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러한 명제가 결정론, 일원론과 관련이 있는가? 전혀 아니다.
외환보유고에서 정부의 환율시장개입을 확인할 수 있다. 그러나 그것까지 포함해서 더 중요한 것은 외환보유액이 한국이 보유하거나 거래하는 달러의 총량을 대표하는 값이고, 외환 시장으로 들어오고 나가는 경상수지증감, 자본금융계정증감의 총합이라는 것이다.
외환보유고는 환율 수급의 net value에 해당하는 것을 더한 것이고 경제규모, 무역규모, 수출입규모와 관련되기 때문에 외환시장의 수급이자 펀더멘탈이다. 그렇다고 환율과 금리, 금리차, 물가, 물가차, 성장률, 성장률차는 어느 것을 빼고 경제를 설명하고 이해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오히려 왜 한국에서 저런 관계가 성립하는가? 를 생각해 보는 것이 좋다.
또한 왜 달러인덱스가 한국 포함 동아시아 지역 국가의 미래와 관련성이 적은지? 를 추구해보는 것이 좋다.
각설하고 일단 식부터 보자.
경상수지 + 자본수지 + 금융계정 + 오차및누락 = 0 (1)
경상수지 + 자본금융계정 + 오차및누락 = 0
외환보유고는 준비자산이라는 이름으로 금융계정에 포함된다.
금융계정에서 준비자산을 분리하기 위해 양변에서 빼 보자.
경상수지 + 자본금융계정 - 준비자산 + Error = - 준비자산 (2)
누적해서 더해주면
경상수지누적 + 자본금융누적 - 준비자산누적 + Error Sum = - 준비자산누적 (3)
오차가 작다고 보고 제외하면
경상수지누적 + (자본금융누적 - 준비자산누적) = - 준비자산누적 (4)
한국으로 달러가 들어오는 방향이 +이다. (경상수지 흑자는 플러스, 자본금융계정 흑자도 플러스, 준비자산 증가는 마이너스)
(자본금융누적 - 준비자산누적)은 외환보유고를 제외한 자본금융계정이다.
좌변의 의미는 경상수지누적과 준비자산을 제외한 자본금융계정누적의 합이고, 외환시장을 통한 자금의 흐름을 더한 것이다.
경상수지누적 + 준비자산제외 자본금융누적 = 외환보유액 (5)
오차가 없고 초기값이 0이면 (4), (5)에서 외환보유액은 준비자산누적과 같다. (부호는 반대)
위의 그래프에 표시된 것이 무엇을 뜻하는지 자명하다.
발표되는 외환보유액은 표시하지 않았다.
그러나 (-준비자산누적)은 외환보유액과 일정한 조건에서 같다.
경상수지누적 + (자본금융누적 - 준비자산누적)은 오차를 제외하면 (-준비자산누적)과 같다.
오차는 최근 감소하고 있고, 그러한 이유로 두 개의 외환보유액 관련 수치도 서로 접근하고 있다. 오차는 수식으로는 자명하지만, 오차의 근원을 생각하지 않으면 무작위적이고 비체계적인 오차로 착각할 수 있다. 그러나 이 오차는 명백하게 체계적인 오차이고, 환율과 관련이 있다. (일단 통과)
발표되는 외환보유액 외에 외환보유액과 관련된 두개의 값을 확인했으니 비교해본다.
외환보유액 = Reserve = R
-준비자산누적액 = R2
경상수지누적 + (자본금융누적 - 준비자산누적) = R3
세 가지 외환보유액을 비교해서 무엇을 알고자 하는가?
환율과 외환보유액간의 관계를 좀 더 자세히 들여다보고자 하는 것이다.
관련된 숫자와 그래프를 확인하기 전에 외환보유액의 변화가 무엇을 뜻하는지 구체적으로 생각해보자.
외환보유액을 운용하는 집단의 목표와 지침에 따라 시장에 개입하는 규모 방향이 달라질 것이고, 원래 그 점에 관심이 있었다. 그런데 이와 상관없이 기 보유한 달러 이외의 자산에 대한 평가액이 환율의 영향을 직접 받게 된다. 위의 글은 이 점을 고려해서 외환보유액을 평가해보고자 몇가지 가정을 해 본 것이다. 문제는 역시 과격한 가정이 포함된 무딘 시도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다만 외환보유액의 방향이 환율의 급격한 변동으로로 인해 눈에 보이는 것과 다를 수 있다는 점은 확인했다.
발표되는 외환보유액은 평가액이다.
발표되는 준비자산증감도 평가액이다.
전부 달러로 환산되지만, 얼마나 비달러 자산이 포함되는지 알 수 없다.
그러나 준비자산누적은 기보유한 비달러 자산의 영향을 받지 않는다.
오로지 그 달에 변동한 금액의 일부에만 영향을 주게 된다.
외환보유액대비 준비자산증감액은 일정한 속도(비율이 아니다)로 증가해서, 최근에는 연간 10%수준이다.
따라서 월별로 보고되는 준비자산증감액이 보유액의 평균 1%정도라면 그것의 누적(99%)에는 달러가치의 변동이 영향을 미치지 않고 오직 증감액 1%에만 영향을 미치게 되고, 외환보유액(약 40%는 비달러자산)보다 달러가치의 변동에 영향을 덜 받게 된다.
(굳이 예를 들자면 한달에 100만원씩 벌어서 그냥 쌓아두면 1년에 1200만원이지만, 이것을 적립식 투자를 해서 11월까지 큰 변동이 발생한 경우 평가액은 12월에 번 100만원에 대한 것을 제외하고는 크게 영향을 받게 된다. 준비자산증감액, 누적, 외환보유액를 매달불입액, 총불입액, 평가액의 관계와 비교할 수 있다.)
따라서 R, R2, R3의 비교를 통해 외환보유액 증감이 환율에 미치는 영향을 반대방향의 영향을 축소한 상태에서 확인할 수 있을 것으로 볼 수 있다.
여기까지가 가설이다.
그럼 왜 처음부터 이런 생각 혹은 시도를 하기가 불편한가?
오차와누적 항이 의미하는 바가 불명확하기 때문이다.
더구나 한국은행이 발표하는 수치 중에 외환보유액과 경상수지는 상대적으로 변동이 적지만 자본금융계정의 숫자들은 심심하면 큰 폭으로 뒤집어서 어떤 값도 그대로 믿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또한 외환보유액과 환율의 관계가 장기추세로 보나 월별로 보나 다른 지표들과 비교할 수 없는 높은 관련성을 보였기 때문이다.
그러한 한계는 그대로 두고 비교는 비교대로 진행했다.
굳이 밝힐 필요는 없겠지만 이렇게 전투적으로 삽질을 하는 목적은?
원화의 향방이 나의 직업전선에 점점 더 중요해지고 있다는 것을 느끼기 때문이다.
전에 가계부채나 부동산에 대한 생각을 정리할 필요가 있다고 느꼈던 것보다 조금 더.
진짜 엄청난 집중력이시네요. 보기 좋습니다.
답글삭제개인적으로 저도 환률 관련해서 궁금한 호기심 만땅의 화두은,
(좀 황당한 혹은 너무나 이상할 정도로 뻔한 답에 대한 엉뚱한 상상 같지만)
왜 종종 기술적분석이 맞아떨어지느냐 거. (단타트레이딩 전략은 아니고)
결국 외환시장도 예측에 입각한 과감한 선취매매성 수급이 결정을 짓는 게 아닐까 하는 것이고
만일 그렇다면 외환시장을 대하는 근본철학에 대해 적잖은 또다른 관점의 숙고를 해야하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해보게 되네요 요즘.
금융시장 전체를 바라보는 시각을 교정하는 게 정당한가에 대한 이런저런 생각들.
유태인들이 노벨경제학상을 석권하는 이유 가운데 하나는
어릴 때 '무조건 남과 다르게 생각하기'를 거의 강요하듯이 시킨다는 TV방송을 본 적이 있는데
(아직도 제가 그 방송을 제대로 기억하고 있는지 헛갈릴 정도로, 단호하게 그런 표현이 나왔던 걸로 기억)
(남? 참 애매한 단어이긴 하네요)
남과 다르게 생각해서 현실을 더 잘 이해할 수 있다면, 꼭 필요하다고 생각은 하는데 딱히 지침이라 할 것이 없으니, 힘들기도 하고 재미있기도 하고 그러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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