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11월 2일 수요일

the era of meta and google 20221102




모바일 광고 업체 메타의 매출과 영업이익이다.
리얼리티 랩스의 영업이익(rl op)과 이것을 제외한 광고부문의 영업이익(op*)을 따로 표시했다.

메타버스 전략의 핵심 부문에 대한 장기 투자는 저커버그가 다시 미래의 sns를 지배할 포석이니 일반인이 이해하기 어렵고, 단기간에 추세가 달라지기도 어렵다.

메타의 메타버스 전략에 대한 시장의 평가는 매우 박하다.
메타는 오래전부터 성장주라기보다는 버려진 가치주의 밸류에이션을 받고 있다.
실현되지 않은 미래에 대한 평가는 천문학적인 거품으로 연결되기도 하지만 반대가 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저커버그가 보유한 지분은 10배의 차등의결권을 가지고 있고, 쿠팡의 김범석처럼 29배는 아닐지라고 해도 저커버그가 죽거나 팔지 않으면 메타의 미래는 전적으로 한 사람의 손에 달려있게 된다.

과거처럼 저커버그의 전략, 실행, 투자가 미래의 어마어마한 이익으로 연결된다고 주주가 믿으면 아무 문제 없지만, 그렇지 않을 경우  40년 전 애플 이사회에서 독선에 빠진 잡스를 몰아내듯이 몰아 낼 방법이 없다.

한국 시장의 중요한 할인요인이 경영권을 장악한 대주주의 전횡, 범죄를 견제할 방법이 실질적으로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사회, 감사, 경찰, 검찰, 금감원 등은 소액주주에게는 실제로 없는 것이나 마찬가지인 존재이다.

그런데 저렇게 차등의결권을 가진 존재가 50% 이상의 지배력을 갖고 다수 주주의 의견이 반영될 가능성이 없으면 엄청나게 큰 미국 기업이라도 할인되는 것을 피할 수 없다. 지배구조가 이렇게 중요하구나...




2020년까지 메타는 구글에 육박하는 성과를 내고 있었다.

그러나 지금 메타에게는 구글이 가진 검색도 없고, 안드로이드도 없고, 유튜브도 없다.
또한 애플이 정보 수집에 제한을 두어 사용자 추적을 어렵게 해도 대항할 방법이 없다.
구글마저 안드로이드 폰에서 정보 수집에 제한을 두면 메타의 광고는 다시 한번 타격을 받을 것이다.

구글, 메타로 집중되던 광고시장은 이제 구글, 애플, 아마존으로 넘어가고 있고 이 추세를 뒤집기 위해서는 새로운 플랫폼 (하드웨어, os, 검색, 전자상거래 등)을 만들어 지배하는 것 것 외에는 다른 방법이 보이지 않는다.

sns의 대세가 pc에서 모바일로 텍스트에서 동영상으로 넘어오던 시대에는 메타가 적극적으로 대처해서 광고 시장을 장악할 수 있었지만 숏폼 시대에는 틱톡과 유튜브의 영향력이 압도적이고 메타는 장기간 다양한 시도를 했지만 트렌드에 올라타지 못하고 있다.

지난 2년 동안 벌어진 메타와 구글의 차이는 일차적으로 메타가 보유한 광고 플랫폼의 지배력 쇠퇴, 이차적으로는 메타버스 전략의 성과 부재로 인한다.




로그축에서 보면 메타가 10여년간의 성장 추세에서 벗어나는 초기라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또한 구글도 판데믹 이후 가속되었던 추세에서 벗어나 과거의 느린 추세로 복귀한 것을 볼 수 있다.

모바일 광고를 지배했던 메타와 구글의 빠른 성장은 이제 사라졌다.

영원히 사라졌을 가능성도 없지 않다.

새로운 광고 시대를 만들기 위한 메타의 노력은 아직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구글은 메타를 쥐어짜는 것만으로도 수명연장이 가능할 것이다.

애플, 아마존, 틱톡이 승자가 될지는 짐작하기 어렵다.



요약

모바일 광고를 지배한 두 거인의 시대가 끝났다.

새로운 시대의 승자는 아직 보이지 않는다.





2022년 10월 30일 일요일

할로윈 애도 20221030

 

이태원에서 발생한 압사 사고로 유명을 달리한 분들의 명복을 빕니다.

어제 밤 소식을 듣고 나서 떨리는 마음이 잘 진정되지 않습니다.

20대 자식을 둔 엄마들이 자식들의 안부를 묻느라 바쁜 것을 보면 많은 20대에게 할로윈은 중요한 행사였던 것 같습니다.





8일전 운동을 하다 부상을 입은 딸은 퇴원해서 조금씩 움직이고 있습니다.

엄마와 함께 놀이터에 내려가 햇볕을 쬐면서 아이들이 뛰어 노는 것을 구경하고 있습니다.

마녀복장을 한 아이가 3명, 메이드 복장을 한 아이가 한명, 공주 복장을 한 아이가 한명, 대형 도끼를 든 남자아이가 한명. 그 외에도 여러 아이들이 할로윈 아이템을 갖고 있는 것 같습니다.

멀리서 봐도 할로윈은 아이들에게 축제처럼 보입니다.

설날, 추석, 크리스마스, 발렌타인데이 등 다른 동서양 명절과 비교해도 좀 더 놀고 즐기는데 특화된 날처럼 느껴집니다.


딸애는 부상당하지 않았으면 홍대에 입고 나갔을 의상을 준비해 놓고 있었습니다.

부모라면 대부분 사람이 특별히 많이 모이는 곳에 자식이 가는 것을 좋아하지 않을 것입니다.

그래도 어려서부터 할로윈을 즐기는 것에 익숙해진 20대를 막을 수는 없습니다.

희생자를 모욕하고, 정치적으로 이용하는 것은 그만 두었으면 좋겠습니다.

세월호 때처럼 학생, 젊은이들의 정상적인 교외, 야외, 집회 활동을 금지하는 일도 벌이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젊은이들이 축제를 안전하게 즐길 수 있게, 지침을 만들고 지키는 것에 중지를 모으기를 바랍니다.


정부가 정한 애도 기간에 가족의 슬픔을 국민들이 함께 나누는 것은 필요합니다.

다만 사고의 결과로 할로윈이 비하되고 축소되기보다, 더 많은 젊은이들이 모여도 즐겁고 안전하게 보낼 수 있게 되기를 기대합니다.


다시 한번 유명을 달리한 분들의 명복을 빕니다.

또한 사랑하는 아들딸, 형제자매를 잃은 가족들에게 애도를 표합니다.





2022년 10월 29일 토요일

battery revenue doubling 20221029

 


한국의 이차전지 업체 2개의 매출이다.
엔솔은 과거 lg화학 전지 부문의 매출을 연결한 것이다.

주목할 것은 y축이 선형이 아니고 로그축이라는 것이다.

중국 공산당의 비호를 받고 있는 중국의 업체들에 비해 속도가 느리지만 그래도 매우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는 것은 명확하다.

산업 성장의 초기에 지수함수로 성장하는 것이 일반적이고, 그에 부합하듯이 17년 이후부터 5년 이상 성장속도가 유지되고 있다. 최근에는 단기적으로 가속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lg는 몇년 동안 평균 2년에 2배의 속도이고, 삼성은 3년에 2배의 속도이다. 삼성이 투자를 늘린다면 뒤집어질 가능성이 없지 않다.

이와 비슷한 속도로 장기간 성장했던 것은 지난 10년간 구글, 아마존, 메타같은 회사들이다. 애플, 마소는 주가는 빠르게 올랐어도 연간 매출 성장속도는 기껏해야 일시적으로 20-30% 증가한 것이 최대였다.

전지업체가 이미 4-5년 이상 빠르게 성장하고 있으니 점차 둔화될 수 있지만, 몇년간 예정된 capex 증가속도, 가동률, 소재가격의 전가, 수주잔고 등을 고려하면 몇 년 이상 매출이 증가해도 이상할 것은 없어 보인다.





엔솔의 부문별 매출이기는 한데, 증권사에서 추정한 자료들을 짜깁기 한 것이니 심각하게 볼 필요는 없다.

얻을 힌트는 미래에 자동차용 이차전지 시장의 규모나 성장속도가 압도적일 수 있지만, 현재는 소형 전지나 ess의 매출도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는 것이다.


왜 이차전지에서 전방위적인 성장이 나오고 있을까?

온난화는 석유, 가스, 석탄에 대한 의존을 낮춰야 하는 좋은 명분이었지만, 전기가 사용하기 편하고, 깨끗하고, 효율이 높아지고 있다는 것도 이유가 될 것이다. 더구나 화석연료의 생산을 독점한  국가들의 영향력에서 벗어나는 것에도 장기적으로 기여할 가능성이 생기고 있다. 수소에 전기를 저장하는 것을 끊임없이 시도하는 것도 비슷한 이유겠으나, 나는 회의적이다.

에너지 위기로 인해 당분간 전세계에서 전통 에너지에 대한 투자가 증가할 수 있지만, 동시에 풍력, 태양광 발전과 전기의 저장에 대한 투자도 증가하는 것이 자연스럽다. 배터리에 전기를 저장하는 것이 비싸고 위험할 수 있지만, 화석연료와 상대적인 비교를 하면 이미 임계치를 넘어섰을 가능성이 있다.

지난 10년간 스마트폰과 모바일 인터넷의 확산을 바탕으로 빅테크 기업들의 매출이 수십배 성장하고 천조, 2천조, 3천조의 시총을 달성하는 위업을 달성했다.

지금 석유업체, 개발업체는 싸고, 이차전지, 풍력, 태양광을 포함한 신재생에너지업체는 비싸게 보이지만 2030년 정도에 돌아봤을 때도 그럴지 지금 결론을 내리기는 어렵다.


https://runmoneyrun.blogspot.com/2022/10/20221013-rank.html

앞으로 10년간 탄소에너지 신재생에너지를 막론하고 최대한 에너지를 확보하기 위한 경쟁이 진행될 것으로 본다면 에너지 관련 투자의 기회가 사라진 것으로 보기는 어렵다.

이미 몇 년간 한국에서도, 해외에서도 누구나 알 수 있을 만큼 빠르게 변화가 진행되었고, 향후에도 오랫동안 변화가 진행될 것으로 본다.



요약

에너지 확보, 저장, 분배가 어느 때보다 중요한 세상이 되었다.





2022년 10월 27일 목요일

peak memory 20221027 - hellgate

 

https://runmoneyrun.blogspot.com/2022/09/memory-of-supercyle-20220930.html



메모리 슈퍼싸이클의 끝은 마이크론이 한달 전에 보여주었다.
지난 이틀간 하이닉스와 삼전이 차례대로 실적을 발표하면서 세 업체가 업황의 변화를 함께 겪는다는 것을 다시 확인했다.

마이크론의 가이던스에서 나머지 업체도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고 보면 하이닉스의 4분기 매출은 7조원 전후가 될 것이다.

이미 4분기 적자 경고가 충분히 나오고 있지만, 어느 정도 규모가 될지 간단한 방법으로 예상해볼 수 있다.





메모리 업체의 손익분기 매출 추정 20220502



과거와 비슷하게 매출과 영업이익의 기울기가 유지되고 있다.

capex에 비례해서 손익분기 매출은 증가하고 있다.

9조 이하의 매출에서는 적자가 발생하겠지만, 나의 예상은 그보다 훨씬 낮다.

4분기 매출이 7조일 경우 영업적자는 1조를 넘는다.

점선의 기울기보다 이익의 감소가 더 크기 때문에 적자가 2조에 육박한다고 해도 이상할 것은 없다.

이익도 현금흐름도 감소하고, 보유 현금도 감소하면 capex를 줄이는 것은 생존을 위해 피할 수 없다. 50%를 줄이는 것이 아니라 한해 투자를 유지보수 수준으로 낮추어도 공급과잉에서 벗어나고, 쌓인 재고를 충분히 낮출 수 있을지 의심스럽다.


120조에 육박하는 현금을 보유하고 있는 삼성전자는 치킨게임을 원하면 그렇게 할 수 있다.

다만 디램 시장은 50% 이상의 점유율에서 독점의 문제가 생길 수 있고, 낸드 시장은 기술적으로 앞서 있는지 알 수가 없으니, 치킨게임으로 경쟁자를 죽일 자신이 없다면 얻을 것이 없다.


과거 메모리 슈퍼싸이클 이후에 삼전의 상황이 어떠했는지 20년전 증권사 자료에서 다시 확인해보자.

다가올 메모리 침체가 위의 예상보다 심각하다면 아래 표는 하이닉스와 마이크론의 미래가 될  수 있다.



90년대의 메모리 슈퍼싸이클에서 산업전체의 매출은 91년에서 95년까지 7-8배 정도 증가했다. 2000년의 두번째 고점에서는 이전 매출 고점을 넘지 못했다.

첫번째 두번째 모두 고점에서 저점까지 디램 산업 매출은 70-75% 이상 하락했다. 2000년대 이후의 일반적인 50% 전후 하락보다 훨씬 심각한 수요 폭락이 나타났었다.

96년 하락이 시작된 이후 pbr은 믿을만한 지침이 되지 못했다. 95년의 pbr저점 1.5에서 0.8까지 감소했다.

삼성전자는 외환위기 이후 증자를 했고, 하이닉스는 2002년에 마이크론에 팔릴 뻔 했다.

일단 공급과잉이 발생하고 몇년 이상 지속되면, 독과점시장이든 아니든 돈없으면 망하는 것은 똑같다.



이번 슈퍼싸이클에서 세 업체의 반도체 매출은 5배 이상 증가했고 이익률은 50%(제조업에서는 미친 숫자)를 넘었다.

16년 이후 세 업체 모두 영업 현금 흐름에 비례해서 capex를 늘렸고, 하이닉스는 특히 공격적이었다. 


구글, 마이크로소프트의 실적이 여러 부문에서 감소하기 시작했다.

애플 등 휴대폰업체의 매출 금액뿐 아니라 판매대수도 여전히 중요하다.

상위업체의 클라우드 매출만 유일하게 성장하고 있으니 여기에서만 수요의 증가/유지가 나타날 것이다.

메모리 전체 수요의 감소가 4년짜리 재고 싸이클에 따른 것이라면 저점까지 2년만 참으면 되고, 주가가 선행하니 작년 초부터 치면 몇개월만 참으면 봄이 온다고 생각할 수 있다.


그러나


미국 빅텍의 호황도 10년 이상, 메모리의 호황도 10년 이상이었고 둘다 슈퍼싸이클이라고 불러서 부족함이 없다.

그것이 정말 슈퍼싸이클이었다고 믿는다면 고점에서 다음 고점까지 20-30년은 보통이라는 것과 하락에만 10년 이상 걸릴 수 있다는 것을 의심하면 안 된다.

더구나 이 슈퍼싸이클은 18년, 22년에 쌍봉을 만들었다.

외봉이면 다음 봉우리라도 기다릴텐데 그것도 이미 지나갔다는 것이다.


2007년, 2011년에 쌍봉을 만든 많은 전통 산업이 일부라도 회복하는데 10년 가까이 걸렸다.

2000년에 외봉을 만든 통신 3사는 영원히 회복되지 않을 수도 있다.


최소 20년 이상 투자를 지속할 수 있는 사람이라면 반도체 투자도 못 할 이유가 없다.

만약 10년만 투자할 자금이라면 다른 곳에서 기회를 찾는 것이 좋다.





요약

한국이 메모리 슈퍼 싸이클의 고점에서 내려가고 있다.




2022년 10월 25일 화요일

europe gas price, inventory 20221025 - 널뛰는 가스 가격

 

https://runmoneyrun.blogspot.com/2022/10/europe-gas-inventory-consumption.html

월 초에 전에 없이 유럽의 가스 재고 비율이 높아지고 있었다.


출처: https://graphics.reuters.com/UKRAINE-CRISIS/EUROPE-GAS/zdvxozxzopx/


프랑스 같은 국가에서는 이미 재고비율이 100%에 도달했다.



재고 수준이 비정상적으로 높아짐에 따라 유럽 ttf 가스 선물 가격은 두 달 전의 300유로 대의 고점에서 100 유로 이하로 70% 이상 하락했다.

물론 2020년 이전의 장기 평균 가격 20유로 전후와 비교하면 여전히 5배로 높지만, 20배 높은 것과 비교하면 양반이다.


https://www.zerohedge.com/markets/european-nat-gas-prices-briefly-turn-negative-amid-sudden-lack-storage

유럽 주위를 떠다니는 lng선의 재고 수준도 사상 최고라고 한다. 이렇게 육지, 해상의 재고가 높아지면서 다시 한번 신기한 일이 발생했다.


next hour TTF 가격 (아마도 몇 시간 내에 인도되는 선물 가격)이 마이너스 수준으로 떨어져서 2020년 4월에 유가 선물가격이 -43불을 찍었던 일과 비슷한 상황이 나타나고 있다는 것이다.


유럽이 에너지 위기에 대응해서 재고수준을 최대한으로 높이면서 더 이상 가스를 저장할 공간이 없는 상황이고, 이제부터는 가스 생산을 조절해야 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도 있게 되었다.


세상에는 무슨 일이든 생길 수 있다는 것을 다시 한번 확인하는 날이다.


전 세계를 위협하고 있는 에너지 위기의 해결은 요원할 수 있으나 겨울 수요로 인한 단기적인 클라이막스는 통과했을 수 있다.



요약

무엇을 상상하든 그 이상



참고

https://runmoneyrun.blogspot.com/2022/09/peak-oil-but-not-peak-gas-20220929.html

한 달 전의 기름, 가스 가격 상상






금리 상승이 누구 책임? 20221025


금리 상승이 파월이나 이창용 책임인가?

이 양반들은 물가 상승에 대응한 죄밖에 없다. 늦거나 말거나.


그럼 물가 상승은 누구 책임인가?

꼽다 보면 열 손가락이 부족하다.


그럼에도 금리가 올라서 생긴 금융시장의 혼란을 어느 한 사람에게 책임을 씌우고 있다는 것은 아직 세상에 남 탓할 여력이 있기 때문일 것이다.

또 금융시장이 어디까지 끔찍해질 수 있는지 전혀 짐작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일 수도 있다.


2000억의 빵꾸를 메우기 위해 50조로도 해결이 안 된다면 실제로는 수백조 혹은 수천조의 문제가 깔려있다는 것이다. 2000억짜리, 50조짜리 진단이 틀린 것이다.

부채의 규모로 본다면 가계와 자영업자의 전세/주택 담보 대출과 부동산 관련 은행, 증권, 건설사의 pf, abcp 등이 비중이 높을 것이다.

부동산 가격이 내려가면 그 한가지 이유로 상당수가 부실 가능성이 있다고 봐도 된다.

금리가 올라가기만 하면 누가 나서지 않아도, 혹은 누가 나서도 전부 부실해 질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중앙은행 책무에 일번이 물가 안정, 이번이 금융 안정이라고 한다.

여기에 미국에서는 고용 안정이, 한국에서는 환율 안정이 추가되는 것 같다.


최근 일 년 동안 벌어진 급박한 금융 시장 상황에서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한 것은 운전대를 잡은 미국 연준이고 한국 정부나 한국 은행의 역할은 언급할 필요도 없다고 본다.

늦게 나마 미국 연준은 중앙 은행의 첫번째 책무에 혼신의 노력을 경주하고 있다.

이미 늦어서 쓸모도 없는데 삽질을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

피봇은 단기적으로 금융 경색의 완화, 장기적으로 인플레이션의 심화, 연장을 가져올 것이다.

양날의 칼이니 함부로 쓰기 어렵다.



저수지가 통째로 말라서 논에 물을 대기 어려운 상황에서 논 주인들끼리 물꼬싸움을 해봐야 소용없다. 그래서는 살인이나 나지, 과거의 일도 미래의 일도 해결할 수 없다.

남탓하느니 기우제나 지내는 것이 인생이 덜 괴롭다.



위험에 대비하지 못해서 망하는 것은 자기 책임이다.

시간이 충분히 있었다면 더욱 그러하다.

현금은 전세계의 투자 구루들이 한 때 쓰레기라고 말하던 것이었지만, 지금은 없어서 죽겠다는 개인, 기업들이 늘어나고 있다.

최근 한 두 달 벌어지는 금융 경색 상황에서 2008년 상반기의 느낌을 받는 사람이 점점 늘어나고 있다.

지금 미국 고용이 탄탄하다는 것은 안심할 이유가 아니고, 지금까지 벌어진 일이 서막일 수 있다는 것이니 두려워해야 한다.

다행이라면 다행인 것은 최악의 상황까지는 시간이 남아 있으니 주변의 위험을 돌아볼 수 있다는 것이다.



사후에 내 이럴 줄 알았다를 시전하려면 당연히 위험 관리를 했어야 한다.

그러나 내 이럴 줄 몰랐더라도 위험을 방기한 것에 대한 변명이 될 수 없다.

오히려 모를 수록 더욱 위험 관리를 꼼꼼하게 하는 것이 생존에 유리하다.




요약

세상에 넘쳐나는 위험을 무시할지 말자. 남탓하지도 말자.

쓰고 보니 반성문 같다.


2022년 10월 22일 토요일

아이의 부상, 무시했던 실내 클라이밍의 위험 20221021


딸애가 한 석 달 전부터 실내 클라이밍을 시작했다. 젊은이들 사이에서 스포츠 클라이밍 붐이 불기 시작한 영향이다.

친구들 중에 꽤 여러 명이 이미 시작했고 아이도 친구의 소개로 시작한 후 재미가 붙었는지 틈만 나면 신림동, 서울대입구, 홍대, 강남의 클라이밍장을 돌아다녔다. 최근에는 수도권과 지방의 클라이밍장을 가겠다는 계획까지 세우고 있었다.

나는 최근 몸무게가 늘어나고 있는 중에 전에 열심히 타던 따릉이는 지루해졌고, 소싯적에 북한산이나 관악산의 바윗길을 기어 오르는 것이 재미있던 기억이 있어서 딸의 인도를 받아 등록하고는 함께 다닌 지 2주가 지났다.

나야 초급자 코스 붙박이인데다, 코스 5개만 끝내도 팔이 굳어서 젊은이들의 멋진 동작을 구경하는 것이 주된 일이었다.

딸애는 작고 힘도 약하지만 나름 요령이 있어서 중급 코스를 푸는 것에 재미가 들려 있었고 전에 없이 승부욕도 보여서 2년 간의 직장 생활에 찌든 모습만 보던 아빠의 입장에서는 매우 즐거운 시간이었다.


그런데 오늘 사고가 났다.

될 듯 말듯한 코스에서 한번 실패하고 투지를 불태우더니 두번 째 시도에 나섰다.

그러나 마지막 홀드 직전 3 m 높이에서 수평으로 매달린 상태에서 등을 아래로 한 채, 매트 전체를 천둥처럼 울리면서 떨어졌다.

얼굴은 통증에 질린 표정이었고, 몸을 옆으로 웅크린 채 꼼짝하지도 못하면서 신음 소리를 내고 있었다.

잠시 쉬면 통증이 사그라들까 싶어서 가만이 있으라고 하고 잠시 지켜봤지만 호전되는 기미가 없었다.

주위에 모여든 사람들이 바로 직원을 불러주었고, 직원들이 익숙하게 도와주기 시작했다.

애의 상태를 보고 자세를 유지하고 움직이지 말라고 하고, 나의 신원을 확인하고, 119를 부를지 묻고는 바로 불러주었다.

직원 한 명은 구조대를 기다리는 동안 얼음팩을 가져와서 등의 통증부위에 대주고, 다른 한명은 소지품을 챙기기 위해 나와 함께 움직여 주었다.

또한 구조대가 도착하기 전까지 애 옆을 지키고, 신고한 지 얼마의 시간의 흘렀는지 중간에 확인해서 알려주고, 119가 도착했는지 가서 확인해주고 떠나기 전에 나의 연락처를 확인해 두었다.


구조대와 함께 근처 종합병원으로 갔고, 몇 가지 검사를 한 후 다발성 척추 골절을 진단받았다. 7, 8, 9번 3개의 흉추 전방 부위가 y자 모양으로 분리되어 있었다.

다행히 척수나 큰 혈관에 이상 소견이 없고 신경학적 이상도 없으니 1주일 정도 입원해서 경과를 보자고 한다.

불행 중 다행이다.

코로나 검사 음성이 나올 때까지 기다린 후 올려 보내고 나서 잠깐 숨을 돌린 후 확인해 보니  간호간병 통합병동이라 입원하면 면회가 제한되는 것이 아니고, 전혀 안 된다고 한다.

애가 의식이 멀쩡하고 휴대폰 통화가 가능하니 연락은 할 수 있는데 답답하기는 하다.

나도 그렇지만 애엄마는 걱정이 한가득이다.


실내 벽의 최고 높이가 5 m정도이고, 바닥에 30cm 짜리 매트가 깔려있고, 맨 처음에 낙법을 연습하기는 하지만 위험한 것은 사실이다.

응급구조사는 클라이밍장 사고를 처음 접하는지 줄을 매지 않고 암벽을 올랐냐고 물어봤다.

이게 상식이었다.

나는 상식을 놓치고 있었다.

줄을 매지 않고 벽을 오르면 누군가는 언젠가는 반드시 떨어지게 되어 있고, 매트리스가 깔려 있어도 위험하다는 사실에는 변함이 없다.

신나게 운동을 하면서, 위험을 잊고 있던 것이다.

딸애는 3m 높이에서 떨어졌지만, 만약 5m 높이에서 떨어졌다면 어떻게 되었을까?

딸애가 몇 달 후 완전히 회복 한 후에 다시 클라이밍을 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

못하게 되더라도 몇 가지는 기록으로 남겨야겠다.



주위의 젊은이들이 매우 빠르게 직원들에게 연락해 주었다. 애가 전혀 움직이지 못한다는  것을 보고 난 이후에는 꽤 많던 이용객들이 애한테서 가까운 곳의 벽을 전혀 이용하지 않아서 충분한 공간을 확보하고 안정을 유지하는데 도움을 주었다.

더클라임 신림점 직원들은 매우 신속하게 움직여 주었다. 또 척추부상이 의심되는 부상자를 구조대가 올 때까지 전혀 움직이지 못하게 십여분이상 유지했고, 얼음팩도 다 녹을 때까지 끝까지 대주었고, 소지품을 빨리 챙길 수 있게 같이 뛰어주었다. 누군가 혼자 부상을 당했어도 필요한 도움을 받았을 것이라고 믿을 수 있다.

이것은 드믈게 좋은 경험이다.


5m 이하 코스에서 하는 볼더링이라는 것이 15m를 오르는 리드, 스피드 클라이밍같은 종목보다 안전해서 로프없이 하는 것이 국제 규칙인 모양이다. 그런데 코스에 따라서는 완전히 수평으로 혹은 비스듬히 꺼꾸로 매달리는 자세가 나올 수 있다. 그런 자세가 1 m, 2 m 높이가 아니라 3 m 이상에서 필요할 때 실수로 손을 놓치면 딸애같은 심각한 부상을 당할 수 있다.

클라이밍장의 매트리스는 tv에서에서 보는 것처럼 몇층 높이에서 떨어져도 안전한 에어 매트 같은 것이 아니다. 부상 위험을 줄이는 것이지 없애지 않는다.

처음 딸애가 클라이밍을 한다고 했을 때는 높은 데서 떨어지면 위험하지 않냐고 물었던 내가 딸애를 따라서 운동을 시작하고는 눈에 뻔히 보이는 위험을 간과했었다. 



지금은 그저 애가 더 심각한 부상을 당하지 않은 것에 감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