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1월 30일 목요일

inflation as a key risk factor



최근 신흥국의 위기 가능성에 대한 얘기들이 많아지고 있다.
외환보유고, 경상수지, 무역수지, 단기외채비율, 국가부채비율 등이 단기적으로 가장 중요하다는 것은 두말할 나위도 없다.

이러한 요소와 더불어서 인플레이션도 중요한 요소이지만, 보통은 금융 시장에 직접적이고 즉각적인 영향을 주기보다는 인플레이션이 높을 경우 장기적으로 경기를 압박하는 요소로 작용하고, 금리 상승과 통화의 평가절하를 유발해서 느리게 금융시장에 영향을 끼친다고 보는 경향이 있다.

아르헨티나의 물가는 적어도 몇년 이상 공식 발표보다 몇배 높았고, 이에 따라 화폐가치는 몇배 부풀려져 있었다. 실질 GDP도 실제보다 심각하게 부풀려져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문제가 된 것은 몇년의 시간이 흘러서 외부환경이 악화된 이후이다. 따라서 위급한 시기에 인플레이션을 언급하는 것은 펀더멘탈에 관한 한가한 얘기로 들릴 수 있다.

한국정부가 한국경제의 펀더멘탈이 튼튼하다는 얘기를 해도 많은 한국사람들이 불신하거나, 시큰둥한 반응을 보이는 것과도 조금은 관련이 있다. 성장율, 물가는 유사시에 돈으로 바꾸기에는 좀 늦다.

그러나 최근 금융시장의 변동이 큰 나라들은 다른 지표들도 문제가 되지만, 인플레이션도 상대적으로 심한 나라들이다. 그것이 점점 두드러져서 다른 지표들보다 더 쉽게 위험한 나라들을 구분할 수 있게 되었다.



FRED에서 제공하는 자료는 대개 11월까지의 CPI를 보여준다.
2013년 이후 금융시장의 변동이 커서 취약하다고 여겨졌던 나라들의 물가상승율은 5% 이상이다.
인도, 인도네시아, 터키, 브라질, 남아프리카, 러시아 등.

신흥국에 속하지만 덜 위험한 나라들은 인플레이션이 5% 아래이다.
멕시코, 중국, 한국 등.

남유럽의 국가들은 디플레이션을 걱정하고 있는 중이다.
스페인, 이탈리아 등.

2011년 경에는 물가로 이런 나라들을 구분하기 어려울 정도로 좁은 범위에 있었지만, 최근 차이가 벌어져서 그룹으로 나누는 것이 가능하게 되었다.



상승율이 아니라 물가지수 자체를 보면, 부실국가에서 최근의 물가지수만 가파른 것이 아니고 과거에도 마찬가지였다는 것이 명확히 보인다.
여기서 중국은 판단하기 어려우니 일단 나머지 나라들만 보면 기울기가 전혀 다르다.

기울기가 급격한 브라질, 러시아, 터키는 하이퍼인플레이션을 겪은 것이다.
나머지 나라들도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심각한 인플레이션을 겪었다.
당연히 당시에 통화가치의 하락이 극심하게 진행되었다.

멕시코는 90년대의 위기 동안 심한 인플레이션을 보였지만 최근 몇년간 다른 신흥국과 구분될 정도로 물가가 낮게 유지되었다. 그런데 최근 상승의 조짐이 보여서, 다른 나라와 차별화될지 주목할 필요가 있다.

장기적으로 GDP성장율은 물가상승율과 비슷한 수준을 유지한다. 2000년대의 빠른 성장으로 신흥국에게 사다리를 타고 올라갈 기회가 주어졌지만, 성장통에 해당하는 높은 인플레이션이라는 숙제가 남은 것이다. 최근 신흥국통화의 약세와 인플레이션으로 인해 급격한 금리 인상이 순차적으로 진행되고 있다. 고금리와 동반하는 침체를 국민들이 감당하지 못하면 정치적 불안과 경제적 후퇴가 그간의 성장을 훼손하게 된다.

대개는 그런 과정을 수십년마다 반복하면서 후진국의 위치에서 벗어나지 못하는데, 예외적인 경우가 아시아의 몇 개 나라들이다. 한국, 대만, 싱가폴, 홍콩 등.

한국이 중진국 함정을 벗어나지 않았다고 얘기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ppp로는 국민소득이 일본과 비슷하다고 하니, 그것 하나로도 나는 벗어났다고 본다.


source: http://www.tradingeconomics.com/



비교할 필요가 있는 나라 중 FRED에 최근 지표가 없는 나라의 물가상승율을 뜯어다 붙였다.

홍콩은 물가가 높다. 달러 페그를 유지하고 있고, 고수하겠다는 얘기를 홍콩당국이 꾸준히 하고 있으니 특별하다고 할 수 있다. 물가가 올라도 금리는 미국수준으로 유지해야 환율을 유지할 수 있고 가끔은 개입도 한다. 중국, 미국의 영향을 동시에 받으니 물가를 잡기는 다른 나라보다 더 어려운 모양이다. 크루그먼교수의 불황의 경제학(p. 161)에 홍콩의 특별한 위치에 대한 언급이 조금 있다.

타이는 물가가 낮지만 정치적 안정이 요원하니 답이 없다.
필리핀은 최근 높은 평가를 받지만 물가동향이 위태롭다.
말레이지아, 호주는 높지 않지만 물가의 방향이 찜찜하다.

만약 위기가 확산되면 물가가 상승하고 있는 나라들은 관심권에서 제외할 필요가 있다.
그것도 최근뿐 아니라 오래전 과거까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

몇 분 전에 남아프리카도 금리를 올렸다.

고금리로 탈출하는 자본의 바지자락을 붙잡는 것으로 보지만, 그것은 단기적인 수급의 관점일 뿐이고, 상대적인 저금리 환경 속에서 성장과 함께 나타나는 인플레이션 압력을 억제하는 과정이 시작된 것이다. 스스로 하느냐, 외부 환경의 변화에 의해 강제되느냐의 차이만 있을 뿐이다. 결국 금리가 올라서 인플레이션이 억제되고, 통화가치가 새로운 균형점을 찾는 과정이 충분히 진행될 때까지는 변동성이 커질 수밖에 없다.

중국은 위험의 진원지이니 제외하면, 익숙한 신흥국 중에는 정말 몇 나라 남지 않는다.
한국, 대만...
아니면 선진국같지 않은 남유럽, 동유럽, 너무 먼 중동아프리카를 봐야 한다.

위의 신흥국들의 물가가 얼마나 높은 것인지는 미국, 독일, 일본 같은 나라와 비교해 보면 된다.
디플레이션도 심각한 문제이지만, 지금은 그것을 걱정하는 나라들은 그나마 팔자가 늘어진 것이다.




http://runmoneyrun.blogspot.kr/2014/01/yen-real-effective-vs-nominal-20131213.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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