 50년 후에 한국소멸은 더 확실해진다는 것이다.


기름 수요에 대한 예측과 기름 투자에 대한 예측을 함께 고려하면 기름 값에 대한 예측을 좀 더 정확하게 할 수 있을 것이다.

기름 수요는 벼랑 끝에서 전방으로 돌멩이를 던진 것처럼 포물선을 그리면서 감소하는 것으로 퉁치자. 떨어지는 위치는 지금부터 100년 후.

기름 투자는 수요와 가격에 대한 전망치에서 손익을 계산할 수 있으면 가능할 것이다.

기름 가격은 수요와 공급이 균형을 이룬다면 여전히 -40불에서 150불 사이를 움직일 것이고, 좁게 보면 많은 유전들의 손익분기점이 밀집되어 있는 20-70불 범위에서 움직일 것이다. 더 좁히면 40-50불 정도가 될 것이다.


원가가 40불 아래라면 그 유전은 장기적인 관점에서도 개발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70불 이상이고 개발, 투자에 오래 걸리는 프로젝트라면 기름값만 보고 개발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부산물이 중요하거나 정치적인 이유가 있거나 하는 다른 것이 필요하다.


현재의 전세계적인 인플레이션이 지속될 경우 기름 개발 원가, 기름값이 모두 상승할 수 있다.

유럽을 중심으로 가스, 석탄의 가격이 기름 대비 상대적으로 4-5배 높기 때문에 일부 지역에서 발전원으로서의 기름에 대한 수요가 증가할 수 있지만 불확실성이 높다.


결국 현재의 기름값 80불은 원가가 70-100불(몇년 전)이라는 심해 유전을 개발하기에는 어려운 가격일 것이다. 만약 가스 가격이 10년 이상 높게 유지된다는 전망이 가능하다면?

미국 셰일 오일 원가는 몇년 전에는 40-50불에서 20-30불까지 넓게 분포했었다. 그러나 물가상승. 환경비용. 규제비용 등으로 올라갔을 것이다.


영국 셰일 개발, 북해 유전 개발에 대한 얘기가 있지만 기름이 아니라 가스 가격때문이다.

친환경 어쩌구 하는 배부른 소리에서는 힘이 빠졌다. 그래도 러시아에 잡힌 멱살을 풀려면 소홀히 할 수도 없다.

가스가 앞으로 20-30년 이상 기름값 70-80불에 해당하는 수준보다 몇 배 높게 유지될 수 있다는 위험을 현실로 받아들이고 있으니 개발을 시도할 것이다.


그런데 정말 2-3년이 아니라 20-30년 이상 가스값이 높게 유지될까?

기왕에도 유럽, 아시아의 가스값이 미국보다 2-3배 높았고, 이제는 미국에서 유럽, 아시아로 수출할 수 있는 인프라가 상당히 갖춰진 상황인데도.


나의 상상으로는 투자가 실제로 집행되는 시기가 지나자마자 가스가격은 19년 이전의 가격에서 2-3배 정도의 가격으로 내려올 수 있다. 지금 개발을 시작하는 가스가 나오기 시작하면 더 내려올 수 있다.

그렇다고 19년 이전의 가격으로 돌아갈 수 있을지는 모르겠다.

기름값도 90년대처럼 20불 수준으로 돌아가지 않으니 말이다.


https://runmoneyrun.blogspot.com/2022/09/alt-history-of-oil-dollar-20220928.html

기름값의 움직임이 과거와 다르다.

하나는 다른 에너지원보다 싸게 움직이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달러와의 대칭성이 깨진 것이다.

대체 역사를 상상해봐도 현실을 충분히 이해하는 것이 아직은 어렵다.

미국물가보다 유럽물가가 높고 빠르게 올라가는 것이 당장의 문제이고 기름이 아니라 가스가 핵심이라는 것은 알겠지만 해결책이 언제, 어디서, 어떻게 나올지는 짐작하기 어렵다.


영국, 독일이 본격적으로 망하기 전에 적당한 수단을 찾을지 알 수 없다.

유럽이 합심해서 러시아의 주리를 틀어서 가스를 뺏어올 방법도 물리적으로 사라졌으니 당분간 대책이 없는 것으로 보인다.


기름과 가스와의 차이점에 peak oil의 시기에 들어섰다는 점이 있고, 이것이 어디서 많이 나는지 환경 오염에 얼마나 영향을 끼치는지 보다 중요한 것으로 보인다. 



요약

기름 수요는 피크를 지났다는데, 가스는 모르겠다





제 2의 영국, 터키 조건 20220929


-1) 금융위기 이후, 판데믹 이후 양적완화 

0) 부동산, 주식, 채권 가격 무한 상승, 레버리지 과다


1) 물가 상승 진행

2) 해당 국가 중앙은행이 긴축속도가 미국에 많이 뒤쳐지거나 완화

3) 해당 국가 정부가 침체를 이유로 긴축이나 아니라 경기 부양책 발표

4) 국채 발행 증가 혹은 예정 = 채권 가격 하락 예정 = 금리 상승 예정

5) 정부, 중앙은행, 통화에 대한 신뢰 저하


6) 해당 국채, 통화 매도

7) 채권가격 하락(금리상승), 통화가치 하락 

8) 6, 7의 반복


9) 채권, 환율 관련 파생 상품 (레버리지 10배에서 100배) 손실 증가

10) 마진 콜 발생

11) 안전자산 (채권) 매도 후 마진 콜 증거금 납입

12) 9, 10, 11의 반복. death spiral


13) 중앙은행의 채권 매수. death spiral 차단 목적

14) 채권 가격 단기 안정, 장기 양적 완화 지속 (= 인플레이션 유발) 채권 가격 하락

15) 13, 14의 반복


6, 7, 8은 정상적인 채권 매도

9, 10, 11, 12는 금융 위기로 이어질 수 있는 채권 매도

13, 14, 15는 위기 방어를 위한 채권 매수


단기적으로 직접 금리를 올리는 조작이거나, 장기적으로 인플레이션을 유발해서 금리를 올리는 조작이 될 수 있다.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많은 나라들이 위의 조건에 일부라도 부합할 수 있다.

영국 파운드와 채권의 패닉에서는 연금, 보험의 파생상품이 관여되어 있는 것으로 보도되고 있고, 진화를 위해 중앙은행이 개입한 것을 드러났다.

장기 채권이나 이에 상응하는 파생 포지션을 보유한 경우 올해 진행된 금리상승으로 인해 금융회사의 자산가치가 단기간에 30-40% 감소하는 것도 가능한 상황이다. 만약 부채의 가치도 함께 감소한 것이 아니라면 마진 콜에 따른 단기간의 유동성 위기 이후 대차대조표 상의 문제가 지속적으로 발생하게 된다.


이것은 미국이 긴축 포지션을 유지하는 동안 달라지지 않는다.

미국 집값 하락이 드디어 확인되었다고 하니 향후 1년반 후부터 미국 렌트 가격, 핵심 물가지수가 감소할 가능성 보이는데, 이것이 2024년 초이다.

넉넉하게 2023년 말이 금리(기준금리 또는 장기금리)의 고점이라고 본다면 그 때까지 장기채를 보유한 모든 금융회사 (은행, 보험, 증권, 연금...)에서는 영국에서 발생했던 death spiral이 발생할 수 있다.

이를 막기 위해 은행, 정부가 개입하면 인플레이션은 연장될 것이다.

이제야 70년대의 인플레이션이 왜 막기 힘들었는지 조금씩 실감이 된다.



영국이 먼저 시범을 보여줘서 다행이다.




요약

적절한 시기에 적절한 교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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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


영란은행, 국채시장 안정을 위한 ‘무제한 국채매입’ 발표

국제금융센터의 브리핑.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