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10월 5일 토요일

동양증권 직원들도 사죄해야 한다. 사재를 털어서.



동양증권 직원들이 현재현 회장과 동양증권 사장에 대해 공개적으로 비판을 하면서 투자자들에게 사과를 하라고 한다.

그런데 고객들에게 진심으로 사과를 하고 고객들의 피해를 복구할 노력을 해야할 것은 경영진만이 아니다. 그들의 손과 발이 되어서 수년간 고객들에게 관계사 cp와 채권을 팔고, 그 덕분에 생계를 유지한 직원들도 경영진과 한 배를 탄 것이다.

경영진들이 자신들의 이익만을 챙기기 위해 갖은 꼼수를 쓰고 있는 것으로 보이지만, 지금 동양증권 직원들의 행태도 아직까지는 다르지 않다.

경영진이 겉보기에 위험이 크지 않은 동양시멘트의 채권을 팔게 하고는 법정관리를 신청해서 직원을 속였다고 하나, 그것 이상으로 직원들은 무식하고 무지한 많은 고객들을 속였다. 자본 잠식으로 껍데기만 남은 쓰레기 회사의 채권과 cp를 위험대비 터무니 없이 낮은 7% 대의 금리로 꼬셔서 팔아먹은 것은 경영진이 직원을 속인 것보다 나쁜 짓이다.

더구나 금융관련 업무를 하는 일반적인 증권사 직원이라면, 자신이 속한 동양그룹과 계열사들의 위험을 모를 수가 없다. 그들은 대부분의 고객들보다 정보와 지식 면에서 유리한 위치에 있었다.

아래에 작년에 도움을 주었던 전직, 현직 직원들의 글을 옮긴다.


10년여 전쯤에 동양증권에서 근무했었는데요,
동양은 그때랑 하는게 똑같네요. 아마 투기등급 CP가 들어가 있으면, 
자필로 투기등급에 투자하는 위험을 알고있다 라는 진술서를 써야할 겁니다.
장모님이 그런 진술서를 쓰셨는지 확인해 보시고, 투기등급 투자가 가능한 위험성향을
갖고있는지 설문지 같은 걸 받아놨는지도 확인해 보세요.
안쓰섰다면 불완전판매라고 주장할 수 있을꺼 같습니다.


그런 계열사 투기CP들은 판매직원에게 돌아오는 수수료가 매우 높습니다. 그게 단골 고객들한테 추천하는 진짜 이유겠지요...


"사실 저도 계열사 채권 편입은 차치하고 ELT 상품의 구조(왜 등급 차이가 크게 나는데에도 불구하고 금리가 비슷한가)에 대해 많은 부끄러움을 느낍니다. 피해가는 것이 아니라 저를 포함해 있는 많은 직원들은 ELT 상품을 좋아하지 않고 팔지 않습니다."


본인의 자금이라면 절대로 그렇게 운용하지 않을 사람들이
타인의 자금으로만 영업을 수년간 하다가 보면 이상한 자기합리화에 빠지게 되더군요.
예를들어
내가 관리한 계좌가 손실이 났지만, 내가 관리 안했어도 그 사람은 손실이 났을 것이다.
내가 관리한 계좌가 시장보다 많이 손실이 났지만, 관리를 안했으면 아예 깡통찼을 것이다.
내가 관리한 계좌가 깡통을 찼지만, 이것은 누구도 예측하기 힘든 특별한 케이스였다.
이런 식의 자기합리화죠.


전 동양증권에서 *년전에 퇴사하고 **쪽에 있는 사람입니다 ㅎㅎ
동양은 본사 채권쪽 인력도 많이 나갔고. 올해엔 계열사채권 캠패인때문에
유능한 지점세일즈쪽 분들도 많이 나갔다고 하시더군요.
아마 양심적으로 못팔 채권을 팔라고 하지 않았나 싶습니다.
내년부터 계열사CP 판매가 사실상 불가능해 지면서,
동양이 힘들꺼란 얘기가 시장에 파다합니다.
개인적으로는 안타깝네요...


위의 글들은 모두 작년에 들었던 것이다. 전부 나도 누구인지 모르는 분들이기 때문에 프라이버시의 문제는 발생하지 않으리라 본다.

나에게 조언을 준 분들이 아니더라도 동양증권의 직원이라면 누구나 동양레저와 동양인터내셔널 cp가 위험하다는 사실을 수년전부터 알고 있었으리라고 믿는다. 올해 상반기 정도면 이미 동양 그룹 cp나 채권이 언제라도 터질수 있는 폭탄이라는 것을 직원들은 전부 알고 있었을 것이다.
지금 직원들이 사기당했다고 주장하는 동양시멘트의 법정관리만 문제가 되는 것이 아니다. 또한 만의 하나 동양시멘트 건이 해결된다고 해서 직원들의 과오가 사라지는 것이 아니다.

근본적으로 동양증권의 모든 임직원은 피해자가 아니라 가해자이다.
현씨 일가의 책임은 그것대로 물어야 할 문제이나, 직원들이 피해자 코스프레를 해서는 안되는 일이다.

사죄는 동양증권의 임직원 누구나 해야한다.
말뿐인 사죄는 소용이 없기때문에 사재를 터는 것은 동양의 경영진뿐 아니라 동양증권 임직원 전체가 해야할 일이다.
자기가 판매한 상품에 대한 책임을 지는 것 외에는 어떤 것도 사죄가 되기 어렵다.



----------------------------
동양그룹 - 만시지탄
http://runmoneyrun.blogspot.kr/2013/09/blog-post_23.html


"동양그룹, 불완전판매 넘어 '사기 범죄' 해당"

속속 드러나는 동양증권 불완전판매 정황

동양證 노조 "현재현 회장, 꼼수 멈추고 사재 털어라"
| 기사입력 2013-10-04 19:07
http://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mid=shm&sid1=101&oid=001&aid=0006517859



[확산되는 동양 모럴해저드] "피해보상액 15% 직원이 맡아라" 경영진 책임회피 점입가경

"경영진 모럴해저드"…울분 치솟는 동양證 직원들

"우리도 속았다" 동양證 임직원, 경영진과 선긋기

댓글 2개:

  1. 동양증권 직원들에게 회사가 구상권 행사(위 기사 중 손배액의 15% 운운이 그 얘기 같네요)를 얘기하자 임직원이 집단반발한 것 같습니다. 언론에 접촉해서 사내 메신저 메세지나 지시사항들도 폭로해달라고 하고 회장 집 앞에서 침묵시위도 하고. 실제 피해자인 면도 있겠지만 결국 본인들도 협조한데다가 그를 통해 이익도 얻었다면 공동책임을 지는 것이 맞겠죠. 정황상 아예 모르고 이용만 당한 것으로 보기도 어렵네요. 동양증권은 유능한 인력들이 이미 빠져나가고 상당히 악질적인 불완전판매를 집단적으로 한데다가 예전 듀프레인님 장모님의 사례를 보면 아예 동의서가 없는 등(최근 임의매매 기사도 그렇고) 상당히 심각해보이기 때문에 앞으로 회사가 얼마나 존속할 수 있을지도 잘 모르겠습니다.

    답글삭제
    답글
    1. 작년 이후 상당한 시간이 흘러서 동양증권이 cp, 채권 판매와 관련한 형식적인 요건을 잘 갖추어 놓아을 것으로 짐작했는데, 드러난 피해액의 규모나 피해 인원이 짐작했던 것보다 크고, 불완전 판매가 아니라 임의매매같은 명백한 불법행위를 한 경우도 기사화되고 있어서 파장이 어디까지 갈지 모르겠네요.
      동양 그룹 자산을 매각분의 일부와 동양증권의 장부상 순자산 1.3조, 임직원의 배상/보상액 수천억까지 합하면 개인에게 판매된 cp와 채권의 상당부분은 돌려줄 수 있을 것 같은데 경영진도 임직원도 채권단도 말뿐인 것은 아닌가 걱정되네요.

      삭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