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8월 4일 월요일

삼전, 업보, 심리


http://runmoneyrun.blogspot.kr/2014/08/sec-2q2014.html


친구(A)한테 투자에 관해 조언을 한 적이 있다.

A: 돈이 생겼는데, 뭘 사면 되냐?
D: Kodex 200 아니면 Tiger 200 사라.
A: 그걸로 얼마나 벌겠냐? 딴 거 얘기해봐라.
D: 모른다.

만날 때마다 이렇게 반복하다가 결국 삼성전자를 얘기했다.
그게 작년 상반기에 지수 2000, 삼전150만원 전후였다.
크게 손해 볼 가능성이 지수말고는 가장 적다고 봤다.
한 3번 하락후 회복하기를 반복해서 최근 140만원까지 회복했는데, 실적 발표 후에 또 130만원 아래로 내려갔다.

A: 삼성전자 왜 이러냐? 딴 거 얘기해봐라.
D: Kodex 200 아니면 Tiger 200 사라.
A: 삼전은 떨어지고 지수는 올랐는데 손해아니냐?
D: 그럼 그냥 삼성전자 들고 있어라.
A: 너는 들고 있냐?
D: 실적 발표되고 다 팔았다.
A: 왜 나만 들고 있으라고 하냐?
D: 그게 가장 싸고, 안전하다. 나는 투자로 생활비를 벌어야 되고, 너는 생활비 걱정 없쟎냐?
A: 그렇기는 해도 다 오르는데 삼전만 내리잖냐?
B: 배당 늘면 오를 것 같다.
A: 언제까지 기다려야 되냐?
B: 갸들맘을 어떻게 아냐. 내년까지는 결론나지 않겠냐.
A: 그래서 어떻게 돈을 버냐? 딴 거 얘기해봐라.
D: 모른다.

알고 지낸지 오래되었고, 상식이 통하는 편이고, 내가 아쉬울 때 도와준 적도 있어서 최대한 잘 얘기를 하고 싶지만, 솔직히 방법이 없다.
뭐가 되었든 오를 것을 원하지만, 그걸 어떻게 아나?

삼성전자는 뉴스에서 여러가지 정보를 접하니 오히려 문제가 된다.
실적이 악화되고 있고, 배당도 안 주고 등등등.

그냥 팔아 치우라고 하고 싶지만, 마치 내가 손해를 끼친 것 같은 느낌이라 그렇게 얘기할 수도 없다. 이번에 아무리 정상적인 사람이라도 투자 경험이 없는 사람과는 절대로 관련된 얘기를 하지 않겠다는 생각을 굳혔다.

또 하나 드는 생각은 삼전이 심리적으로는 벌써 저점이 아닌가 하는 의심이다. 1년이 넘도록 잘 참던 애가 이번에는 못 참겠다고 짜증을 낸다. 뉴스에서 그만큼 삼성의 전망이 어둡다고 떠들고 있다는 것이다.

삼전이 그야말로 더럽게 싸지만, 경영진들 덕분에 정내미가 떨어졌고, 투자 할 곳은 쌓이고 쌓였으니 겸사겸사 정리했지만, 다시 사야할 것 같은 느낌이 강하게 온다.
미안하다. A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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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가

다음 전망이 좋아보인다고 사면 안되겠냐고 그랬던 것이 기억이 났음.
얼마 전에는 네이버 어떠냐고 했었음. ㅠㅠ




댓글 12개:

  1. 공간 X 100. 우연히 오늘 삼전 추매했습니 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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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반백수님께서 매수를 하니 오르고 있나 봅니다.
      사실 심리에는 관심도 없고, 알 수도 없다고 생각했는데, 정말 향후 추이가 궁금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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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심리적으로 흔들리는 것이 싫어서 이곳을 제외하곤 투자카페나 경제블로그 발길을 거의 끊다시피 하고, 사석에서는 절대로 주식투자와 관련된 얘기를 하지 않으려고 하는데 술자리에서 상대방이 얘기를 꺼내면 가만히 있기가 힘들더군요.

    얼마전에 지인이 얘기를 꺼내서 어떤 종목을 보유하고 있냐고 물었더니 얘기하더라구요. 그자리에서 잠깐 보고는 '기업은 좋은데 너무 비싼거 같다. 언제 샀냐?'고 물으니 얼만 안되었다고 하더군요. 얼만 안되었다면 일주일? 한달? 일년? 만약 일년전에 샀다면 장기적으로 들고가볼만큼 마진이 확보된 상태지만 한달안에 샀다면 천정일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렇게 술자리가 파하고 이튿날 정리를 해보았는데 제가 사기에는 너무 높은 가격이더라구요. 그래서 얘길 해줘야하나? 말아야하나? 고민했습니다. 더욱이 최근에 좋다는 주식이 실적이 떨어지면서 급강하하는 모습을 봐왔던 터라 더 그랬습니다.

    그렇지만 이후 더 오를수도 있고, 얼마나 오래 붙들고 갈지 알수도 없는 일이고, 필립피셔식 주식일지도 모르는 일이고 해서 잠자코 있기로 했지요. 제가 얘기해서 팔았는데 날라가 버리면 엄청난 원망을 받을수도 있구요.

    어쨌든 투자는 옆에서 누가 뭐라고 하던 결정은 본인이 하는 것이니까 어쩔수 없는 일인듯 합니다.
    그런데 더 우스운 것은 그 주식을 관심권에 두고 쳐다보고 있다는 것이지요. 남의 떡이 맛있어 보이고 커보인다고 할까요?

    심리적으로 투자원칙을 유지한다는 것이 정말 어려운일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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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사실 자기 원칙을 유지하는 것도 어려울 때가 있지만, 남과 얽혀 있거나 공개적으로 얘기를 하면 반대로 그게 덫이 되기도 합니다. 그래서 자기 포지션을 공개하는 순간부터 스텝이 꼬일 수 있는데, 알려진 모든 사실들은 과거에 대한 것이고, 투자는 미래에 대한 것이라서, 사실 마음이 바뀐 것에 대한 책임은 자신한테도 남한테도 질 필요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그것은 투자 경험이 있는 사람들끼리나 통하는 것이라서...

      저도 보통은 대꾸를 안 하는데, 그럴 수 없는 사이라서 얘기한 것이 두고두고 후회가 되네요.
      자기 혼자 이상한 거 사서 크게 손실 볼 가능성도 있으니, 그런 일을 막아줬다고 좋게 생각하려고 합니다.
      결과가 어찌 되든 저로서는 최선이었으니, 가능하면 삼전이 본전 회복할 때까지 친구 얼굴을 안 봐야겠습니다.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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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경제지 중간 쯤에 보면 모든 상장 종목에 대하여 전일 종가를 보여주는 면이 장장 두면에 걸쳐 있는데, 그 부분을 떼어내서
    1. 벽에 건다.
    2. 다트를 선레 쥐고 눈을 감은다. (이 부분이 중요함, 심리적인 편향성을 제거하는 방법)
    3. 다트 꽃힌 곳을 확인한 다음 아무런 편견, 편향없이 산다.
    4. 자신이 정한 주기(대략 6개월이나 1년....?)대로 반복한다.
    주의점 - 포트폴리오는 구성해야하니 종목수는 너무 작지 않게.....구성한다.

    주식시장을 이기는 작은 책과 원숭이가 고른 포트폴리오가 전문 투자자보다 좋더라는 통계발표 글을 어디선가 읽었는데, 그 두부분에 대한 합성 투자법...

    어느정도 유명해지면 누군가가 제가 제안한 투자법에 대해 실증 검증을 해 줄지도..
    그 때는 maybe투자기법, 쉽게 쉽게하자
    로 정해야겠습니다.





    ..
    네이버와 다음에 대한 언급은 감사합니다.
    시점이 시점이고 예전에 생각했던데로 해야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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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요새 같으면 원숭이 투자법, 다트투자법, 점성술 뭐든 상관없이 골고루 20-30개만 넣으면 되지 않을까 싶기도 하네요. 암튼 다트투자법이 성공하면 책하나 쓰세요.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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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 돈을 벌어야 되는데.. 뭘 사면 좋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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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정말 누가 대답해 줄 수 있으면 이럴 때 참 편하겠다 싶네요. 다트도 복잡하니, 엑셀에서 랜덤으로 종목번호가 떨어지게 해 보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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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매주 토요일 마다 TV에서 두자리 숫자를 랜덤으로 6개씩 뽑아주니 세개를 하나로 묶으면 매주 종목 두개는 나오겠네요. 해당 종목번호가 없으면 투자금은 다음 기회로 이월되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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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그야말로 로또와 비슷하네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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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 저도 이런 기억이 있죠... 작년 요맘때 친한 친구가 물어와 기아차를 추천했는데 잠깐 오르다 푹 꺼지더군요... 개인적으로 자동차주가 평가 절하되었다고 판단해서 추천했는데 친구가 5만원 선까지 떨어지니 심리적으로 견디지 못하고 손절하고 말았습니다. 어찌나 미안하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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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저도 2-3년 진행형인 비슷한 경험을 가지고 있는데, 포스코를 저는 손절매했는데, 친구는 말을 안 듣고 계속 가지고 있는 겁니다. 친구가 나 때문에 재미본 적도 있고, 내 실력 쥐뿔만큼도 안 된다고 떠들곤 하기 때문에 크게 미안하지는 않습니다. 일반인(?)은 분할매수, 종목 분산, 난리통에는 더 싹수있는 놈으로 갈아타기 등 대응을 못하기 때문에 주식 안 건드리는 게 좋다고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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