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7월 11일 토요일

면세점, 보이는 손


시내 면세점 선정 결과가 오후 5시에 발표되었다.
그러나 한국의 증시는 적어도 오전 11시 이전에 미리 알고 있었다.

심사위원장은 심사 결과가 나오지도 않은 시간이었다고 부인하고 있다.
그렇다면 우연이라는 것인데, 시장이 어떻게 미리 아는 것처럼 움직였을까?
몇가지 가능성이 있다.

1. 시장의 IQ가 2000이라서 100% 확실한 추리가 가능하다. 우연이 아니야.
2. 수백억 정도는 껌값이라 그냥 아무거나 사고파는 큰 손이 존재할 수 있다. 우연이야.
3. 아직 공개되지 않은 타임머신이 한국에 존재할 수 있다. 우연이 아니야.

이 정도는 평범한 소설이다.
그러나 더 특별한 가능성이 있다.

4. 선정결과를 만들어 내는, 그래서 확인할 필요조차 없는 존재가 있을 수 있다. 필연이야.

과거의 한국에서는 당연한 일일 수도 있다.
그러나 지금도 이런 일이 벌어지고 있다면 정치소설인지, 심령소설인지 구분하기 어렵다.




사전에 한화의 가능성을 높게 보는 애널리스트를 본 적이 없다.
그러나 발표당일 아침 시가가 이미 10% 가까이 떠서 시작했다.
다른 회사들이 몇% 정도 이내에서 움직인 것과 시작부터 다르다.
한화가 30% 가까이 상승한 10시 반경에 이미 신세계와 sk네트웍스의 주가는 빠르게 하락하기 시작해서 장 막판에는 7-8%까지 하락했다.

9시 이전에 누군가는 꼭 찍어서 한화라는 것을 알고 있었고, 그것이 11시경까지 시장에 충분히 전파가 된 것이다.
시장의 면세점에 대한 결론이 이미 11시 이전에 난 것이다.


한화 이외에 선정된 호텔신라/현대산업은 애널들이 뽑은 가능성이 높은 사업자 1, 2순위에 대개 포함되어 있었다.
두 표 중에 호텔신라/현대산업 1표, 한화 1표를 가져가면 나머지는 탈락이다.



두 회사를 추가해서 보면 일시적인 상승 이후 횡보한다.
여기에 한화가 상한가에 들어가면 이미 두 표가 정해진 것이다.
sk네트웍스, 신세계의 하락은 한화의 급등을 보는 시장의 추론을 반영할 것이다.


이전 4일간의 추이를 보면 5개 업체간에 특별한 차이를 확인할 수 없다.
10일 오전 2시간 동안 벌어진 차이는 시장이 그 이전에 보지 못했던 숨겨진 가능성이 한화에 존재한다는 것을 깨달았기 때문이다. 그래서 탈락업체뿐 아니라 다른 선정업체와도 차이가 벌어지기 시작한 것이다.
그러나 그 매력은 그러나 숨겨진 것이었고, 관세청차장에 따르면 자그마치 6시간 이후에 존재하게 되는 것이고, 8시간 이후에나 공개될 것이었다.

대기업 7개 후보의 pt가 끝난 9일밤 10일 새벽 사이 무슨 일이 있었을까? 밝혀질까?

중국 주식시장을 보면, 저게 사람사는 동네인가 싶다.
그런데 그런 시절을 수십년전에 겪었다는 한국도 아직 만만하지 않다.

만약 이후 조사에도 불구하고 한화 선정에는 문제가 없고, 그저 정보의 사전 누출만 문제가 되는 것으로 끝난다면, 특허가 대략 1조 이상의 가치가 있다고 하니 불꽃 쇼를 보게 될 듯하다.


면세점 선정 정보 사전 유출 의혹 ‘솔솔’… 한국거래소 조사 착수
http://news.kukinews.com/article/view.asp?arcid=0009639789&code=41141111&cp=nv

한화갤러리아, 면세점 통해 매출 4~5배 증가…향후 주가 관심
http://www.choicenews.co.kr/news/articleView.html?idxno=195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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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가

금융당국, 한화·호텔신라 등 면세점 관련株 '이상급등' 조사
http://view.asiae.co.kr/news/view.htm?idxno=2015071311025617798

어디까지 조사하는지 지켜보자.


댓글 6개:

  1. 에이.. 형도 국민연금이 모이기도 전에 합병 찬성할거 알았잖아요. 형처럼 똑똑한 사람들이 한화를찍은거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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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몰랐어요. 정말 그렇게 뻔뻔할 줄 몰랐어요. 국민연금이 많이 섭섭해요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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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다음카카오 때와 다를게 있을까요...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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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다음카카오나 cj e&m에서 사전 정보 유출로 관련자들이 사법처리가 되었고, 이번 일도 그냥 내부정보를 이용했다는 수준에서 처리될 수도 있겠지요.
      그러나 그 때는 정부가 주도한 일이 아니었습니다.
      또 이번에는 심사위원들에게서 정보가 누출된 것이 아니라, 심사위원들에게 정보가 입력된 것일 수도 있습니다.
      정보누출보다 한화가 선정된 경위자체가 조사의 대상이 될 수 있다는 것입니다.
      두 가지 차이만으로도 그냥 주식시장의 더러운 면이 노출된 것으로 치부할 수 없다고 봅니다.
      경우에 따라 정치 문제로 비화될 가능성이 있다는 생각입니다.
      만약 한화가 아니라 가능성이 더 높다던 다른 업체의 주가가 비슷한 경로를 취했다면? 그건 모르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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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선택(選擇)이 아닌 선택(先擇)의 가능성을 보셨군요.
      전 선택(先擇)의 가능성은 생각을 못해봤는데 듀프레인님 말씀을 듣고 보니...
      흠... 연금도 그렇고... 아침부터 ㅎㅎㅎ.... 뛰어야겠습니다. 좋은 주말 되세요.
      이런 생각 공유들 늘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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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先擇 이라니… 추측일 뿐이지만, 그럴 수도 있겠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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