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4월 20일 월요일

위기 vs 지표


제목 : 우리나라의 금융사이클 측정 이정연, 박양수

오늘 한국은행에서 발표한 논문의 제목은 매우 졸리지만, 내용은 잠을 깨게 만드는 것이다.
금융위기와 금융지표의 관련성을 분석한 부분에 특히 관심이 간다.




1) 정점과 위기 간 관계
24. 전환점분석 기법을 적용해 보면 민간신용/GDP, 기업신용/GDP, 가계신용/GDP, 비핵심부채 비중 등의 사이클 정점이 우리 경제의 주요 위기시점과 비교적 근접하게 나타났다. 특히 비핵심부채 비중은 관측된 정점이 모든 위기시점과 매우 비슷하였으며, 민간신용/GDP, 기업신용/GDP, 가계신용/GDP 등은 투신사 경영지원 사태를 제외한 위기시점을 잘 포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질 주택가격 및 경상수지적자/GDP는 전체 정점 중 위기와 무관한 정점이 관측되었으며 실질 주식가격의 경우 정점의 위기 근접성이 가장 떨어지는 것으로 분석되었다.


그림과 위의 설명만으로 대개 이해할만 하다.

익숙하지 않은 '비핵심부채 비중'의 정점이 위기를 잘 나타냈다는 것은 내용을 확인할 필요가 있을 듯하다.

그런데 위기의 정점과 관련이 떨어진다는 주식가격, 경상수지는 내가 보기에는 저렇게 해석하면 안된다.

08년을 제외하면 경상수지적자의 고점(경상수지의 저점)이 약 1년정도 위기에 선행했다. 저렇게 수출중독 한국경제를 잘 설명하고 경기를 예측하기 좋은 지표가 어디있나?  그러나 금융위기 이전에 불규칙하게 나타난 고점은 결과적으로 08년의 위기를도 너무 빠르거나 너무 느리게 예고를 한 셈이다.

또한 실질 주식가격의 정점이 위기와 근접성이 떨어진다고 하나 잘 보면 실질 주식가격의 정점이 아니라 저점이 위기와 근접성이 매우 높다. 주가 저점이 위기의 정점이라는 나의 상식과는 매우 잘 일치한다.

오히려 가계신용처럼 위기에 선행하는지 후행하는지 판단이 안 되는 것이 실질적으로 도움이 안 된다. 사후에 분석하기에만 좋을 뿐이다.


위의 실질 주식가격은 명목 주식가격이 아니라서 확인할 필요가 있다.



지금이 실질주가로 저점일까? 고점일까?
주가가 내려가고 물가가 올라가면 고점이다.
주가가 올라가고 물가가 내려가면 저점이다.

지금이 저점이면 위기 근처를 지나고 있는 것이다.
그런가?

기사를 보면 한국경제가 위기상황이라고 주장하는 사람들이 많아져서 셀 수가 없다.
정부의 정책도 그런 주장에 따라가고 있다.
지금이 위기 근처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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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가


비핵심부채 = 은행부채(11.1.2)-총예금(3.1.1)

은행이 예금이 아니라 국내의 다른 금융기관이나 외국에서 조달한 자금.
늘면 위험.  현재 저점권.


은행부채 02년 이전 값은 찾을 수 없다. 그냥 논문의 그림과 연결해서 보면 된다.

이런 그림을 보고 할 수 있는 말은?

한국이 너무 안전한 것만 찾아서 경기가 이렇다.



추가 2



금융의 경기순응성 측정 및 국제 비교1  부상돈·이병록2

마찬가지로 한국 은행 싸이트에 찾은 보고서의 그림이다.
여기서는 비핵심부채를 시중은행, 특수은행, 외은지점의 재무재표를 통해 구했다고 한다.
그러면 시중은행에서 카드버블시 또 하나의 고점이 나타난다.
마찬가지로 근년에 저점을 지나고 있다.

지금은 금융사 5개만 확인해도 되니 아주 어려운 일은 아니다.
중요하기만 하다면.




댓글 16개:

  1. 비핵심부채가 핵심이네요... 마지막 그림에서 느껴지는 바가 많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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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하루에 한가지씩 새로운 것을 알게 되면 죽을 때까지 심심하지는 않을 것 같아요.
      핵심이 아닌 것이 과도해도 문제지만 너무 적어도 문제라는 것은 상식에 잘 부합하는 느낌이네요. 그런데 이 지표는 중간쯤에 머무르는 일은 없이 깔끔하게 싸이클을 반복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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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글 감사합니다.

    그런데 2008년 경 비핵심부채의 대부분은, 조선사들이 벌어들이던 엄청난 달러에 대한 헷지로 외국계 은행에서 차입한 것이 아니었나요. 그러하다고 하더라도 부채는 부채이겠지만...

    한국은행 보고서를 다시 읽어는 보겠지만, 전체적으로 이해는 안 가네요.

    GDP외 비교를 하면서 정규화시킨 민간(기업 + 가계)신용도 꼭지를 찍고 내려가면 경고 신호인지 아니면 일정 수준(비율) 이상이면 위험 신호인지... 헷갈리네요.

    신용이 증가하다가 감소한다는 것이 물론 뜻은 있겠지만..

    지나가다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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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요점은 기업과 가계의 예금이 아닌 것은 위험이 높은 부채라는 것이라서 신흥국의 자본유출에 의한 위기에서는 의미가 있다고 보입니다. 97년도 단기 외채가 문제가 되었고, 마찬가지로 외국계 은행을 통한 것일 가능성이 높은데 지금 찾아보고 있는 보고서에 있는 그림은 조금 다르기도 합니다. 그림 하나만 올려 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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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비핵심부채비중이 상당히 의미심장하네요.
    개인신용대출이나 가계대출은 사실상 금융시장의 약자인 개인들의 것이라 가난한 개인들은 항상 돈이 필요하겠지만,
    비핵심쪽은 돈을 알고 경기예측을 할 수 있는 은행권이라는 전문가집단의 향후 경기진단후대응책이라서
    경기흐름을 정확히 읽는 지표가 될 수도 있겠는데

    성장률저하 노령화 인구감소의 추이가 나타날 미래에는 돈이 없어서가 아니고 돈을 쓸 곳이 없어서
    비핵심부채비중이 늘어날까 하는 궁금증이 들기도 하네요.
    이 부분은 일본의 경우를 찾아볼 수 있다면 어떤 또다른 관점의 단서를 얻을 수 있을 것 같기도 하네요.
    더구나 기업부분이 쥐고 있는 현금이 몇백조 된다고 하니
    비핵심쪽이 기업대출이 아니라면, 부동산에 투입되지 않는 이상 늘어날 공산이 없다고 본다면,
    어쩌면 성장률저하 국면에서는 이미 시그널로서의 의미를 상실할 정도로 모멘텀부재가 나오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갖게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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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 개인적으로 눈에 띄는 부분은
    부동산 관련 상투가 주식시장 상투 확인후 왔다는 사실인데
    결국 일본 미국 한국 모두 부동산 상투는 주식시장 상투 이후 왔네요.

    유동성의 진출입이 쉽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라고 한다면
    향후 부동산시장의 전망에도 활용할 수 있다면
    똑똑한 주식쟁이라면 부동산쟁이들보다 더 부동산에 대한 전망을 잘 할 수 있지 않겠나 하는 생각을 해보게 되네요.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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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정의상 비핵심부채는 가계대출, 기업대출이 아니고 가계의 예금, 기업의 예금을 제외한 것입니다. 혼동하신 것 같네요.
      비핵심부채가 늘어날 때 대출이 늘어나고 가계나 기업이 대상이라는 점은 변할리가 없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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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 본문 말씀 보고.
    "은행이 예금이 아니라 국내의 다른 금융기관이나 외국에서 조달한 자금"

    이렇게 말씀하셔서,
    은행이 해외든 어딘가에서 차입을 한 비중이 높아진다는 것은
    내국인들 예금만으로도 부족해서 해외든지에서 돈을 차입해서 어딘가에 투자를 하는 비중이 높아진다는 뜻으로 봤습니다.
    어짜피 차입을 했다면 어딘가에 대출을 할려고 차입을 했을테니까요.

    결국 그 비핵심부채비중이 높아진다는 것은, 그만큼 은행권이 내국인예금 이외의 것으로도 대출할려는 의욕이 높아졌을만큼
    경제환경을 낙관적으로 봤다고 해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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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 일단 우리는 IMF나 2007년금융위기 때, 글로벌위기상황에서의 금융시장리스크에 대한 경험을 해봤기 때문에
    미국 금리인상후폭풍이 진정될 때까지는 해외차입 같은 것을 은행권이 알아서 자중할려고 했다면
    그리고 그 이후에나 글로벌경기가 진정되었을 때 해외차입을 할려고 할 수도 있겠다 싶기도 합니다.
    그때 되면 비핵심부채비중이 다시 높아질려나요?

    근데 비핵심부채비중이 높아질려면,
    한국금리가 해외쪽 금리보다 높아야, 차입하면서도 이자차익으로 갚기라도 할텐데
    (한국은 고금리, 해외는 저금리여야만 해외차입을 해도 유리한 점이 있는데)
    만일 현재의 저성장상황에서 해외차입을 할만큼 한국금리가 높아질려고 한다면
    한국경제가 해외 대비 고금리환경에서 과연 성장을 할 수 있을까 싶기도 하고 그러네요.
    고로, 저성장국면을 탈피하기 위해서 한은이 계속 저금리환경을 고집할 경우, 해외차입은 쉽지 않아지고
    결국 비핵심부채비율은 늘어나기 힘들지 않겠나 하는 생각도.

    결국 저는 더 헛갈리기만 하네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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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대출과는 달리 지표 자체가 바닥권에 있고, 위 논문의 그림에도 대출 자체에 대한 지표가 4가지인 것에 비해 부채 조달 방법에 대한 것은 이것 하나인 것을 보면 덜 민감한 지표일 수는 있을 것 같습니다. 또 개념적으로는 명확하나 계산방법이 다른 지표에 비해 컨센서스가 덜 정립된 것으로 보입니다. 찾아보면 관련된 논문 자체가 적고 그나마 최근의 것이 많은 것을 보면 금융위기를 거치면서 주목받는 지표일 수도 있습니다. 한 1년 정도 지나서 다시 확인해보면 의미나 실용성에 대해 더 잘 알게 되지 않을까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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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 근데 한은과장님들 리포트가 별로 안섹시하네요.
    진짜 우리 같은 개인들에 비해 방대하고 정교한 데이타들이 많을텐데
    1차데이타에서 겨우 딱 반발자국만 나아간 것 같은 리포트네요.
    뭔가 창의적 개량지표 같은 게 안보이는 게, 듀프님 글들의 섹시함과 너무 비교가 되네요.
    암튼 한은과장님들이 너무 몸을 사리신 듯 솔직히 리포트를 위한 리포트 같다는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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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8. 듀프님 정도의 집중력과 창의력이라면,
    진짜 한은 같은 곳에서 차용할 혁신적인 지표 하나쯤은 언젠가는 개발하실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언능 전가의 보도 같은 거 하나 창안하셔서, 마켓타이밍만이래도 좀 콕콕 찍어주세용~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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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그래도 한은 보고서 중에는 상당히 재미있는 편이었네요. 저야 치매예방 차원에서 이것저것 해 보는 것에 불과하구요.
      투자는 타이밍에 젬병이고 몸빵이 특기라서 감히 남한테 훈수두려고 했다가는 너나 잘하라는 소리 듣기 딱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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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9. http://news.mt.co.kr/mtview.php?no=2015042110104294691&type=2&pDepth2=Wtotal
    중국도 비핵심부채 외화부채문제가 점점 심각해질 수 있겠다싶기도 합니다.

    https://www.google.co.kr/?gws_rd=ssl#newwindow=1&q=%EC%A4%91%EA%B5%AD+%EC%99%B8%ED%99%94%EB%B6%80%EC%B1%84

    http://www.etoday.co.kr/news/section/newsview.php?idxno=1075786
    http://csf.kiep.go.kr/m/fnew_view.csf?vdiv=m&no=352290
    http://economy.hankooki.com/lpage/worldecono/201406/e2014061718072469760.htm

    아무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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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중국에 위기가 온다면 외환위기의 형태보다는 은행위기의 형태로 올 것이라고 보는 것이 일반적인 듯합니다. 외환보유고가 많으니 달러채권의 디폴트는 중국보다는 해외 채권자들에게 더 타격이 클 가능성이 있습니다.
      그보다는 그림자금융에 의한 대출에 기반한 중소기업과 지방정부의 소유의 기업들이 부실화될 경우 발생할 유동성위기가 문제가 될 가능성이 높고, 이 경우 담보로 사용된 부동산과 원자재, 중간재들의 가격 하락에 시장의 반응이 민감한 것이 당연합니다. 자산, 원자재의 가격 조정이 마무리가 되면 이러한 우려는 일단 잠잠해질 가능성이 높습니다.
      작년 종종 제기된 기업의 파산 문제마다 중국정부가 실질적으로 개입(?)해서 마치 해결된 것으로 보였을 뿐이라서, 최근 기사화된 중국기업의 첫 파산은 중국금융당국이 공식적으로 처리할 준비가 되었다는 것이 아닌가 추정합니다.
      비핵심부채는 공식적인 은행의 부채만 포함하는 것으로 보이지만, 중국에서 문제가 되는 그림자금융은 신탁이나 기타 여러가지 대출, 투자방식으로 은행이나 지방정부의 재무제표에서 은폐되거나 사라지기 때문에 (부외부채?) 경우에 따라서는 전혀 비핵심부채에 포함되지 않을 수도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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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 매번 배워 갑니다. 머리속에 기억을 해야되는데 ㅠ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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