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riday, May 9, 2014

naver 1Q2014 - 진실은 저 너머에



어제 (5월 8일) naver의 1사분기 실적발표가 있었다.
숫자도 만족스럽지 않지만, 그 전에 진실을 파악할 수 없게 만드는 한국적인 관행이 더 실망스럽다.
긍정적인 상상을 하려고 나름 노력했으나, 네이버가 그리는 미래에 대해 불길한 예감이 드는 것을 피할 수가 없다.




2013년 4사분기 발표자료의 매출에 대한 구분은 검색광고, 디스플레이광고, line, 기타로 나뉘어져 있다. 한국의 naver검색포탈의 광고부문을 두개로 나누고, 일본 중심의 line으로 구분해서 보는 것이 네이버의 실체를 파악하는데 적절하다는 것은 자명하다.

게임부문이 분리된 것도, Line의 매출이 본격적으로 발생한 것도 2013년의 일이고, 네이버에 대한 시장의 재평가가 Line을 통해 이루어졌으니 그렇게 구분해서 평가하는 것이 쉽기도 하다.



그런데 어제 발표에서 갑자기 매출 구분 방식을 변경했다.
광고에 Line의 광고매출를 포함하고 검색과 디스플레이의 구분을 하지 않아서 무슨 일이 벌어지는지 알 수 없다.
컨텐츠에 라인의 스티커, 게임과 네이버의 컨텐츠를 포함해서 역시 무슨 일이 벌어지는지 알 수 없다.
기타부문도 과거의 수치와 바뀌어서 무엇이 기타에서 빠져서 컨텐츠로 포함되었는지 알 수 없다.

그럼 Line의 매출에 대해서라도 구분해 주어야 하지만, 그것도 적당히 퍼센트 숫자를 불러주는 것으로 끝이다.
더구나 아직도 MAU에 대한 발표를 하지 않고 있다.

이렇게 납득할 만한 이유없이 발표 내용을 변경하면, 기존의 자료의 가치가 매우 떨어진다.
모든 자료를 가지고 있는 내부인이 아니고는 향후 상당 기간 불러주는 숫자를 받아적을 수 밖에 없고, 당연히 알 수 있던 것이 블랙박스 안으로 사라지니 합리적인 추정이 어려워진다.

만약 다시 한번 더 매출 구분을 바꾸어버리면 외부인은 네이버에 대해 껍데기 이외에는 알 수 있는 정보가 없고 가치를 평가하기도 어렵다.

네이버를 분석하는 사람들의 대응도 차이가 있다.





위는 3개 증권사에서 기존의 구분대로 매출을 추정한 것이다.
ir에서 부문별 증감율을 %로 불러주었고, 그것으로 역산을 해서 표를 만들었으니 조금씩 다를 수 밖에 없다.
이렇게 4분기가 지나면 부문별 매출 추정치, 성장율 추정치는 중구난방 개판이 된다.

네이버가 ir을 통해 회사에 대해 투명하게 공개하고 싶다면 해서는 안 될 짓이다.
만약 새로운 구분이 중요하다면 과거의 구분대로 작성한 수치를 함께 제공하면 된다.
왜 안하는가?
감추고 싶은 것이 없다면 왜 공개하지 않는가?





다른 많은 증권사는 이전의 구분은 포기하고 새로운 구분대로 매출을 표시하고 추정한다.
저런 추정이 의미가 있는지 따져볼 여지가 있지만, 현실적인 두가지 방법 중의 하나이니 별 수 없다.
기업이 애널을 무력화시키고 있는 것이다.





적당히 추산한 값을 넣고 과거의 구분대로 매출을 그렸다.

per 40 이상에 해당하는 높은 수준의 성장 프리미엄을 받을 가치가 있는가?
저것만으로는 알 수 없다.



달리 표시해봐도 알 수 없다.
그러나 라인의 매출이나 검색광고의 매출은 기대만큼 빠르게 증가하지 않고 있다.
광고비 집행이 줄어서 이익이 늘어난 것은 현재 밸류에이션에서 아무 의미가 없다.



라인의 가입자수의 증가는 가파르고, 최근 4억 2천만을 돌파했다.
라인의 매출을 과거의 기준(총 매출)으로 보면 높은 수준이고 전년대비 성장율도 높다.
자꾸 바뀌고 있는 회계 기준 매출로 봐도 전년 대비로는 높은 수준이다.





최근 폭락을 보인 트위터의 매출(원화 환산)과 라인의 매출은 비교가능한 수준이다. 매출보다 큰 누적 적자를 시현중인 트위터의 시총은 여전히 20조가 넘는다.

라인이 트위터보다 가치있다는 평가가 바뀔 이유는 없으나, 네이버가 라인을 별도의 회사로 구분해서 인식하지 않는다면 네이버의 수익성과 성장성을 액면 그대로 평가하는 것이 적절하다. 대략 per 20전후로 돌아가게 될 것이다.

만약 네이버가 그런 평가를 원한다면 점점 더 불투명해지는 현재의 모습이 이해가 된다. 한국의 기존 재벌들 행태와 점점 더 비슷해지는 셈이다.

삼성전자, 현대차가 글로벌한 기업이 되어도 글로벌 스탠다드와 담쌓고 지내는 것처럼 네이버도 그런 길을 가려하는지 의심이 든다. 90년대 이후 한국에서 새로 대기업 반열에 올라선 단 몇 개의 기업들 중 미래에셋은 완벽하게 재벌의 길을 가고 있다. 만약 네이버의 지배구조에 불투명한 변화가 생긴다면 또 하나의 재벌이 된다고 해도 크게 틀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네이버는 성장이 보이는 몇 안되는 대기업 중의 하나이니, 여전히 지켜볼 가치가 있다.
그러나 라인의 숫자를 네이버 포탈과 섞어서 잡탕을 만드는 이유가 무엇인지 알 때까지 조심할 필요가 생겼다.
네이버마저 이런 행보를 한다면 코리아 디스카운트는 단기간에 사라지기 어렵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