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nday, October 5, 2015

소음 잡상


1.
전에 살던 집은 4층짜리 연립주택같은 아파트였다.
동네는 괜찮은데 층간소음에 유독 취약하다는 단점이 있었다.

한 십년 전에 옆통로 대각선에 살던 집에서 종종  싸우던 소리가 났었다.
나는 밖에서 싸움이 나도 바로 경찰에 신고를 하는 편이지만, 와이프는 그러지 않는다.
더구나 옆집에서 싸우는 일로는 어디에도 연락하기 쉽지 않다.

어느 날 큰 싸움이 난 후 경찰이 다녀갔고, 부인이 남편 손에 죽었다는 얘기를 들었다.
이후에는 특별한 소음을 듣지는 않았던 것 같다.


2.
그러다가.
아래층에 오래 살던 집이 이사간 후, 새로 이사온 사람들이 tv를 매우 크게 늦게까지 켜놓아서 집안 일부가 항상 웅웅하는 소리가 울리는 상황이었다.
한 번 와이프가 말을 했지만, 아랫집 여자에게 막말을 듣고 더 이상 어쩌지 못하고 있었다.
이후에는 아랫집과 상대하는 것을 피했지만, 이미 소음보다는 심리적인 스트레스로 와이프는 신경안정제까지 먹어야 했다.

어느날 이른 아침 화장실에서 담배냄새가 심하게 나서 내가 찾아갔더니, 덩치가 산만한 남자가 처음에 아니라고 했다.
그럼 여기서는 화장실에서 담배냄새가 새어나오지 않냐고 다시 물었더니, 바로 얼굴을 바꾸고 내집에서 내맘대로 살지도 못하냐고 얼마나 심한지 확인하러 올라온다고 했다.
잠시 후 올라와서 집안에 들어와 확인하는 시늉을 잠깐 하더니, 자기가 신문기자이고 이렇게 저렇게 잘 나가는데, 별것도 아닌 것들이 유세를 떤다고 몇 분 소란을 피우고 내려갔다.

이사갈 생각을 하고 있던 어느날, 동네를 여기저기 건들던 도둑이 어느날 아랫집을 상당히 털었다는 소문이 들렸다.
문제의 덩치가 거지같은 동네에 괜히 이사왔다고 하면서 급매로 집을 팔고는 이사를 가버렸다고 한다.
집에 도둑이 들어서 칼로 협박을 할 때는 무서웠고 당장 이사가야 하나 걱정했지만, 결국 도둑의 덕을 본 셈이다. 고맙다고 해야 하는지...


3.
지금 살고 있는 아파트는 이전보다 더 오래되었지만, 층간소음은 이전보다 덜한 듯하다.
오래되었어도 바닥이 더 두껍다나...

두층 아래에 이사오는 집에서 오늘부터 공사를 시작한다는 공고를 붙였다.
애들 시험기간과 겹쳐서 일찍 집에 온 애들까지 온 가족이 머리를 때리는 소음, 진동으로 고생을 하고 있다. 서라운드 입체 음향?
올해만 벌써 2번 정도 그런 일이 있었는데, 요즘 이사를 하는 집들은 전보다 수리를 하는 경우가 많은 듯하다.

오래된 아파트들이 늘어나면서, 내부수리하는 집도 늘어나고 위아래 2-3개층까지는 참기 어려운 수준의 소음이 생긴다.
시간이 지나면 사라질 소음이니 지속되는 생활소음보다 심리적으로는 편하지만, 새 아파트가 아니면 어디든 자주 겪어야 할 일이 된 듯하다.
이미 새 아파트에 대한 선호도가 높다는데, 다음에 이사가게 되면 나도 그렇게 되지 않을까 싶다.


4.
쿠----------웅.
외ㅐㅐㅐㅐㅐㅐㅐㅐㅐㅐ앵.
드ㄹㄹㄹㄹㄹㄹㄹㄹㄹㄹㄹㄹㄹㄹㄹㄹㄹㄹㄹ륵.

눈을 감아도 수리현장이 눈앞에 펼쳐져 있는 듯하다.





14 comments:



  1. 전 몇개월 전 주말 아침마다...(어쩌면 새벽?) 10여 미터 옆 건물에서 들었던....
    얼굴이 퀭훼지고 항상 피곤하고 자도 잔것 같지 않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새로이 증축하는 건물은 다행이 성장을 멈춘 듯...
    제가 사는 곳 보다 바로 한층 밑......

    ..
    더불어 산다는 것이 말처럼 쉽지는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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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고생하셨군요.
      공사 소음은 그래도 희망이 있으니 참을만 한데, 다른 생활 소음은 참 어렵지요. 그래도 참아야지 뭐 어쩌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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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대학생 때 식구들은 다 외국에 가 있고, 저 혼자 집에서 대학생 때 1년정도 자취한 적 있습니다. 꽤 많은 공부양에 치어 지내는데 윗집 삼남매는 자정 넘어까지 죽어라고 뛰고 소리지르고 그 아버지는 택시기사로 새벽에 퇴근해서 들어와 잠깐 조용해졌다고 다시 부인과 고함지르며 싸우기 일쑤였습니다. 항의하면 오리발만 내밀었죠. 때로는 그들에게 재앙을 내리는 꿈도 꾸었습니다.^^
    튼튼하기로 유명한 옛날 주공아파트에서였습니다.

    제가 나발 종류를 좀 좋아하여 아침 9시 넘어 잠깐 분 적이 있습니다. 총각 때 다른 아파트에서였는데, 역시 새벽에 퇴근하는 직업을 가진(아마도 밤업소 사장?) 옆집 사람과의 악연을 겪었지요. 느닷없이 찾아와 또 한 번만 나발을 불면 내 목숨을 보장할 수 없다고 하더군요.^^ 물론 나발이 목숨보다 중요하진 않다고 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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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다들 층간 소음으로 한두번씩은 마음고생을 하는 세상이 되었나 봅니다. 소음때문에 위험을 감수할 수는 없으니 그저 조심하면서 살아야겠습니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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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고생 많이 하셨네요. 요새 진짜 공사 많이 하죠. 건설업자들이 적당히 남겨 먹어야 되는데.. 얼마나 허술하게 하면 이게 당연한 세상이 되었는지 모르겠어요. 층간 소음 때문에 열받아 보지 않은 사람은 아마 없을 거예요. 저는 애들이 어려서 뛰지 말라고 해도 엄청 뛰어요. 1층에 살아야 하는데 그러질 못해서..ㅠ 아랫집 할머니께서 워낙 좋으신 분이라 이해해주시고, 저희도 수시로 과일이나 음식 같은 걸 가져다 드리지만은... 아마 많이 힘드실 거예요. 사람의 문제이기도 하지만 그 이전에 건축의 문제 아니겠습니까. 한국 건설이 뭐 30년 사이클이 돌아왔다고도 하던데, 재건축하고 그러면 정말 제대로 좀 지었으면 좋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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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오랫동안 그렇게 짓고, 그렇게 살면서 쌓인 문제들이라 하루아침에 바뀌기를 기대할 수도 없으니 쉽지는 않을 것 같네요. 그냥 좀 노력하고 운도 좀 바라고 많이 참고 그러는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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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 얼마전까지 그 바닥에서 일했으니 몇 자 남깁니다.
    정부에서 법률이나 규칙으로 정한 기준만 지켜서 설계하고 시공하는데...준공하면 어디든 문제가 됩니다. 개인적으로는 1기 신도시들은 올릴 수 있는 용적률도 많지않아 재건축도 힘들것 같고(수직증축이 가능하도록 법률이 제정되었으나 큰 효과는 없을 듯) 슬럼화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하게 됩니다. 결국 공동주택은 장기수선충당금 많이 쌓아 유지보수 잘 하면서 살다가, 언젠가는 분담금 내고 일대일 재건축할 수 밖에 없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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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한국처럼 아파트 위주로 주택수가 증가한 선례가 없는 듯하니, 향후 벌어질 일도 남다를 것같기는 하네요. 새로운 택지가 충분히 공급되기 어렵다면 아파트에 살면서 이런 문제들을 해결하는 방안을 사람들이 찾기는 하겠지요. 시간이 걸리는 것은 어쩔 수 없을테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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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 흐흐 공감 많~이 가는 글이네요... 연휴 잘 보내셔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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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소음관련된 어려움을 다들 한 두번씩 경험할 수 밖에 없나 봅니다. 주말에 애가 연달아 시험을 보니 쉬기는 어려울 것 같네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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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 윗집에 아이들이 초등 저학년일땐 뛰어다니고 구르고 그러더니 이젠 중학생에 6학년쯤 되어서 그런가 뛰는소리는 없는데 부부싸움 소리는 여전합니다~
    저의 두딸아이도 많이 뛰는 편인데 아랫집 할머니가 아무말씀 안하시니 더 미안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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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이웃들이 모두 적당히 적응하고 양보하고 사시나 봅니다. 그럼 된 거 아닌가 싶기도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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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 1. 내가 사는 곳도 꽤나 소음이 심해요.
    2. 밤에 샤워하는 소리가 너무 크게 들린데요 물소리랑. 하지만 불평을 나에게 하는게 아니라. 관리소에 하더라고요. 해결하라고. (해결책은 없음)
    3. 의외로 돌아다니다 보면 음악 크게 틀어놓고 깽판 치는애들도 많아요. 주말엔 당연히 파티 한다고 사방에서 난리고.
    4. 근데 다 그냥 지내는 거 보면.. 귀마개들을 좋은걸 쓰는건지 아니면 그냥 우리가 까탈스럽게 커서 그런건지 헷갈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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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거기도 소음때문에 사건이 나고 그러는지 모르겠네요. 그래도 외국은 바닥에 보통 카펫이라도 깔려있으니 뒷꿈치나 의자로 찍거나 끄는 소리는 약하게 들리잖아요. 깔끔한 마루나 장판이 대세인 나라보다는 덜할 것 같기도 한데, 나라마다 다를테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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